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여름방학, 고전의 바다에 풍덩 빠져 보자!
-고전의 완역본을 다시금 펴내며
책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카프카’라는 이름은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고전’이라는 이름표는 책의 가치를 높여 주기도 하지만, 그 익숙함 때문에 ‘아마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독자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백 번 들어서 다 알 것 같지만, 그럴 때 한 번 제대로 읽어서 고전의 진수를 맛보기를 권한다. 바로 이것이, 보물창고에서 『변신』의 완역본을 다시금 펴내는 까닭이다.
몇 해 전, 서울대는 ‘권장도서 100선’을 선정해 발표한 적이 있다. 카프카의 『변신』이 서울대가 뽑은 권장도서 중 하나로 소개된 뒤, 많은 출판사에서는 경쟁적으로 카프카의 책을 출간했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카프카의 작품들이 어린이용 도서로 나오면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축약 또는 각색이 돼 버렸다. 그리고 카프카가 『변신』에서 절대로 해충을 그림으로 그리지 말라고 선포했음에도 여러 책에서는 이 유래 없는 생물을 ‘바퀴벌레’와 같은 모습으로 그리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보물창고의 『변신』은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점이 가장 큰 미덕이다. 카프카 연구로 학위를 받은 바 있는 역자 이옥용 씨가 번역을 맡아, 프란츠 카프카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 원전에 가까운 번역을 실었다. 또한, 역자가 꼼꼼히 정리한 카프카의 생애가 담긴 ‘작품 해설’은 카프카의 작품에 보다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게 돕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번 여름방학, 보물창고에서 제대로 만든 고전 중의 고전, 카프카의 『변신』와 함께 고전의 바다에 풍덩 빠져 보는 건 어떨까?
출판사 리뷰
20세기 가장 난해한 ‘문제 작가’ 카프카
카프카는 20세기 세계 문학에서 카프카는 가장 난해한 ‘문제 작가’로 일컬어진다. 그를 빼고는 독일 문학사를 쓸 수 없으며, 괴테나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은 문예학자, 문학 연구가, 비평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그의 작품은 심리분석적 방법, 실존주의와 같은 철학적 방법, 실증줃의적 방법, 신화적 방법, 사회학적 방법, 수용미학적 방법, 후기구조주의적 방법 등에서 해석되었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문학 작품의 ‘내재적 진실’은 결코 일반적인 관점에서 규명될 수 없고, 독자 개개인이 읽을 때마다 새롭게 시인되고 새롭게 부정되는 것”이라고 카프카가 말한 것처럼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을 하도록 유혹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의 작품을 만나지 못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 역사적으로 존재한다. 카프카는 병을 얻어 마흔한 살의 나이로 눈을 감으면서, 유서를 통해 그의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의 모든 작품을 출판하지 말고 소각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만약 이 때 브로트가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카프카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몇몇 작품들은 그의 생전에 출판되기는 했지만 워낙 소량 인쇄되었었다. 유서를 읽은 후 그의 친구 막스 브로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안하네, 카프카! 하지만 그 약속은 지킬 수 없네!”
브로트는 친구의 듯을 어기고 출판사를 물색해 친구의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보게 도왔다. 이번에 번역 소개되는 『변신』에 실린 작품들 중에서 「양동이를 탄 사람」, 「다리」,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혼란의 한 예」, 「바다 요정들의 침묵」, 「프로메테우스」, 「포세이돈」, 「공동체」, 「하찮은 우화」, 「비유에 대하여」와 같은 작품들은 브로트 덕분에 우리가 접하게 된 작품들이다.
생전에는 문단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의 작품들이 오늘날,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카프카가 제기한 문제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그는 현대라는 새롭게 시작되는 시대의 불안과 그 안에서 인간이 경험하게 될 실존적 체험을 극한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난해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요 내용
카프카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은 대표선집으로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각 장마다 독일의 판화가 캐테콜비츠의 작품을 배치해 카프카 작품이 갖고 있는 현대인의 상실감, 소외감, 불안감 등을 극대화시켰다.
(1부) 변신- 카프카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커다란 벌레로 변해버린 어느 평범한 청년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뒤부터 가족을 위해 밤낮없이 일만 했던 그가 벌레가 되자,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을 받고 방에 갇힌 채 죽어간다. 그가 죽은 뒤에도 가족은 잠깐 슬픔에 잠길 뿐 곧 홀가분한 기분이 되어 밝은 미래를 꿈꾼다.
(2부) 독신남의 불행 외- 「프로메테우스」, 「포세이돈」,「법 앞에서」와 같은 짧은 13편의 단편이 실렸다. 「법 앞에서」는 ‘법’을 찾아오지만 죽을 때까지 힘센 문지기의 저지로 ‘법’에 접근하지 못하는 한 시골 사람의 이야기다. 결국 시골 사람은 법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밖에서 최후를 맞는다. 여기서 문지기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로 묘사된 것이다.
(3부) 선고 외- 「어느 학술원에서의 보고」는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인간 사회에 적응해 버린 원숭이는 결국 인간사회에서도 원숭이 사회에서도 소외된 고독한 존재이다. 「선고」는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로부터 죽어 버리라는 언도를 받고 그 선고를 그대로 실천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1883년 체코 프라하에서 유대계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프라하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이자 비평가인 막스 브로트를 만나게 되는데, 이후 그는 내성적이고 우울했던 카프카를 문단에 끌어들인다. 졸업 후 관료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바라는 아버지의 뜻과 달리 그는 소시민의 삶을 선택해,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밤에는 글을 썼다. 그는 단편 「관찰」을 시작으로, 「화부」, 「변신」, 「사형선고」 등을 잇달아 발표하여 소수의 주목을 받았다. 카프카는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의 개인적 삶과 20세기 초반 급속한 산업 발달에 따른 인간 소외와 실존의 자각 등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병약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부과된 출세,결혼 등의 중압감에 쫓기며 글을 쓰다가 결국 폐결핵에 걸려 1924년 빈 근교 요양소에서 41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그가 죽은 후 친구인 막스 브로트는 ‘원고를 모두 없애 달라’는 카프카의 유언을 무시하고, 카프카의 유고를 출판해 세상에 빛을 보게 함으로써 그의 작품들이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했다.
역자 : 이옥용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독문학을 공부한 뒤,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2002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에 동화가 각각 당선되었다. 2007년 푸른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번역문학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스타 벼룩을 찾아라!』, 『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그림 없는 그림책』, 『두 번 태어나다』, 『집으로 가는 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인형의 집』, 『변신』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변신
제2부
프로메테우스
포세이돈
바다 요정들의 침묵
하찮은 우화
아버지의 걱정
공동체
양동이를 탄 사람
다리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혼란의 한 예
독신남의 불행
이웃 마을
법 앞에서
비유에 대하여
제3부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선고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