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꿈을 포기하지 않은 화가, 윤석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윤석남은 한국 여성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명한 여성 운동가이다. 화가로서는 특이하게도 정규 미술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생계를 꾸리다 간신히 대학을 갔고, 전업주부로 살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화단에 화가로 데뷔했다.
윤석남은 여자를 그렸다. 그리고 44살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 윤석남은 한때 사람과 살았지만 지금은 사람으로부터 버려져 사람 없이 살게 된 버려진 개, 1,025마리를 만들고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했던 윤석남은, 이제 '개'를 통해 생명 그 자체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주는, 우리 시대의 인물 이야기
최근 몇 년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인물 이야기가 많이 출간되고 있다. 기존에 출생이나 성장 과정부터 비범함이 강조되던 위인(偉人)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인정받기까지의 노력과 열정,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 또는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인물들로 인물 이야기는 변모하고 있다. 인물 이야기는 실제 사람들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처럼 인물 이야기는 아이들이 삶의 모범으로 삼아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유아기에는 점차 특정한 분야에 흥미를 느끼며,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다고 꿈꾸기도 한다. 이때 어떤 역할 모델을 찾느냐에 따라 미래의 청사진은 변화무쌍하다. 물질적인 성공이나 명예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분야에서 소신과 열망으로 최고가 되고, 그것이 사회와 타인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통해 올바른 역할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아들은 그림책을 보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인물 그림책을 통해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여,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배울 수 있다. 또한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정보를 보면서, 국한된 범위를 넘어 사회에 대한 폭넓은 경험도 쌓을 수 있다.
인물 이야기는 어떤 픽션보다도 감동적이며, 어떤 논픽션보다도 사실적이고 소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를 굶주림에서 구한 농학박사 한상기 이야기 <까만 나라 노란 추장>과 소외된 이웃을 참사랑으로 보살핀 의사 장기려 이야기 <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빛 인물그림책은 헐벗고 버림받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아름다운 인류애를 실천하는 사람들, 어떤 일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과 열망으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새로운 장을 연 사람들, 어려운 장애와 불우한 환경을 딛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사회에 아름다운 빛을 발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인물 그림책 시리즈로, 사회, 경제, 문화·예술, 학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소개할할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주며, 참 역할 모델의 이야기를 들려줄 인물그림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꿈을 포기하지 않은 화가, 윤석남
윤석남은 한국 여성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명한 여성 운동가이다. 화가로서는 특이하게도 정규 미술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전업주부로 살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화단에 화가로 데뷔했다.
화가 윤석남은 어렸을 때부터 물놀이와 나무타기를 좋아하고, 신기한 거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호기심 많은 아이였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을 무척 잘 썼지만, 무엇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자연스레 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음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홀로 남은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직장에 다녀야 했다. 오랜 직장 생활 끝에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지만, 이마저도 접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살림은 점점 불어나고 부족함이 없는 생활이었지만, 가슴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이 아프게 들쑤셨기 때문이었다.
윤석남은 마음의 절절한 소리를 따라 화실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윤석남은 엄마를 그렸다. 시장에서 일하는 다른 엄마들도 그렸다. 그리고 44살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90년대 초, 윤석남은 우연히 허난설헌의 생가를 방문한다. 생가의 감나무 밭에서 썩은 감나무 가지를 주어서는 그 위에다 무심코 허난설헌을 새겼다. 그러다 문득 나무가 여성 피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윤석남은 당장 목재상으로 달려가 버려진 나무들을 사오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윤석남은 그림으로 수많은 여자들을 그렸다. 세상의 시선 때문에 자기의 꿈과 사랑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간 여자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여자들, 자기가 누군지 알지 못한 채 일상에 묶여 살아가는 여자들. 윤석남의 손끝에서 수많은 여자들이 버려진 나무토막이나 버려진 가구들, 창틀 따위에서 다시 태어난다. 윤석남 작품 속의 여자들은 때로는 방 안에 갇혀 있기도 하고, 뿔이 난 의자 위에 앉아 울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여자들은 손을 뻗어 서로를 위로하더니 그네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몸을 한껏 늘리며 종을 울리기도 하고, 서로에게 연꽃을 건넨다. 더 이상 슬픈 눈으로 관객을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관객들에게 힘을 주려는 것처럼 당당히 서 있다.
일흔이 넘은 윤석남은 최근에도 작품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한때 사람과 살았지만 지금은 사람으로부터 버려져 사람 없이 살게 된 버려진 개, 1,025마리를 만들고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지금까지 고통 받는 여자들을 그리면서, 서로를 긍휼히 여기고 보듬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했던 윤석남은, 이제 ‘개’를 통해 생명 그 자체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꿈의 씨앗은 언제든 꽃 피울 수 있단다
어린 시절, 우리 모두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을 끝까지 지키고 실현하기는 어렵다.
윤석남도 그러했다. 누구보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윤석남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자신의 꿈을 접고, 어머니를 도와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살아가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세월이 지날수록, 삶이 여유로워질수록, 자신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작은 외침을 들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고 싶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윤석남은 비로소 살아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이제 꿈의 씨앗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윤석남처럼 화가를 꿈꾸는 아이도 있고, 장기려처럼 의사를 꿈꾸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 모두 꿈의 씨앗을 잘 간직해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싶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모진 비바람을 만나거나 어둠을 드리워져, 꿈의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그 꿈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묻히고, 그 씨앗이 있는지조차 잊은 채 살아갈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화가 윤석남은 그 씨앗의 작은 외침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 ‘화가’가 되는 꿈을 실현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제 막 마음속에 자리 잡은 꿈의 씨앗을 잘 가꾸기를 바란다. 씨앗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무엇을 말하는지 듣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조금 늦더라도) 그 꿈의 씨앗으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화가 윤석남은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꿈의 꽃을 피우기 위해!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리면서 알았어요.
엄마는
세상의 모든 엄마를 낳았고,
세상의 모든 딸을 낳았고,
세상의 모든 아들을 낳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을 낳았고,
나를 낳았다는 것을요.
그리고
나는 작품을 낳는다는 것을요.
작가 소개
저자 : 윤여림
연세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며 따뜻하고 재미난 어린이책을 씁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축구치 하람이, 나이쓰!><개똥벌레가 똥똥똥><꿀떡을 꿀떡><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서로를 보다><나, 화가가 되고 싶어><우리 가족이야><내가 만난 나뭇잎 하나> 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