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과 고민, 환경문제 등을 '웃음'을 주는 이야기로 담은 단편 동화집. 하루에 세 번은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등장하는 표제작 「거짓말이 가득」을 비롯, 작품마다 묘한 상황들이 웃음을 자아내는 동화들을 수록 하였다.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그 이면까지 살피는 따위의 진실성을 동화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아의 마음과 생활을 소름 끼칠 정도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던 오까 슈우조오의 작품답게 낯설되 직설적인, 거짓말이 가득하지만 그래서 진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판사 리뷰
어린이 여러분을 익살 가득하고 따뜻한
'거짓말의 진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동화작가
오까 슈우조오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담은 동화집 출간
이 책은 일본 동화작가 중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작품성을 인정받는 오까 슈우조오(丘 修三, 69세)의 중단편동화집이다. 그는 일본아동문학자협회 신인상 수상작 『우리 누나』로 대표되는, 장애아 이야기를 문학성 높게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오까 슈우조오가 "장애에서 웃음으로"라는 기조로 작품세계의 변화를 꾀한 뒤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작 모음으로, 중편인 표제작과 단편 세 편이 실렸다.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과 고민, 환경문제 등을 '웃음'을 주는 이야기로 담겠다는 작가의 생각대로 이 책은 읽다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거짓말'에 얽힌 역설적이고 반어적인 상황과 인물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넓게 하고(「거짓말이 가득」),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어떤 어른의 실체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점쳐보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유머러스하고 쉽게 삶의 방향을 그려보게 이끈다(「편지」). 일본 평화헌법 개정과 전쟁을 반대하는 활동을 열심히 펼치고 과거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를 부끄러워하는(「작가의 말」 참조) 원로작가의 작가의식이 바탕이 되어 작품 모두 건강한 감동을 자아낸다.
오까 슈우조오는 장애 아동문학의 최고봉으로 회자되는 작가로, 신작 「상쾌한 오월 어느 날」을 <창비어린이>에 발표(2007년 겨울호)하기도 했을 만큼 국내에도 팬이 많다. 그는 <창비어린이>에 실린 인터뷰 기사(2006년 겨울호)에서 이제 장애 이야기는 그만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당시 인터뷰한 사람이 이 책의 번역자 고향옥 씨다), 이 책은 그 달라진 작품세계를 담은 동화집 <꿀벌(みつばち)> (2005, 단편 4편 수록)과 <거짓말이 가득(ウソがいっぱい)>(2006, 중편 1편 수록)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두 책의 작품을 더하면 5편이나, 1편은 이 책에서 제외됐다. 그 작품의 태평양전쟁 관련 기술이 혹여 한국 독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웃음이 던지는 삶에 대한 질문들
표제작 「거짓말이 가득」에는 하루에 세 번은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나온다. 엄마는 늘 거짓말 좀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엄마 자신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며, 더욱이 자기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고까지 한다. 그럼 뭐가 거짓말이지? 힌트는 한동네에 사는 게이 아저씨한테서 얻는다. 남자면서 여자로 사는, 스스로 '거짓말 인생'이라 규정하는 이 게이 아저씨의 '거짓말 철학'으로 아이는 거짓말도 진실할 수 있음을 알아가고, 거짓말에 대한 탐색을 계속해간다.
「편지」에는 자기와 이름이 똑같은 어른한테 배달될 편지를 잘못 받은 아이가 나온다. 한동네에 사는 그 수신자한테 직접 편지를 전하려는 아이는 그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게 된다. 급기야 자기와 이름이 같은 술주정뱅이를 만나는데, 그가 곧 미래의 자신이라는 일종의 악몽까지 꾼다.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내가 바라는 내 미래는 어떤 것일까? 힌트는 바로 그 편지 안에 있다.
이렇듯 작품마다 묘한 상황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자극적인 유머에 따른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던져 삶의 진실을 탐색해보도록 지원하는 장치에서 비롯된 웃음이다.
거짓말 같은, 그래서 진실한 이야기
「거짓말이 가득」에 나오는 아이들은 게이와 스스럼없이 축구를 하며 논다. 부모들은 기겁을 할, 동화에는 절대 등장하지 않을 인물이지만 그 게이는 '남자지만 여자'라는 '거짓말 인생'을 통해 아이들을 가장 진실하게 대한다. 「오뚝이」에는 시력이 나빠 큰 안경을 써서 놀림받는 아이가 나오는데, 선생님한테 낸 일기장에 "모두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쓴다.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있을까? 이 일기 덕분에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꿀벌」에서는 돈을 훔쳤다고 의심받는 친구를 믿어주던 아이도 결국 같은 의심을 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았다는, 거짓말 같은 의심 덕분에 이들의 우정은 더욱 단단해진다.
우리의 어떤 현실은 진실하지 않고, 어떤 동화는 어린이 독자에게 거짓말을 한다.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그 이면까지 살피는 따위의 진실성을 동화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아의 마음과 생활을 소름 끼칠 정도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던 오까 슈우조오의 작품답게 낯설되 직설적인, 거짓말이 가득하지만 그래서 진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뒤로 나는 밥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이쪽으로는 발길을 돌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결혼해서 오오사까로 간다고 했으니까, 그게 거짓말이란 게 들통나면 밥짱도 체면을 구길 거고……
게이 밥짱이 마지막에 한 거짓말.
슬픈 거짓말이었지만 따뜻한 거짓말이었다.
나는 그 거짓말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p72
작가 소개
저자 : 오카 슈조
일본 도쿄 도립 특수 학교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오랫동안 가르쳤습니다.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아의 현실을 진실하게 그린 따뜻한 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 누나> <나는 입으로 걷는다> <힘들어도 괜찮아> <거짓말이 가득> <러브레터야, 부탁해> 들이 있습니다.
목차
거짓말이 가득
오뚝이
편지
꿀벌
작가의 말 |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