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도 할머니는 그 누르스름한데다가 조그맣게 오므라든 입술로 끊임없이 심부름을 시켰다. 그저 조금만이라도 따뜻한 말 한 마디만 해주셔도 되는데, 할머니는 심통 가득한 얼굴로 조지에게 '더 이상 키가 자라면 안된다'느니, 항상 게으르다느니 하면서 지독한 잔소리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어째서 할머니는 자기만 생각하는걸까? 조지는 오늘도 할머니 약을 준비하면서 투덜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할머니는 마귀할멈같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심부름을 시켜댄다.
조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할머니를 해치지 않으면서 냄새나는 할머니 속도 깨끗하게 만들고, 할머니가 말도 곱게 하고, 상냥해지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조지는 마법의 약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만드냐구? 그건 할머니를 깨끗하고 상냥하게 만들만한 모든 약을 찾아 커다란 소스 냄비에 들이붇고 끓이는 거다. 간단하지, 뭐. 잠깐 약간의 주문도 잊지 않으면 안되지. 조지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집안 구석구석에 널부러져 있던 샴푸, 매니큐어, 비듬치료제, 개벼룩 퇴치약, 감기약, 잔털 없애는 크림, 얼굴을 아름답게 해 주는 비타민 크림 등을 몽땅 넣고 끓였다. 으..이 지독한 냄새.
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약을 마신 조지의 할머니는 지붕을 뚫을 정도로 키가 커버렸다. 할머니는 너무 신이나서 큰 소리로 웃으셨다. 20년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나? 하지만 약의 신비함을 알아버린 아버지는 조지에게 제2의, 제3, 제4의 약을 계속 만들라고 했고, 결국 4의 약을 마신 할머니는 너무너무 작아져 도저히 찾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불쌍한 할머니, 그리고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는 조지.
누구나 한번쯤은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을 혼내주고 싶어하리라. 특히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거나 학교에서 아주 기분나쁘게 싸운 친구들을 시원하게 골탕먹이고 싶어한다. 저자 로알드 달은 이런 어린이의 마음을 잘 포착해낸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적절하게 표현해내어,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도록 한다.마법의 약을 저으면서 피어 오르는 푸른색 연기와 살아있는 것처럼 뽀글뽀글 거품을 내며 끓는 소스 냄비 안의 광경을 바라보는 일은 즐거웠다. 한번은 빙빙 돌던 거품들 사이에서 불이 환하게 튀기는, 믿을 수 없는 광경도 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지는 끓고 있는 냄비 주위에서 춤을 추면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이상한 말을 지껄였다. 얼얼한 소스와 마녀의 술 뽀글뽀글 물방울과 화려한 파란색 연기와 거품과 물결치는 물보라쉬! 조용히 젓다가 소리나게 만세! '풍덩' 소리를 내며 튀기고 끼얹어지는 저 꼴을 봐. 쏴쏴, 철썩철썩, 첨벙대는 저 소릴 들어봐. 할머니는 안 먹기를 기도하는 편이 나을 거야. -본문 55~56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로알드 달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인 로알드 달은 1916년 웨일스에서 태어났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석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영국 공군에 지원해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기도 했지요. 1946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첫 번째 단편 소설집 《응답 바람(Over to You)》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단편 소설집 《당신을 닮은 사람(Someone Like You)》으로 ‘에드거 앨런 포’ 상과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을 수상했어요. 이 밖에도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멍청씨 부부 이야기》, 《마 틸다》 등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 잡았어요.
목차
1. 할머니는 혹시 마귀 할멈?
2. 기막힌 생각
3. 조지, 드디어 마법이 약을 만들다
4. 병든 동물들이 먹는 약까지..
5. 마법의 약 끓이기
6. 야호! 마법의 약 완성
7. 할머니, 마법의 약을 먹다
8. 할머니! 그만 자라세요
9. 돼지, 황소, 양, 조랑말, 암염소 들까지...
10. 할머니 구출 작전
11. 아빠의 멋진 생각
12. 조지가 만든 마법의 약 제2탄
13. 조지가 만든 마법의 약 제3탄
14. 조지가 만든 마법의 약 제4탄
15. 할머니, 잘 가세요.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