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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짜 엄택주입니다
주니어김영사 | 청소년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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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주니어김영사 청소년 문학 11권.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노비 엄택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노비 소년과 양반 한정효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되면서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이다. 겉으로 보기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노비와 양반의 신분 차만큼이나 극명하게 대비되는 듯하다. 하지만 노비 소년은 선생으로서 엄택주를, 한정효는 가짜 양반으로서의 엄택주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왜 엄택주가 노비라는 신분을 버리고 양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말이다.

한정효는 노비 이천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뼛속까지 양반이라 느꼈던 엄택주와 형제처럼 쏙 빼닮은 모습 때문이었다. 양반과 노비가 닮은 모습을 보고 한정효는 엄택주가 양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엄택주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는데…. 과연 엄택주는 진짜 양반이 맞을까? 엄택주가 양반이 아니라면 어떻게 노비가 양반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출판사 리뷰

“지금 넌 노비가 아닌 자유인으로 살고 있느냐?”
조선의 가짜 양반 엄택주가 대한민국의 나에게 묻는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노비 엄택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역사 소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의 작가 설흔의 신작 청소년 소설!

한정효는 노비 이천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뼛속까지 양반이라 느꼈던 엄택주와 형제처럼 쏙 빼닮은 모습 때문이었다. 양반과 노비가 닮은 모습을 보고 한정효는 엄택주가 양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엄택주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는데……. 과연 엄택주는 진짜 양반이 맞을까? 엄택주가 양반이 아니라면 어떻게 노비가 양반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왜 엄택주는 신분을 속이고 양반으로 살다 죽임을 당했을까.
〈조선왕조실록〉에 묻혀 있던 사료에서 시작된 흥미진진한 역사 소설!

조선 시대에 신분 제도가 엄격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거리낌 없이 노비를 사고팔며 때로는 우마와 바꾸기’도 할 정도로 노비는 사람이기 이전에 재산으로 여겼다. 이 소설의 주인공 소년도 주인의 숟가락과 손님의 숟가락을 바꿔 놓은 사소한 실수 때문에 모진 괴롭힘과 수치심을 당해야만 하는 노비였다. 결국 소년은 도망치고 만다. 추노꾼에게 잡힐지도 모른다는 악몽 속에서 소년은 우연히 ‘선생’을 만난다. 이름도 모르는 또 다른 노비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 주는 선생을 따라가서는 새로운 삶을,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더 이상 노비로 살고 싶지 않다는 배은망덕한 내게,
방법을 알려 달라고 막무가내로 조르는 내게
선생은 뜻밖에도 가족을 말했습니다.

이 소설은 조금은 독특한 방식으로 서술된다. 노비 소년과 양반 한정효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되면서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이다. 겉으로 보기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노비와 양반의 신분 차만큼이나 극명하게 대비되는 듯하다. 하지만 노비 소년은 선생으로서 엄택주를, 한정효는 가짜 양반으로서의 엄택주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왜 엄택주가 노비라는 신분을 버리고 양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말이다.

가짜 양반 엄택주가 보이지 않는 신분 제도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 날리는 일침!
작가는 평소 옛 선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연암이 나를 구하러 왔다》등의 전작을 통해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을 재조명하는 데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조선왕조실록〉의 한 사료를 가지고 시작되었다. 영조 21년(1745년) 3월 7일, 정언 홍중효(소설 속 한정효)가 상소문을 올리길, 전 현감 엄택주가 이만강이라는 노비였으며, 이름과 신분을 바꾸고 양반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아비를 배반하고 임금을 속인 죄를 다스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엄택주는 종종 방송이나 기사에서 소개되었지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그런데 왜 작가는 엄택주의 이야기에 주목했을까?
작가는 한정효를 통해 노비 이만강이 어떻게 양반 엄택주로 살 수 있었는지 행적을 쫓았다. 그 과정에서 한정효와 양반들의 위선을 꼬집었다. 한정효는 노비 앞에서는 늘 진중하고 점잖은 체했지만 정작 ‘뼛속까지 양반’처럼 느껴진 엄택주 앞에서는 수다스럽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양반 신윤중은 노비 이만강을 제자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깬 사람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막상 신분을 뛰어넘어 이만강이 자신의 누이동생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에게 누이를 겁탈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도망자신세로 만들었다.

신에겐 재주가 있었으나 세상은 단 한 번도 그 재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 내가 배우고 아꼈던 모든 순진한 믿음은 헛것이었습니다.
경전은 양반에게나 경전입니다. 노비에겐 그저 냄새 지독한 똥 덩어리뿐이지요.

도망자 신세였던 이만강은 이름을 엄택주로 바꾸고 양반이 되면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경전을 읽고 지식을 쌓는다. 하지만 결국 신분을 속였다는 죄로 죽임을 당한다. 재주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신분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엄택주는 세상에 대한 ‘원망, 원망 또 원망’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엄택주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삶도 열심히 노력하면 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우리도 한정효처럼 재산과 학벌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며 스스로를 그 속에 가두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이처럼 작가는 한정효와 다른 양반들의 모습에서 조선 시대의 신분 제도를 비판한다. 그리고 화자의 입을 빌어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 정말로 자유로우냐, 우리는 노비가 아닌 자유민이냐’ 하고 묻는다.

변호를 좀 해 보자면 한정효의 성향이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한정효는 가끔씩 열정을 이기지 못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기는 해도 전반적으로는 예의 바르고 진중한 쪽에 훨씬 더 가까웠습니다. 그렇다면 노상에서 벌인 느닷없는 자기 자랑, 가문 자랑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앞서의 ‘오 분 전 상황’을 다시 한 번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밤 꿈과 열불 그리고 그 둘의 근본 원인이라 할 상소의 건을 죄다 호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여태 이름도 밝히지 않은 이 사람의 기이하나 위압적인 존재감까지 언급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한정효의 신경증적인 장황한 자기소개에 이 사람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표정은 온화했고 대답은 짧았습니다.
“난 엄택주라고 하오.”

할 말을 다 하고 줄 것을 다 준 나는 미친개에게 붉은 점박이 말 한 마리를 선사합니다. 미친개가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갑니다. 미친개답게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갑니다. 나도 말을 타고 미친개의 뒤를 따라갑니다. 내 벗이나 마찬가지인 적토마를 타고 유유히 강산을 달리는 일은 정말로 좋습니다. 광풍이 매섭게 불어와도 나는 하나도 춥지 않습니다. 그건, 내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는 뜨거운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꿈속에서 나는 늘 도적입니다. 시시한 양반으로 만족하며 사는 반석평의 헛된 꿈같은 것은 이제 더 이상 꾸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잠에서 깨어난 뒤에도 울지 않습니다.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그 뜨거운 기운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느끼면서 자유인으로서의 길고 좋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설흔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했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공저), 《소년, 아란타로 가다》, 《우정 지속의 법칙》, 《소년의 고고학》 등을 썼다.

  목차

전설
양반이 사랑하는 노비의 삶
앞은 눈으로, 뒤는 생각으로
원수를 부리는 법
부모
양반은 신경 쓰지 않는 노비의 삶
누가 선한 사람인가
측은히 여기는 순수한 마음
군자란 무엇인가
올빼미와 한 편의 이야기와 몇 편의 시와 귓속말
선생
일의 밑바닥에 흐르는 이치
단점과 장점
녹림당의 신화
이론과 실천
구름 위에 누워 하늘을 나는 법
사랑보다는 강물에 빠지세요
내 이름
노비는 왜 세습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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