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농장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작가는 실제로도 뉴욕 스태츠버그 근교의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서 거위와 사슴, 고양이, 양, 오리 등에 둘러싸여 살고 있으며, 그들이 사랑하는 농장 동물들의 모습이나 행동, 농장 부근의 자연과 계절이 오고 가는 모습, 동물들이 계절이 바뀌는 걸 알아차리고 거기에 맞게 살아가는 모습 등, 실제 겪은 이야기를 아름답고 오밀조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월에는 소는 외양간 마당을 어슬렁거리고, 닭은 알을 별로 안 낳아요. 삼월이 되어 봄기운이 느껴지면 가축우리에는 아기동물이 가득해요. 어린 아이가 종알종알 재잘거리듯 흥미롭게 들려주는, <우리 농장에 놀러 오실래요?>에 이은 ‘단풍나무 언덕 농장 이야기’ 두 번째 편.
이 책은 농장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농장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요?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건 농장 동물들에 관한 책이에요.
한 해 동안 농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해드릴게요.
한 해는 열두 달로 나뉘고,
한 달은 여러 주로 나뉘고,
한 주는 여러 날로 나뉘고,
하루는 수많은 분으로 나뉘는데,
농장에서는 일 분마다 뭔가 일이 생겨요.
동물들은 한 해가 그렇게 나뉘는 건 모르지만,
계절에 대해서는 알아요.
추위가 언제 오는지 알아서 털을 길게 길러요.
여름이 언제 오는지 알아서 그걸 털어버리고요.
날이 더우면 그늘을 찾고, 겨울에는 들어갈 곳을 찾아요.
이 책의 주인공은 뉴욕 주 스태츠버그 근교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개, 말, 돼지, 거위, 닭, 소, 염소, 양, 고양이들입니다. 이 책은 동물들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하지도 이름을 말하지도 않는 (이미 <우리 농장에 놀러 오실래요?>에 자세히 소개 했으니까요) 대신, 농장의 동물들이 맞고 보내는 사계절의 이모저모를 유머러스한 글과 매력적인 그림으로 속속들이 전해줍니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서 평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과 동물들의 모습은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삽화는 단순하면서도 무척 세밀하여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아 놓아주지 않습니다. 또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것 같은 톡톡 튀는 재미있는 묘사들은 독자들을 한층 더 즐겁고 달콤하게 합니다.
‘시끄러운 까마귀들이 서커스를 하네요.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휙 날아오르고 쌩 내려오고 해요.’
‘멍청한 거위는 아무데나 알을 툭 떨어뜨려 놓아요. 제정신이 아니에요.’
‘개들은 알이 눈에 띄기만 하면 훔쳐내서 멀리 가져가요. 아마 개들도 알을 품는 모양이죠.’
‘말이 커다란 발을 구르면 벌레들이 우왕좌왕 뛰쳐나오거든요. 닭은 벌레를 좋아해요.’
‘나뭇가지 위의 새는 안전하지만 다람쥐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걸요. 고양이는 풀이나 벌레는 안 먹으니까요.’
‘다들 비에 신경 안 쓰지만, 커다란 마구간 말은 성질이 까다로워서 안 나가려고 해요. 동물들도 다 자기 개성이 있으니까요.’
‘거위는 기생충을 없앨 필요가 없어요. 그걸 먹기도 하는걸요. 운이 좋은 거예요.’
‘말은 놀라기는 하지만 금세 잊어버리기도 해요. 동물들은 뒤끝이 없답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늙은 헛간 부엉이만 혼자 깨어 있으면서
새해 아침 맞을 준비를 해요.
아니, 사슴도 있네요. 소금이 있는지, 부스러기 건초가 있는지 보러
살금살금 다가와요.
여우도 소리 없이 다가와서 새해맞이 잔치에 쓸
닭들이 잘 있는지 살피고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농장 동물들의 사계절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농장 생활에 대해 흥미롭게 전하고 있어, 시골에 살아보지 못한 도시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도시사람이나 시골사람 모두가 즐거워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월은 봄의 달이에요. 이 수많은 알을 보면 봄이 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우리에도, 들판에도, 나무에도, 처마 밑에도, 어디든 알이 있어요.
착한 갈색 암탉은 스무하루 동안 바삐 알을 품어요. 이제 아기들이 알을 깨고 나오는군요. 부리로 껍질을 쪼아 나올 길을 만드느라고 아주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병아리들은 금세 깃털이 보송보송해지고 예뻐져요.
울새들은 아주 능률적으로 일해서 벌써 알을 품고 있는 중이에요.
멍청한 거위는 아무데나 알을 툭 떨어뜨려 놓아요. 제정신이 아니에요.
커다란 새가 조그만 새 둥지에 알을 낳네요. 뻐꾸기가 틀림없어요.
작은 새가 아기들을 먹이고 있어요. 왜 한 아기는 이렇게 큰지, 이상할 거예요.
색색가지 알이 바구니에 담겨 꽃밭 한가운데 놓여 있어요. 아직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답니다.
개들은 알이 눈에 띄기만 하면 훔쳐내서 멀리 가져가요. 아마 개들도 알을 품는 모양이죠. - p.10~11 중에서
유월은 여름의 첫 번째 달이에요. 연못물은 넘쳐흘러요. 풀밭은 푸르러요. 동물들은 모두 새로 돋은 풀을 맛있게 먹어요.
말이 풀을 먹어요. 소와 양과 염소도 풀을 먹어요. 닭도 풀을 먹지만, 그 때문에 풀밭으로 나오는 건 아니에요. 풀벌레를 쫓아다니는 거죠. 말이 커다란 발을 구르면 벌레들이 우왕좌왕 뛰쳐나오거든요. 닭은 벌레를 좋아해요.
엄마오리가 연못에 나왔어요. 아기오리들에게 헤엄을 가르치는 거예요. 오늘은 다른 동물도 나와 있어요. 착한 회색고양이가 아기고양이들에게 사냥을 가르치는 거예요. 나뭇가지 위의 새는 안전하지만 다람쥐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걸요. 고양이는 풀이나 벌레는 안 먹으니까요. - p.14~15 중에서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가끔은 약을 먹어야 해요. 구충제를 먹어야 하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요.
어떤 개는 약을 치즈에 싸서 냄새가 안 나게 하면 눈치 못 채고 그냥 먹어요.
어떤 개들은 자기가 뭘 먹든, 냄새가 어떻든 전혀 상관 안 해요.
거위는 기생충을 없앨 필요가 없어요. 그걸 먹기도 하는걸요. 운이 좋은 거예요.
양은 약을 먹이는 동안 가만있어요. 단단히 붙들고 코를 꼭 쥐기만 하면요.
고양이들은 약을 먹이에 섞어 주면 대부분 잘 먹어요. 하지만 까다로운 애가 꼭 하나는 있어서 타월로 감싼 다음 약을 입에 밀어 넣어야 해요.
다른 동물들은 대체로 큰 말썽 안 부리고 약을 잘 먹지만, 절대 안 그러는 녀석들도 있어요.
어떤 말들은 약 가지고 법석 떨지 않아요. 맛이 그다지 나쁘지 않거든요.
어떤 말들은 먹이에 약을 섞어 주면 수상쩍어 해요. 평소 먹던 맛이나 냄새와 달라서 겁을 집어먹지요.
성질 까다로운 말의 코를 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말은 타월로 감쌀 수도 없어요. 그럴 때는 수의사가 와야 하고, 약 먹이는 걸 도울 일꾼도 와야 해요. 말은 놀라기는 하지만 금세 잊어버리기도 해요. 동물들은 뒤끝이 없답니다. - p. 24~25 중에서
십일월! 거의 매일 밤 서리가 내려요. 공기 중에 눈 냄새, 겨울 냄새가 나요. 농장 연못에 첫 얼음이 얇게 깔려요.
북풍이 붑니다. 헐벗은 나뭇가지들이 달가닥거려요. 겨울이 완전히 자리 잡기 전 십일월의 숲은 아주 소란스럽지요.
농장을 둘러싼 숲에 사냥나팔 소리가 울려 퍼져요. 사냥개들이 짖어대요.
겨울이 완전히 오기 전 십일월에는 동물 몇이 농장을 떠납니다. 어떤 애들은 팔려나가고, 가장 멋진 수컷들은 씨를 받으려고 이웃 농장에서 빌려가기도 해요.
야생 기러기가 꺽꺽 울며 날아가요. 톱 소리며 벌목꾼들 소리도 소란스러워요.
수거위 몇 마리는 선물로 보내요. 거위고기는 다들 좋아하니까요. 수거위는 너무 많이 키울 수 없어요. 겨울 동안 우리에 몇 마리만 놓아두면 돼요. - p. 28~29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