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년소설의 개척자 현덕의 명작 선집. 국내 최고의 현덕 전문가인 원종찬 선생이 청소년들을 위해 소년소설 9편과 단편소설 3편을 엮고 직접 해설을 썼다. 특히 꼼꼼한 대조와 세심한 편집 과정을 통해 가독성을 높이면서도 현덕의 문체를 최대한 살렸다.
출판사 리뷰
청소년소설의 개척자 현덕을 만나다!
현덕 탄생 100주년 기념 선집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 현덕은 흔히 동화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면 소년소설의 개척자로서의 면모에 주목하게 된다. ‘어린이’라는 호칭을 꺼려하는 나이, 곧 상급학교에 막 들어간 연령대의 소년 세계를 현덕만큼 잘 그려 보인 작가는 찾기 쉽지 않다. 현덕의 소년소설은 지금으로 치면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겪음직한 일들을 다루는데, 이들의 모습과 생활상이 생생히 살아 있다. 그러나 현덕이 월북 작가인 탓에 그의 작품은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게다가 그의 소년소설은 초등학생만 읽는 아동문학으로 오해돼 청소년들은 이 작품들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현덕의 소년소설과 대표 단편소설을 함께 엮어 청소년용으로 다시 펴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청소년을 위한 대표 작품집
이번 작품집은 국내 최고의 현덕 전문가인 문학평론가 원종찬 선생이 청소년들을 위해 직접 엮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먼저 1부 ‘집을 나간 소년’에는 1946년 출간된 『집을 나간 소년』(아문각)에서 어린이방송극 2편을 제외한 소년소설 9편 모두를 실었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 「하늘은 맑건만」 「고구마」 등이 그것으로, 양심과 우정, 오해와 의심, 어려운 집안 형편과 진로 고민 같은 청소년들이 자주 부딪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품마다 주인공의 심리와 갈등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는데, 모두 바람직한 관점에서 감동적으로 해결된다. 그리고 2부 ‘남생이’에는 1947년 출간된 『남생이』(아문각)에서 ‘노마’가 등장하는 연작 단편 3편을 골라 실었는데, 이들 단편은 현덕 작품의 정수(精髓)에 해당하는 것으로 청소년을 위한 읽을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꼼꼼한 원문 대조와 치밀한 편집
그간 현덕의 소년소설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출간된 탓에 어휘가 무분별하게 순화되거나 자의적인 교열이 가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한 대조과정의 실수로 인해 문장의 의미가 잘못 전달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집은 편집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판본을 대본으로 삼고 최초 발표본을 참조하여 수차례에 걸쳐 꼼꼼히 대조해 이러한 실수들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표준말 쓰기를 원칙으로 하되 작가의 독특한 어휘나 사투리 등은 그대로 살려 작품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어려운 단어는 따로 설명을 붙여 청소년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 주요 작품 줄거리
「나비를 잡는 아버지」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바우는 마름집 아들 경환이가 학교 숙제로 나비를 잡는답시고 설치는 것이 못마땅하다. 바우가 나비를 가만두라고 하자 이에 발끈한 경환이는 바우네 참외밭을 짓밟아놓고, 눈이 뒤집힌 바우는 경환이에게 달려들어 싸움을 벌인다. 이를 알게 된 바우의 아버지는 나비를 잡아가지고 가서 빌라며 호되게 야단을 치고, 바우는 야속한 마음에 가출할 마음까지 품게 된다. 그러나 다음 날 나비를 잡으러 뛰어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바우는 진정한 부정(父情)을 깨닫는다.
「고구마」 학교에서 실습용으로 가꾸던 고구마밭이 파헤쳐진 것을 보고 아이들은 가난한 수만이를 의심한다. 친구 기수는 수만이의 편을 들지만 그의 주머니에서 고구마 비슷한 것을 보자 배신감을 느끼고 다른 친구들과 같이 달려들어 빼앗는다. 그러나 고구마가 아니라 그의 어머니가 얻어온 눌은밥인 것을 알고 수만이 앞에 고개를 숙인다.
「하늘은 맑건만」문기는 심부름을 갔다가 가게 주인의 실수로 거스름돈을 열 배로 받게 된다. 이를 수만이와 같이 장난감을 사는 데 써버린 문기는 곧 죄책감에 시달려 장난감을 버리고 남은 돈도 몰래 돌려준다. 그러나 수만이는 돈을 내놓지 않으면 학교와 집에 이르겠다며 문기를 협박하고, 문기는 결국 집에서 돈을 훔치기에 이른다. 이로써 더 큰 죄책감에 시달리던 문기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병원에서 모든 잘못을 털어놓는다.
「남생이」 항구의 언덕 토담집에 사는 꼬마 노마는 앓아누운 아버지를 수발하느라 맘 놓고 놀지도 못한다. 본디 농사를 짓다가 땅을 빼앗기고 항구 인부로 일하던 아버지는 무리하다가 병을 얻었고, 어머니는 선창의 들병장수가 되고 말았다. 어느 날 이웃집의 영이 할머니가 부적과 남생이를 가지고 와 무병장수에 효력이 있다며 내놓는다. 아버지는 그것을 믿기라도 하듯 남생이를 배에 올려놓고 바라보며 지내고, 노마도 온종일 나가 놀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 노마 아버지는 세상을 뜨고 남생이도 사라진다. 노마는 울지 않는다. 다만 아버지에 대해 죄스런 마음이 된 노마는 영이에게 잘해주려다 그만 울리고 만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는 노마가 일을 많이 한 상으로 밤을 삶아 놓았다가 호주머니가 볼록하게 넣어준다. 노마는 무척 기쁘다. 돈은 두꺼비가 먹었으니까 노마 잘못은 아닌 것, 그리고 손에는 가진 것이 없는 빈손이기는 하나 기동 아저씨에게 그 돈을 받기 전 빈손이나 다를 게 무엇이리오. 그러니까 노마는 아침부터 착한 일만 한 셈, 떳떳하게 상을 받지 못할 게 어디 있느냐 말이다. 노마는 일층 마음이 기뻐진다.
p258
작가 소개
저자 : 현덕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가까운 대부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고무신」이 가작으로,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작으로 뽑히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년소설집 『집을 나간 소년』, 동화집 『포도와 구슬』 『토끼 삼 형제』, 소설집 『남생이』를 남겼습니다.
목차
1부 집을 나간 소년
하늘은 맑건만
잃었던 우정
나비를 잡는 아버지
군밤장수
고구마
월사금과 스케이트
집을 나간 소년
모자
권구 시합
2부 남생이
경칩
남생이
두꺼비가 먹은 돈
엮은이의 말_『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새로 펴내면서(원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