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보스니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을 겪은 8명의 어린이·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집. 어린 시절 펴낸 전쟁 일기로 '사라예보의 안네 프랑크'란 별명을 얻은 평화운동가 즐라타 필리포빅과 어린이 평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작가 멜라니 챌린저는 1년에 걸쳐 어린이와 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를 수집했다.
일기는 절판된 옛날 책, 전쟁 박물관의 전시물, 유태인 인권 단체의 소장품 등에서 발굴되었다. 생존해 있는 지은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전쟁을 겪고 있는 소녀의 일기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전쟁 일기는 총 14편. <빼앗긴 내일>은 그중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주제와 감성을 담은 8편의 일기를 발췌해 묶었다.
1914년부터 2004년까지, 일기가 쓰인 시기는 거의 100년에 걸쳐 있다. 독일, 싱가포르, 폴란드, 미국, 보스니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라크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수용소, 은신처, 전투지…… 처한 상황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8명의 지은이는 똑같은 물음을 던진다. 과연 평화가 올까?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내일도 과연 살아 있을까? 전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느끼는 절망은 놀랄 만큼 닮아 있다.
<빼앗긴 내일>은 아이들에게 전쟁이 '무엇'인지 말해 준다. 전쟁이란 친한 친구가 아무 예고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고, 따스한 이불 없이 겨울을 나는 것이고, 좋아하는 피자 대신 가루우유로 배를 채워야 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더 이상 익명이 아닌 포로, 난민, 병사들의 진짜 삶을 만났을 때, 전쟁이 무엇인지 아이들은 알게 된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아이들은 전쟁 속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전쟁 중에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동물을 키우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동안에도 전쟁은 수많은 삶의 조각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전쟁 속의 삶을 오롯이 보여 주는 8편의 일기
『빼앗긴 내일』은 1·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보스니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을 겪은 8명의 어린이·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집이다. 어린 시절 펴낸 전쟁 일기로 ‘사라예보의 안네 프랑크’란 별명을 얻은 평화운동가 즐라타 필리포빅과 어린이 평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작가 멜라니 챌린저는 1년에 걸쳐 어린이와 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를 수집했다. 일기는 절판된 옛날 책, 전쟁 박물관의 전시물, 유태인 인권 단체의 소장품 등에서 발굴되었다. 생존해 있는 지은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전쟁을 겪고 있는 소녀의 일기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전쟁 일기는 총 14편. 『빼앗긴 내일』은 그중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주제와 감성을 담은 8편의 일기를 발췌해 묶었다.
1914년부터 2004년까지, 일기가 쓰인 시기는 거의 100년에 걸쳐 있다. 독일, 싱가포르, 폴란드, 미국, 보스니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라크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수용소, 은신처, 전투지…… 처한 상황도 제각각. 그런데 8명의 지은이는 똑같은 물음을 던진다. 과연 평화가 올까?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내일도 과연 살아 있을까? 전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느끼는 절망은 놀랄 만큼 닮아 있다.
나랑은 상관없는 역사의 한 페이지, 텔레비전 뉴스에나 나오는 먼 나라 이야기, 닥치는 대로 죽여 점수를 내는 컴퓨터 게임…….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전쟁이란 고작 그런 것이 아닐까? 『빼앗긴 내일』은 그런 아이들에게 전쟁이 무엇인지 말해 준다. 전쟁이란 친한 친구가 아무 예고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고, 따스한 이불 없이 겨울을 나는 것이고, 좋아하는 피자 대신 가루우유로 배를 채워야 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더 이상 익명이 아닌 포로, 난민, 병사들의 진짜 삶을 만났을 때, 전쟁이 무엇인지 아이들은 알게 된다.
또 한편으로 아이들은 전쟁 속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전쟁 중에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동물을 키우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동안에도 전쟁은 수많은 삶의 조각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전쟁 일기가 우리에게 주는 세 가지
일기는 기억을 왜곡시키지 않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지만, 결국 개인적인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쟁으로 얼룩진 현대사를 담은 ‘역사책’이기도 하다. 일기의 배경이 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기 앞에는 당시 국제 정세와 지은이가 처한 상황을 정리했다. 또, 시대상을 보여 주는 자료사진을 일기 사이사이에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아이들이 적어 내려간 글 속에는 한결같이 전쟁의 참담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나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인권은 무시되고, 분노와 증오와 공포는 일상이 된다. 햇빛도, 물도, 전기도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8개의 일기는 우리가 간직한 소소한 일상과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책은 아이들에게, 구호로만 존재했던 평화의 개념과 중요성을 자연스레 깨우쳐 준다.
현대사의 이해, 평화의 소중함과 함께 이 책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은 글쓰기의 힘이다. 광기 어린 역사의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간 경험은 8명의 아이들에게 내일을 기다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었다.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연필을 놓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어 했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믿고 싶어 했다. 아이들은 실제로 살아남았고, 자라서 꿈을 이루었고, 몇몇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가엾은 사람들을 숱하게 죽인 살인자들은 버젓이 살아 있는데, 아무한테도 해를 끼치지 않은 나는 범죄자처럼 숨어 지내야 한다...
1944년 6월 19일 월요일
우리가 자유의 몸이 되는 날이 과연 올 것인지, 그날이 언제일지,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하루하루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일찍 일어나든 늦게 일어나든 하루는 끔찍하게 길기만 하다. 군인들이 나가고 벡 부인이 뚜껑문을 두드리는 순간에야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는 정오 느지막이 일어난다. 저녁 9시면 요를 깔고 드러눕지만, 하루가 가려면 그 상태로 몇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눈 깜짝할 새에 엄청난 시간이 흘렀다.
언젠가 자유의 몸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때도,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때도 있었지만,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여기 머물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 그건 우리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지만, 아무도 자살할 용기는 없다.
- 클라라 슈왈츠(폴란드), 1942~1944년(유태인 대학살)에 쓴 일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즐라타 필리포빅
가족과 함께 사라예보에 살고 있던 1992년, 보스니아 내전이 일어났다. 열한 살 소녀의 눈에 비친 전쟁을 꾸밈없이 기록한 <즐라타의 일기>가 35개 나라에서 출간되면서, '사라예보의 안네 프랑크'란 별명을 얻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국제 평화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안네 프랑크의 집, 유엔, 유니세프 등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을 알려 주고 있다. 유네스코 아동문학상 심사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목차
엮은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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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의 묘지에 바친 꽃
삶을 붙드는 수용소의 기억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물든 전투 일기
전쟁이 빼앗아 간 열한 살의 꿈
일상이 되어 버린 폭탄 테러의 공포
세상을 향해 외치는 꿈과 자유의 노래
사랑 대신 증오를 심어 놓은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