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머, 세상에! 또 거짓말을 하고 있네. 이상한 일이지만, 난 가끔씩 거짓말이 몸 속에서 너무 부풀어올라서 입밖에 내지 않고는 못 배길 때가 있어. 사실, 그 도시에는 팔이 셋 달린 사람이 없어. 다들 두 개뿐이야."
삐삐는 엄청난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런데도 토미와 아니카는 물론 뒤죽박죽 별장이 있는 스웨덴의 작은 마을 아이들은 누구나 삐삐를 좋아합니다. 왜냐구요? 그건 삐삐의 거짓말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신기한 이야기뿐이라서 아무래도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삐삐는 가방 한 가득 금화를 가지고 있는 백만장자입니다. 삐삐는 꼭 필요한 경우만 빼고는 돈을 많이 쓰지 않는데, 그건, 친구들에게 사탕을 사주거나 장난감을 사줄 때이지요. 빨강, 파랑, 초록 사탕, 초콜릿 케이크, 껌, 군침도는 막대 사탕 등 가게 안의 사탕을 모두 사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을 때, 아, 뭐라고 할까요? 아이들은 삐삐가 너무 좋아져 버렸습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아줌마가 삐삐 시리즈의 2권으로 쓴 이 책에서 삐삐는 거의 영웅으로 묘사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가서는 멋진 괴물이 되어 한바탕 아이들을 모험의 세계로 이끌기도 하구요, 말에게 함부로 채찍을 휘두르던 블럼스터룬드 씨를 엄청난 힘으로 한바탕 혼내주기도 합니다. 또 로빈슨 크루소같은 모험을 꿈꾸는 아니카와 토미에게는 이틀간의 멋진 모험을 만들어주기도 하지요.
엄청난 돈과 힘, 기발하다 못해 혀를 내밀만한 상상력과 용기 등이 삐삐를 이렇게 멋진 영웅으로 아이들에게 각인시켜 놓았습니다. 그런데 삐삐의 아버지가 삐삐의 상상대로 식인종의 왕이 되어 돌아왔군요. 두 사람이 만나 벌이는 힘겨루기때문에 집은 거의 난장판이 되었어요. 아이들은 살아있는 식인종의 왕을 보게 되어서 기뻤구요. 하지만 이제 삐삐는 아버지를 따라 식인종 나라로 가야해요. 아니카와 토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어쩔줄을 모르네요.
펑펑우는 아니카와 토미 앞에서 삐삐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작지만 이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아이, 삐삐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아뇨. 머리만 지끈거릴 텐데요, 뭐. 교실에 있는 지식은 너무 두꺼워서 칼이 아니면 잘라지지도 않아요."그리고 희망에 부풀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선생님, 교실에 있는 지식이 창문으로 쪼끔 날아와서 내 몸에 찰싹 달라붙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딱 소풍을 갈 수 있을 만큼요."선생님이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겠구나."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수학수업을 계속했다. 아이들은 삐삐가 창 밖의 나무에 앉아 있어서 참 좋았다. 삐삐는 물건 사러 갔다와서 아이들 모두에게 사탕과 장난감을 나누어 주었다. --본문 59~60쪽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스웨덴의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 1907년 11월 14일, 스웨덴 빔메르뷔의 작은 농장 네스에서 세계적인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태어났다. 린드그렌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남매 중 둘째로 오빠와 여동생들과 함께 농장 일을 도우며, 소박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았다. 이런 찬란한 어린 시절은 작품 곳곳에 반영돼 있다.초등학교를 마치고, 중등학교까지 진학한 린드그렌은 삐삐와 달리 모범생이었다. 작문 실력이 뛰어났고 체육을 좋아했다. 중등학교 때는 책 읽기에 푹 빠져들었다. 학교를 마친 린드그렌은 지역 신문사에 수습기자로 일했다. 그리고 미혼모로 아들 라르스를 낳았다. 사람들의 시선은 따가웠고 이를 피해 대도시 스톡홀름으로 떠나야 했다.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자립을 위해 비서 교육을 받기로 하고 아들을 코펜하겐의 위탁 가정에 맡겼다. 아들과 떨어져 보내는 괴로운 시간을 견디며 비서로, 자동차 클럽 조수로 일했다. 그리고 그 자동차 클럽에서 스투레 린드그렌을 만나 결혼한다. 린드그렌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늦은 편이었다. 글솜씨를 알아본 주변인들은 그녀가 일찍이 유명한 작가가 될 거라 굳게 믿었지만 정작 본인은 작가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스투레와 결혼하고 딸 카린을 낳았는데, 카린이 일곱 살 때 폐렴에 걸리며 그 계기가 시작됐다. 아픈 딸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었고, 몇 년 후 이를 출판사 공모전에 보내고 당선되면서 1945년《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탄생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삐삐 이야기는 이후《꼬마 백만장자 삐삐》,《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로 계속되었다. 린드그렌은 1958년 ‘어린이 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이밖에 스웨덴 한림원 금상, 유네스코 국제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평생에 걸쳐 100권이 넘는 작품을 썼으며, 9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린드그렌은 작품 활동 외에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린이 체벌, 원자력, 폭력적인 동물 사육에 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고 실제로 사회 변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1978년에는 독일 출판협회로부터 평화상을 받았다. 린드그렌이 세상을 떠난 후,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을 만들어 그 업적을 기리고 있다. 모리스 샌닥, 캐서린 패터슨 등이 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