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농익은 상상력으로 다시 쓴 지귀 설화. 선덕 여왕은 물론이거니와 김춘추, 김유신, 염종, 비담, 지귀, 자장법사 등 신라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두 나온다. 또한 지귀 설화, 김춘추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가 맺어진 이야기 등 국사 교과서나 위인전 등에서 본 신라 시대 관련한 사건들이 총망라돼 있다.
특히 각 인물 간의 유기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쓴 소설이다. 작가가 창조한 관계는 굉장히 치밀하게 구성돼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도 촘촘하게 잘 엮어진다. 특히, 사모의 정이 불타올라 화귀로 변했다는 기존의 '지귀 설화'는 이 소설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정교하게 탈바꿈 된다.
출판사 리뷰
단 한 줄의 역사 기록을 거대한 서사로 만들어 내다
- 한결 같은 치열함으로 역사소설만을 써 온 국내 유일의 역사소설가
강숙인 작가의 신작 출간!
몇 해 전부터 역사소설 열풍이 불고 있다. ‘팩트’와 ‘픽션’을 합성한 ‘팩션’이라는 신조어가 일반 독자들 입에서도 많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인 ‘역사소설’은 가히 붐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김훈의『칼의 노래』, 댄 브라운의『다빈치 코드』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올해는 김홍도와 신윤복을 모티브로 한 『바람의 화원』이 소설을 넘어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제작돼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팩션은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재해석함으로써 팩트와 픽션의 특징인 역사성과 오락성을 함께 구현한다는 장점을 갖는 반면, 화제를 만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락성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우리시대에 꼭 필요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인지는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엄청난 고증 과정을 거친 뒤에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과 기본 연구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상력으로만 작품을 채우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독자들이 작품을 접하면서 비교적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팩션이 난무하는 요즘, 한결 같은 치열함으로 역사소설만을 꾸준히 써 온 국내 유일의 역사소설가인 강숙인 작가의 신작 『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가 출간됐다. 강숙인 작가는 『마지막 왕자』, 『청아 청아 예쁜 청아』, 『아, 호동 왕자』, 『뢰제의 나라』 등 우리 고전과 역사를 재해석한 동화를 꾸준히 쓰며, ‘역사’라는 한 분야를 파고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 주고 있는 작가로, 선덕 여왕이 집권했던 신라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 역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선덕 여왕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에 나온 선덕 여왕과 관련된 한 줄의 기록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에게 그 한 줄의 기록은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고, 작가는 오랫동안 이를 되씹어 거대한 서사로 만들어냈다. 십 수 년 간 이야기 씨앗을 품어 무르익게 해, 지금에서야 이야기로 써 냈다는 대목에서 작가의 작품을 대하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그러나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신라’ 이야기
- 농익은 상상력으로 지귀 설화를 다시 쓰다
이 책에는 선덕 여왕은 물론이거니와 김춘추, 김유신, 염종, 비담, 지귀, 자장법사 등 신라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두 나온다. 또한 지귀 설화, 김춘추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가 맺어진 이야기, 당나라에서 보낸 모란꽃 그림에 담긴 뜻을 선덕 여왕이 한눈에 꿰뚫어 본 이야기, 자장법사가 황룡사 9층 석탑을 건립한 이야기 등 국사 교과서나 위인전, 옛이야기 등에서 간헐적으로 보거나 들은 적 있는 신라 시대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총망라돼 있다. 오랜 준비 끝에 작가가 이 책에서 농익은 상상력을 발휘해 창조해 낸 것은 각 인물 간의 유기적 관계이다. 작가가 창조한 관계는 굉장히 치밀하게 구성돼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도 촘촘하게 잘 엮어진다. 특히, 사모의 정이 불타올라 화귀로 변했다는 기존의 ‘지귀 설화’는 이 소설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탈바꿈했는데, 설화보다 오히려 더 정교하게 이야기가 짜여 져 마치 작가가 그 시대를 본 듯한 느낌마저 갖게 한다.
작가는 소설의 모티브를 『삼국사기』에 나오는 한 줄의 기록에서 얻었다고 한다. “16년(선덕 여왕 말년) 봄 정월에 비담과 염종 등이 여왕이 잘 다스리지 못한다 하여 반역을 꾀하고 군사를 일으켰다고 성공하지 못하였다.” 는 기록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어 ‘비담의 난’을 단순한 반역이 아닌 신?구세력의 갈등으로 그리게 만들었으며, 더불어 시대의 격랑에 휘말린 여러 사람들의 절절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했다. 또한 작가는 선덕 여왕을 사모하는 지귀, 또 뒤늦게 찾아 온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에 괴로워하는 선덕 여왕의 모습을 그리며 ‘시간과 방향이 어긋난 사랑’을 이야기의 또다른 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문헌 속 업적으로만 선덕 여왕을 접했던 것과는 달리, 당대의 사건 속에 살아 숨 쉬는 실존적인 선덕 여왕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젊었을 때 내가 꿈꾸었던 일이 이제야, 이렇게 느닷없이 찾아오다니……. 잔인하구나.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아이와 나 사이에 놓인 긴 세월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뿐일 터인데……. 마음을 닦아 부처님 세상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할 나이에 나더러 어쩌라고, 어쩌라고…….’ (73쪽)
“아닙니다, 낭. 맹세코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리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상대등 어른의 생각이 옳은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반역을 막아 폐하를 지키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믿었는데, 오로지 폐하를 지키려고 낭을 배신했는데, 이젠 그것까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낭을 배신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이 괴롭기만 할 뿐입니다.” (149~150쪽)
‘지귀야,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너도 가진도 짐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아라.’
지귀가 가엾고, 반역 죄인으로 처형당하게 될 가진을 생각하면 한없이 마음아팠다. 절반은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절반은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난을 일으켰을 상대등 비담과, 염종 및 여러 대신들도 딱했다. 반역을 했어도 그들은 분명 여왕의 신하이고 백성이었다. (164쪽)
작가 소개
저자 : 강숙인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8년 ‘동아연극상’에 장막 희곡이 입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소년중앙문학상’과 1983년 ‘계몽사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우리 역사와 고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 내거나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제6회 ‘가톨릭문학상’과 제1회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마지막 왕자』, 『아, 호동왕자』, 『청아 청아 예쁜 청아』, 『뢰제의 나라』, 『화랑 바도루』, 『초원의 별』, 『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 『불가사리』, 『눈사람이 흘린 눈물』, 『나에게 속삭여 봐』 등이 있다.
목차
영묘사에서
아, 대야성
내 힘으로 지키리라
가슴에 불꽃을 품고
꿈을 향하여
여왕의 눈물
꿈으로 남으려네
도리천에 전하는 말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