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여러 동물들이 등장해 옷을 맞추어 입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요즘 아이들이 접하기 어려운 강둑과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한 여자아이가 강둑에서 바느질을 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러자 아이가 놓고 간 가위와 실패들이 맞춤 옷 가게를 열고, 여러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첫 손님은 엄마 쥐와 아기 쥐 남매, 남매들은 맘에 드는 천을 고르느라 분주하다.
그 후 재봉사들은 손님에게 적당한 옷을 만든다. 두더쥐 아저씨에게는 환한 햇빛을 피하기 위한 멋진 모자를, 뱀 아줌마에게는 푹신한 방석을, 까마귀에게는 멋진 빨간 망토를 만들어주고 나자 주인인 여자아이가 돌아온다. 여자아이는 재봉사들이 사라진 반짇고리를 챙겨 조용한 강둑을 뛰어 나간다.
출판사 리뷰
강둑에 사는 동물들을 위한 맞춤 옷 가게가 열렸다!한 여자아이가 강둑에서 바느질을 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러자 아이가 놓고 간 바느질도구들이 하나하나 움직입니다. 가위와 실패들이 맞춤 옷 가게를 열고, 여러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첫 손님은 엄마 쥐와 아기 쥐 남매, 남매들은 맘에 드는 천을 고르느라 분주합니다. 그 후 재봉사들은 아이들이 움직이기 편한 옷을 뚝딱뚝딱 만들어 냅니다. 몹시 만족하면서 돌아가는 들쥐 가족 다음으로 두더쥐 아저씨가 나타납니다. 가위와 실패 재봉사들은 환한 햇빛을 피하기 위한 멋진 모자를 만들어 드립니다. 그 후 뱀 아줌마에게는 푹신한 방석을, 까마귀에게는 멋진 빨간 망토를 만들어주고 나자 주인인 여자아이가 돌아옵니다. 여자아이는 재봉사들이 사라진 반짇고리를 챙긴 후 조용한 강둑을 뛰어 나갑니다.
* 작가의 이야기
대강둑의 흙냄새일본 동경 근교에 사는 아이들에게 ‘강둑’이라는 단어는 낯설게 다가옵니다. 강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호안 공사를 해서 푸른 자연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흙이 보이지 않는 제방을 이제는 강둑이라고 부를 수 없지요.
제가 자란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지방에는 당당하게 강둑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습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일본 신화에 나오는 폭풍 신)의 오로치 전설로 유명한 히이강의 강둑입니다. 우리는 히이강의 강둑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대강둑’ 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린 저에게 그 곳은 큰 강을 따라 끝없이 넓게 펼쳐진 위대한 들판이었습니다. 봄에는 제비꽃과 명자나무의 꽃이 피고, 소와 산양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으며, 우리는 쑥을 캤습니다. 가을은 참억새 이삭이 석양에 비춰서 무척 아름다웠지요. 그래도 ‘대강둑’은 봄이 최고였습니다. 봄바람이 불어서 따스해지면 우리는 날씨에 유혹되어 대강둑으로 놀러 나갔습니다. 물이 매끄럽게 흐르며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바라보고, 부드러운 풀 위에 허리를 굽혀서 땅바닥을 보면 흙에서 봄이 피어오르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강둑의 맞춤 옷가게』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지고 있을 때, 가장 먼저 탄생한 것은 요시다 미치코가 그린 맞춤 옷가게 재봉사들입니다. 바느질 도구를 가진 재봉사 아저씨와 재봉사 아가씨가 물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낼 때의 설레는 기분이 실패와 가위에 사람의 모양을 그려 넣어 기쁜 표정과 당당한 몸짓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재봉사들이 활약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습니다. 바늘도구가 사람에게 사용되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패와 가위가 스스로 움직이는 세계로 사람을 초대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이 상상의 세계로 동물들의 등장을 부탁했지요. 들쥐와 두더지를 ‘어떤 무대로 나타나게 할까?’하고 요리조리 상상하고 있는 중에 ‘대강둑’이 어렴풋한 기억의 저편에서 한들한들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대강둑’의 흙냄새가 제 몸의 저 밑에서 똑똑히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들쥐와 두더지의 생명의 뿌리가 아마도 ‘대강둑’에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비로소 들쥐와 두더지와 함께 평온히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주변에서도 초록 강둑이 없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작가 소개
저자 : 하세가와 세스코
1944년 시마네 현에서 태어났다. 그림책 『강둑의 맞춤 옷가게』, 『우산 씌워 줄게요』 등에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