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똑똑! 역사 동화 시리즈. 문신과 무신의 차별, 그리고 문신이 누리는 권력의 대물림(음서제) 등의 상황을 통해서 무신정변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무신의 아들 두남이와 문신의 아들 윤재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문신은 우대하고 무신은 업신여기는 풍조 탓에 시시때때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다.
어른들의 싸움이 곧잘 아이들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들이대는 이중 잣대를 몹시 못마땅해하면서도, 윤재와 두남이는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서 끈끈하게 우정을 키워 간다. 여기에 백정(농민)의 딸 다녕이가 둘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며 관계를 단단하게 이어 준다.
한편, 문신들과의 지나친 차별 대우로 분노가 쌓여 가던 무신들은 세상을 뒤집어엎을 기회만 호시탐탐 엿본다. 그러다 마침내 왕이 절로 행차하는 틈을 타 정변을 일으킨다. 그 바람에 문신과 무신은 하루아침에 처지가 뒤바뀐다.
비록 어른들은 원수가 되어서 서로 칼을 겨누지만, 두남이와 윤재는 그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우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 마지막의 연등 장면에서는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다 함께 더불어 살기를 꿈꾸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출판사 리뷰
“똑같이 나랏일을 하는데,
왜 문신은 하늘이고 무신은 땅이야?”
임금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무소불위의 권세를 움켜쥔 ‘문신’의 아들 윤재
하루 종일 놀고먹는 임금과 문신들 곁에서 보초나 서야 하는 ‘무신’의 아들 두남
일 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서 지은 농사를 세금으로 다 빼앗기는 ‘백정’의 딸 다녕
고려 시대 최대 격변기의 한가운데서 세 아이가 바라본 ‘무신정변’
“네 편 내 편 없이, 다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은 어디 없을까요?”
고려 시대 최대의 격변기, 무신정변
고려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자주적으로 민족 통일을 이룬 나라다. 거란에 패한 발해 백성들까지 모두 끌어안음으로써 그야말로 온전히 민족 통일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건국 초의 고려는 그 어느 때보다 다른 나라에게 당당하고 진취적인 태도를 취했다. 자신들의 신하 국가가 되라고 요구하는 거란에게는 뛰어난 외교 기술로 맞섰고, 여진족이 쳐들어왔을 때는 귀족에서 양민, 천민까지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웠다. 그 덕분에 수십 년 동안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기가 지속되었다.
그런데 평화가 너무 길었던 걸까? 언젠가부터 문신들은 슬슬 나랏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수백 칸이 넘는 집을 짓고, 벽에다 금가루로 그림을 그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멋진 정자를 지어 놓은 채, 송나라에서 들여온 고급 차를 마시고 시를 읊조리며 세월을 보냈다.
나랏일은 나 몰라라 한 채 배를 두드리며 호화로운 생활에 빠져 있는 문신들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무신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문신들은 임금 옆에서 아양을 떨며 노닥거리기만 하는데도 자손 대대로 관직을 물려주며 권력과 부를 쌓는 반면에, 무신들은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입에 풀칠하기가 빠듯했기 때문이다. 솥이 끓으면 넘치는 법! 무신들의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 있던 울분이 1170년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른바, 무신정변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문신은 하늘, 무신은 땅이라고?
고려 시대에는 문신 위주로 정치가 이루어져 무신들의 지위가 매우 낮았고, 그만큼 처우에서도 엄청난 차별을 받았다. 무신에 대한 차별 대우는 의종 때에 가장 극심했는데, 의종은 별궁과 정자, 사찰 등 놀이터를 짓고는 거의 매일 문신들과 놀이를 즐기고 술판을 벌였다. 그때마다 무신들은 임금과 문신들의 놀이판에 경비를 서는 호위병으로 전락했다.
《문신의 나라 무신의 나라》에서는 문신과 무신의 차별, 그리고 문신이 누리는 권력의 대물림(음서제) 등의 상황을 통해서 무신정변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무신의 아들 두남이와 문신의 아들 윤재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문신은 우대하고 무신은 업신여기는 풍조 탓에 시시때때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다. 어른들의 싸움이 곧잘 아이들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기 때문. 어른들이 들이대는 이중 잣대를 몹시 못마땅해하면서도, 윤재와 두남이는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서 끈끈하게 우정을 키워 간다. 여기에 백정(농민)의 딸 다녕이가 둘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며 관계를 단단하게 이어 준다.
한편, 문신들과의 지나친 차별 대우로 분노가 쌓여 가던 무신들은 세상을 뒤집어엎을 기회만 호시탐탐 엿본다. 그러다 마침내 왕이 절로 행차하는 틈을 타 정변을 일으킨다. 그 바람에 문신과 무신은 하루아침에 처지가 뒤바뀐다. 비록 어른들은 원수가 되어서 서로 칼을 겨누지만, 두남이와 윤재는 그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우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 마지막의 연등 장면에서는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다 함께 더불어 살기를 꿈꾸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오롯이 담아낸다.
너나없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무신정변은 고려 전기에 문벌 귀족에게만 집중되어 있던 권력을 넓은 계층으로 퍼뜨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 덕분에 이의민 같은 천민 출신의 장수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백성들은 자신들도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슴속에 품었다.
실제로 한동안은 신분이나 가문을 따지는 일이 줄어들고, 관리를 뽑을 때도 가문보다는 실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잡은 것은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행운이었을 뿐, 고려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일어난 변화는 아니었다. 신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풍토에 맞서서 정변을 일으켰지만, 무신들 역시 권력을 손에 쥐자 자기들 이익을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심지어 무신의 친척과 고을의 수령들까지 가세해서 농민들의 땅을 함부로 빼앗거나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걷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결국 여기에 반발하는 농민들의 봉기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났다. 그리하여 고려 시대 가운데 무신 정권이 다스리던 시절에 우리 역사상 민중 봉기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안타깝게도 새롭게(?) 열린 세상에서마저 고려의 백성들은 계속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했던 것이다. ‘추천의 말’에서 배성호 선생님이 밝히고 있듯이, “문신이건 무신이건 백성들의 삶은 생각지 않고 서로 권력만 차지하려고 안달”을 하는 바람에 그 사이에서 살기 힘들어지는 건 언제나‘백성’들이었다.
크나큰 희생을 치르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위정자들의 이권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은 조금도 달라지는 것 없이 팍팍했던 그 시절의 모습이 천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전혀 낯설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자신의 권익을 챙기는 데만 욕심내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지도자가 그리운 요즘이다. 윤재와 두남이, 다녕이가 소망하는 것처럼, 너나없이 다 함께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이룰 수는 없는 걸까?
내용 소개
아버지를 욕보이다니
무신의 아들 두남이와 문신의 아들 윤재, 백정의 딸 다녕이는 허물없이 지내는 동네 친구들이다. 하지만 문신은 우대하고 무신은 업신여기는 풍조 탓에 시시때때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다. 어른들의 싸움이 곧잘 아이들의 싸움으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특히 윤재의 형 석재는 문신인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무신들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인다.
석재가 다녕이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하고 있는 꼴을 보니 백정의 자식인 듯한데, 윤재 너는 하다 하다 이제 저런 천것들과 어울리는 게냐!”
석재는 벌레 씹은 얼굴로 윤재를 바라보았다.
“쟤들은 내 동무야! 형이 뭔데 그래?”
그 말이 석재의 화를 돋우었다.
“뭐라고? 이 자식이!”
윤재가 씩씩거리며 석재를 노려보았다.
“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르나 본데, 이 나라는 신분의 높고 낮음이 엄격한 나라야. 그런데 그게 무너지면 나라가 어찌 되겠니? ……너희는 철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 나라가 이토록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도 우리 가문과 같은 문신 관료들이 정치를 잘 펼친 덕분이지. 그런데 무신인 네놈 아비는 뭘 했냐? 폐하의 신하라고 다 같은 관리가 아니야. 무신은 하늘, 무신은 땅이라고!” -18~19쪽에서
석재가 제 동무한테 지껄였다.
“아무래도 이 늙은이는 정중부가 젊은 시절에 수염 자랑을 하다가 김부식의 자제한테 혼쭐이 난 일을 모르나 봐.”
“그러게 말이야. 원래 수염은 우리처럼 뼈대 있는 귀족 가문의 상징이지. 그런데 칼자루 들고 서 있을 힘도 없는 늙은 장수가 저렇게 수염을 매달고 있으니 말이 돼?”
석재가 뒷짐을 지고 늙은 장수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약이 바짝 오른 장수는 주먹을 높이 쳐들었다.
“이놈들! 아무리 무신이 푸대접받는 세상이 됐다지만, 너희 같은 조무래기한테까지 당할 성싶으냐? 이노옴!”
“에헤, 기운을 아끼시오. 그러다 오늘 황천길이라도 가면 어쩌시려고. 그나저나 가위도 없고 낫도 없으니 이를 어쩐다? 에라, 그냥 손으로 확 뽑아 버리자.”
석재의 손이 순식간에 장수의 수염을 잡아챘다. -47~49쪽에서
불길한 예언
무신에 대한 차별 대우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임금은 별궁과 정자, 사찰 등 놀이터를 짓고는 거의 매일 문신들과 놀이를 즐기고 술판을 벌였다. 그때마다 무신들은 배를 쫄쫄 곯은 채 임금과 문신들의 놀이판에 경비를 서는 호위병 노릇을 해야 했다.
“밖에서 종일 고생하고 들어오셔서는 왜 남은 기운을 애한테 쏟아붓고 그러셔요? 시장하실 텐데 어서 들어가셔요.”
어머니가 급히 마당으로 내려서며 말했다.
“흐험! 안 그래도 지금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게 생겼네.”
두남이는 그제야 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보았다. 요즘 들어 아버지는 낯빛도 어둡고 주름살도 늘어 가는 것 같았다.
“아니, 왜요? 궐에 무슨 중한 일이라도 있었나요?”
어머니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거면 이렇게 분하지는 않지. 입으로 들어간다고 다 음식인가? 다 식은 밥덩이에 멀건 장국 한 그릇이 다 뭔가? 내 더러워서 밥상을 확 뒤집어엎어 버렸네.”
아버지는 정말로 밥상을 뒤집어엎는 시늉까지 했다.
“문신들은 하는 일 없이 폐하 옆에서 아양이나 떨며 기름진 고기를 배불리 먹는데, 우리는 개 취급이라니! 복장이 터져서 살 수가 없네. ……문신들의 세상이 천년만년 갈 줄 알고? 헛! 그럴 순 없지. 암, 그렇고말고.”
두남이는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28-30쪽에서
문신의 관모를 쓴 자는 모조리 죽여라
문신들과의 지나친 차별 대우로 분노가 쌓여 가던 무신들은 세상을 뒤집어엎을 기회만 호시탐탐 엿본다. 그러다 마침내 왕이 절로 행차하는 틈을 타 정변을 일으킨다. 그 바람에 문신과 무신은 하루아침에 처지가 뒤바뀐다. 윤재네 가족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쫓기는 신세가 되고, 두남이 아버지는 개선장군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문신의 집을 빼앗아 차지한다.
두남이는 윤재의 손을 꽉 붙잡았다. 윤재가 느끼는 두려움이 두남이의 손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십자거리에 다다르자 여기저기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집들이 보였다. 문신 귀족들이 살던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이 불길에 힘없이 허물어졌다. 여기저기서 집들이 불타고 부서지고 무너져 내렸다. 그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 같았다. 불길에 휩싸인 집 주변에서는 사람들의 통곡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이놈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두남이는 윤재의 손을 더 꽉 잡았다.
“어머니, 흑흑. 혀엉, 흑흑.”
윤재의 입에서 울음이 새어 나왔다. 집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어머니와 형을 생각하니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아, 아버지. 제발, 제발 무사하셔야 해요.’
아침에 붉은 관복을 입고 관모를 반듯하게 쓰고 집을 나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저기 문신의 관모를 쓴 자가 도망간다! 죽여라! 끝까지 쫓아가서 죽여라1”
말을 탄 장수들이 가리키는 곳마다 칼과 창이 내리꽂혔다. -73~76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홍기운
어렸을 때 일기 쓰기, 독서 감상문 쓰기, 글짓기 숙제를 가장 열심히 했어요. 어린이 잡지에 보낸 동시가 뽑혀 하모니카를 받았을 때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기자, 방송 작가, 학습지 편집자 등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지금은 가족 중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을 주는 강아지 ‘행복이’와 함께 살면서 어린이 책을 쓰고 있어요. 그동안 쓴 책으로 《달려라 아빠 똥배》《짠돌이, 지갑을 열다》《엄마 출입 금지》《꿀벌들아 돌아와》 등이 있어요.
목차
아버지를 욕보이다니
불길한 예언
하늘이 정한 이치라고?
늙은 장수의 수염을 뽑다
분노가 하늘을 찌르다
흥왕사 행차 날
문신의 관모를 쓴 자는 모조리 죽여라
우리 집으로 가자
사라진 형제
송악산 도깨비불
《문신의 나라 무신의 나라》 제대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