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하이타니 겐지로가 교사 시절 경험했던 아이들과 어른,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8편의 동화. 한편 한편은 모두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며, 책에 나오는 어린이의 시들은 지은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쓴 글이다.
표제작인 <큰고추 작은고추>는두 형제의 우애와 아이들의 잘못과 실수를 잘 감싸 안는 어른의 모습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마코토의 별명은 큰고추, 동생 마는 형을 따라 흉내만 낸다고 작은고추다. 큰고추와 작은고추가 만들어가는 상상을 뛰어넘는 엉뚱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세상에서 가장 엉뚱하고 못 말리는 왈가닥 어린이들이 펼치는 여덟 편의 동화.
마코토의 별명은 큰고추입니다.
동생 마는 형을 따라 흉내만 낸다고 작은고추입니다.
마코토는 큰고추 말고도 깡패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화가 나면 원자폭탄처럼 화를 뻥! 떠뜨리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에 반찬 그릇, 우유 컵을 창밖으로 던지고 청소시간에 먼지 나는 교실 한 가운데 벌렁 드러눕는 대책 없는 아이지요. 장난이 너무 심해 가끔은 선생님을 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코토는 늘 엄마한테 혼납니다. 엄마한테 혼나는 형을 구해 주는 건 언제나 동생입니다.
큰고추와 작은고추가 만들어가는 상상을 뛰어넘는 엉뚱한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펼쳐집니다.
그런 마코토네 담임선생님이 몸이 아파 며칠째 학교에 못나옵니다.
마코토는 아픈 선생님을 만나러 먼 길을 갑니다. 날이 저물어 겁이 났지만, 입을 꾹 다물고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울보 스케의 짝꿍은 왈가닥 나나입니다.
왈가닥 나나의 보물상자에는 병원에 있는 남동생에게 줄 선물이 가득합니다. 나나는 남자아이들도 어쩌지 못하는 왈가닥이지만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합니다. 구두쇠라 놀림 받으면서 모은 딱지, 장난감 눈알 같은 잡동사니 선물들 가운데 하나를 꺼내 울보 스케에게 건넵니다.
강아지가 너무 갖고 싶어 거짓말을 한 유코는 몹시 괴롭습니다. 그런데 그만 숨겨둔 강아지가 없어졌습니다. 울면서 강아지를 찾아 나선 유코 뒤를 저만치 떨어져 엄마 아빠가 뒤 따라 갑니다.
수줍음이 많은 미키는 형제들 사이에서 여자아이 같다고 놀림을 받습니다. 밖에 나가면 친구들에게 맞아서 울고 들어옵니다. 미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작은 새 ‘삐코’입니다. 미키가 벽장 속에 들어간 것은 정들었던 ‘삐코’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슬픔을 꾹 참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닮아서 싫은 쌍둥이 자매는 서로 다른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생각이나 행동이 늘 똑같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위하는 다른 방식의 마음을 통해 서로 다른 자기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제 쌍둥이 자매는 둘은 두 사람입니다.
이 책에는 말썽꾸러기 어린이에서부터 눈물을 달고 다니는 마음 여린 어린이까지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다 나오는 듯합니다. 재미있고 우스꽝스런 일과 사고들이 잇따르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어린이일 수밖에 없는 어린이의 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이 함께 느껴지는 8편의 동화책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상 별난 아이들이 다 모인 곳, 하이타니 겐지로 동화에서 웃음과 감동을 마주한다!
사람은 원래 어떤 존재일까? 사람들이 가진 따뜻한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하이타니 겐지로는 어린이에게서 인류의 원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교사 시절 경험했던 아이들과 어른,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8편의 동화이다.
세상에 어쩌면 이런 아이가 있을 수 있담, 하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엉뚱하고 못말리는 악동의 이야기 한편 한편은 모두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에피소드 말고도 이 책에 나오는 어린이의 시들은 실제 그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쓴 글이다. 8편의 이야기에는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육과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녹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린이의 참모습과 작가의 인간과 어린이에 대한 이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로쿠베 기다려>편에서는 절망과 수렁에 빠진 사람에게는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구덩이 속으로 내려가서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과 살살 조심해서 상대방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내려가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녹아 있다.
<큰고추>에서는 천방지축이어서 선생님까지 울리던 마코토가 아픈 선생님을 만나러 어둡고 무서운 길을 가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멍해지는 상냥함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큰고추 작은고추> 편에서는 두 형제의 우애와 아이들의 잘못과 실수를 잘 감싸 안는 어른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용서나 관용이 가지는 따뜻함에 머물러 있지 않다. 강아지가 갖고 싶어 거짓말을 한 유코에게 한없이 자상하던 아빠가 보여주었던 엄격함은 인간다움과 상냥함의 또 다른 측면이라 생각된다.
<왈가닥 나나, 울보 스케>에서 남자아이도 어쩌지 못하게 드센 왈가닥 나나는 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줄 잡동사니 선물을 모은다. 구두쇠라는 소리를 들으며 모은 선물 중 하나를 꺼내 걸핏하면 우는 짝꿍 스케에게 살며시 건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한편 한편의 동화를 읽어 가다 보면 어린이가 지닌 상냥함이 무엇일까, 그것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를 알 것 같은 느낌이 감동과 함께 떠오른다.
다음은 만들기 시간입니다. 음악 시간에는 그렇게 신나 하더니,
마코토는 지금 울고 있습니다.
“왜 그래?”
“예쁜 색깔이 안 나와……. 으아앙!”
옆에 있던 히로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바보.”
히데오도 놀려 댔습니다.
“바보.”
선생님이 마코토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마코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마코토는 바보가 아니예요.”
선생님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코토가 쓴 글을 읽었습니다.
“모두가 몰래몰래 옆 사람의
그림과 시를 흉내 내지만
나는 흉내 내는 게 제일 싫어.
남이 발명한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나빠.
모두의 마음속에는
검은 옷을 입은 흉내쟁이 귀신이
히히히 웃으며 살고 있을 거야.”
교실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습니다.
노지 선생님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나, 읽어 보렴.”
나나는 교실이 떠나갈 듯이 큰 소리로 읽었다
“나
이제 선생님이 싫다.
나
오늘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화났다.
나
스케한테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
나
한눈 같은 거 안팔았는데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나나야, 미안하다.’
하고 사과해야 해.”
삐코를 산으로 돌려보낼 때가 왔다.
“미키가 정말로 씩씩한 사나이가 되면 삐코를 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아빠는 전부터 쭉 그렇게 말해 왔다.
삐코는 이제 혼자서 벌레를 잡을 만큼 자랐다.
미키는 어제 아빠한테 삐코를 산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제 입으로 말했다.
“그래.”
아빠는 그 말 한 마디뿐이었다.
미키는 아빠한테 자기 결심을 말하고는 벽장 속에 틀어박혔다.
미키.
나는 코끝이 찡했다.
아빠는 해바라기 꽃을 좋아하고 우는소리 하는 남자를 제일 싫어한다. 그래서 아빠는 미키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거다.
7인의 무사는 네 명이 죽고 세 명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아빠도 7인의 무사처럼 슬픈 일이 아주 많았을 거다. 하지만 아빠는 벽장 속에 들어가 있는 미키처럼 꾹 참았겠지.
미키.
미키, 울지 마. 응?
작가 소개
저자 : 하이타니 겐지로
1934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가난과 전쟁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7년 동안 교사로 지내며 아이들과 시 쓰고 글을 썼다. 학교를 그만두고 오키나와 방랑 생활을 하면서 생명과 죽음, 상냥함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방랑을 끝내고 돌아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태양의 아이》를 발표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수백만 부가 넘게 팔려 받은 인세로 동무들과 함께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만들었다. 아이들에게서 받은 것이니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였다. 1980년 도시 생활을 접고 아와지 섬으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집에 딸린 작은 논과 밭에서 쌀과 밀, 콩, 갖가지 채소를 기르고 닭을 키우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점점 더 오만해지는 현실을 우려하는 글을 남겼다.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는 오키나와에 있는 도카시키 섬으로 옮겨 가서 어부의 삶을 살았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만났고, 생명의 상냥함과 오키나와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쓰다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 속에 담긴 아름다움은 결코 현실을 떠나 있지 않다. 오직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관계 안에 깃들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살면서 만났던 아이와 어른이다. 그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에는 한없이 따뜻한 온기가 있고, 눈물과 미소가 따른다.
목차
로쿠베 기다려
큰고추
큰고추 작은고추
왈가닥 나나, 울보 스케
아이가 되고 싶은 아빠와 어른이 되고 싶은 나
야단맞지 않던 아이가 야단맞는 법
'안녕' 하고 미키는 새로 태어났다
둘은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