도서 소개
열두 살짜리 남자 아이 형우가 우연히 컴퓨터에서 정체불명의 '노란 두더지'라는 게임에 빠지면서 겪게되는 공포와 갈등을 점층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 집과 학교, 친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현실 문제를 해소하는 창구로 컴퓨터 게임에 빠지게 된 과정이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숙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노란 두더지'라는 정체불명의 게임을 만난 형우는 게임이 제시하는 안내문대로 따라 할수록 점점 게임 속 세상에 빠지게 된다. 결국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 형우는 이 과정에서 혼내 주고 싶은 사람과 벌의 내용을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어려움을 경험한다.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지 말라는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게임 속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를 보여줘 읽는 어린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가해지는 이중의 잣대와 관심을 가장한 폭력, 폭력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은 이야기를 섬뜩하게 하지만, 끝까지 발랄함을 잃지 않는다.
출판사 리뷰
가상과 현실의 경계선상에서 느끼는 아이의 공포와 선택과 책임으로 갈등하는 내면 심리가 질박하고 솔직하게 표현된 동화1997년에 단편소설로 등단하고 2002년에 창작 동화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은 작가 김종렬 씨가 컴퓨터 게임에 빠진 한 남자 아이의 내면 심리가 탁월하게 표현된 작품 《노란 두더지》를 선보였다.작가는 현실에서 유약한 강형우라는 열두 살짜리 남자 아이가 우연히 컴퓨터에서 정체불명의 '노란 두더지'란 게임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공포와 갈등을 점층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작품에는 집과 학교,친구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현실 문제를 해소하는 창구로 컴퓨터 게임을 선택하는 마음이 형우의 입을 빌어 대변되는가 하면, 억압과 불만에 가득 차 있던 아이가 혼내 주고 싶은 사람에게 가상의 벌을주는 게임 앞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동심에 내재하고 있는 공포와 순수함이 간솔하게 드러난다.숙제 자료를 찾다 우연히 '노란 두더지'란 정체불명의 게임을 만난 형우는 게임이 제시하는 안내문대로 따라 할수록 점점 게임 속 세상에 빠지고, 결국 가상과 현실의 경계선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신 혼란상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형우는 혼내 주고 싶은 사람을 결정해야 하고, 벌의 내용을 결정해야 하는 등 '선택'의 어려움을 경험한다. 선택의 기로에선 어른조차 어려움을 느끼기 마련인데, 형우는 스스로 처벌의대상을 결정하고, 그 대상이 벌을 받는 장면을 두더지끼리 맞고 두들겨 패는 모습으로 간접 목도하고는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두려운 결과들에 대해, 설령 그것이 가상일지라도, 섬뜩한 공포를 느낀다.혼란스러움과 착각 속에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고통을 감수하기도 하지만 형우는 결국 이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작가는 뚜렷한 결말을 보여 주지 않으면서도 작품 마무리에 암시한다. 예상치도못한 현실(혹은 가상 세계)에 봉착한 아이의 급변하는 내면을 질박하고도 수수하게 표현한 《노란 두더지》는 '게임 중독'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문제를 가볍고도 발랄하게 담아 냈다.한편 이 작품을 통해 컴퓨터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는 어른들의 일방적인 편견이 종종 어린이의 속마음을 얼마나 올곧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게임의 원칙에 따라 혼내 주고 싶은 사람을 정해야 하는 형우는 그간 자신을 억울하게 괴롭혔던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이 눈 앞을 스친다는 사실에 자못 놀란다. 어른들 사이에선 쉽게용서되고 관대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아이들에게 적용될 땐 금방이라도 벌을 주는 일로 탈바꿈되는 것을 형우는 가깝게는 엄마를 통해 경험한다. 있지도 않은 도벽을 가진 아이처럼 취급한 문구점 털보 아저씨나 엄마가학부모회 회장인 아이만 편애하는 선생님 등 형우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잔소리와 훈계를 하지만 실은 어른들도 얼마나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를 발견한다. 현저하게 다른 시각을 가진 어른과어린이가 빚어 내는 갈등 양상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작품 내용열두 살 소년 강형우는 어떡해서든 컴퓨터 게임을 맹연습해서 친구 태석이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싶다. 게임을 못 한다고 번번이 무시당해 자존심이 상하곤 하는 형우는 컴퓨터 게임은 그만하고 공부나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몰래몰래 피시방을 드나든다.어느 날 형우는 컴퓨터 화면에 불쑥 나타난 정체불명의 '노란 두더지'를 만난다. 그리고 엄마가 외출한 틈을 타 노란 두더지 게임에 빠진다. 혼내 주고 싶은 사람을 세 명 정해 벌을 주되, 일단 한번시작하면 중도에 관둘 수 없는 노란 두더지 게임은 현실 속에서 억압과 무시를 당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형우를 단번에 게임 세상으로 이끈다. 잘난 태석이 녀석과 중학생 깡패 대식이 그리고 잔소리와 허풍이 심한엄마를 사람 두더지로 정한 형우는 노란 두더지가 시키는 대로 벌칙들을 정하고 컴퓨터 화면 속에서 노란 두더지가 사람 두더지로 둔갑한 세 사람을 혼내 주는 장면을 본다.그러나 컴퓨터 화면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형우는 점차 노란 두더지 게임에 공포를 느낀다. 태석이와 대식이를 혼내 주고 나서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벌을주는 시점에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 혼란 상태에 빠진 형우는 엄마를 구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울며불며 엄마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 시급한 상황을 알리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연락은 계속두절된다.그 때 형우는 갑자기 자신이 사람 두더지로 바뀌어 자신에게 주어진 벌이 "공포, 초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임 대상이 바뀐 것이다. 공포와 두려움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형우는 누군가 집 안으로들어온 소리를 듣고는 아빠나 엄마가 들어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문을 열려고 하지만, 이내 그 침입자가 구미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공포감에 휩싸인다. 결국 혹시나 하는 기대 속에 용기를 내어 방문을연 형우의 귓가에 엄마의 날카로운 잔소리만 계속 맴맴 남는다. 컴퓨터 게임에 중독이 되면 정신이 이상해져 정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말만 형우 귓가에 울린다.
"너, 당장 게임 그만 해! 컴퓨터를 사 주는 게 아니지. 너 게임만 할 줄 알았다니까.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
현관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쿵, 닫혔다.
엄마는 몰라도 한참을 몰랐다. 나는 게임 중독증 같은 건 걸리지도 않았고 걸릴 이유도 없었다. 단지, 게임으로 보기 좋게 태석이 녀석을 꺾고 싶을 뿐이다. 게임을 모르면 반 아이들과 어울릴 수도 없었다. 엄마는 이런 내 처지를 조금도 몰랐다. 아마 관심도 없을 것이다.
-본문 pp.30~31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종렬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2년 《날아라, 비둘기》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고, 《새벽을 여는 온조》, 《빨간 날이 제일 좋아!》, 《내 동생은 못 말려》, 《길모퉁이 행운 돼지》, 《해바라기 마을의 거대 바위》, 《연두와 푸른 결계》, 《개와 고양이의 은밀한 시간》, 《정조 대왕》 등의 책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