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보물창고 동화 시리즈 28권.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어린이 잡지「어린이」에 발표된 작품으로, 방정환의 동화 중에서도 탐정소설 형식으로 쓰여 재미를 한껏 더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거대 범죄 조직 ‘칠칠단’에 잡혀 있는 여동생을 구해 내고, 칠칠단의 음모를 풀어나가는 남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상호는 동생 순자를 구하기 위해 중국에까지 곡마단 단장을 쫓아가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칠칠단의 소굴에 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때로는 기지를 발휘하고 때로는 날렵한 몸을 이용하여 위기에서 탈출한다.
출판사 리뷰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에게 다시 찾아온 ‘소파 방정환’의 탐정소설5월 5일 ‘어린이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이날을 만든 소파 방정환일 것이다. 평소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미래 사회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밝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라 마지않았던 방정환은 생전에 어린이 문화 운동에 앞장섰고,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어린이≫ 잡지를 창간하여 일제강점기라는 암흑기를 살아간 우린 겨레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다. 또한 방정환은 동화구연에도 특별한 재주가 있었는데, 그가 이야기를 들려주면 사람들은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고,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에 한 세기를 건너뛰어 우리 어린이들에게 다시 찾아온 탐정소설 『칠칠단의 비밀』 역시 방정환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이 잘 나타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칠칠단의 비밀』은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어린이 잡지 ≪어린이≫에 발표된 작품으로, 방정환의 동화 중에서도 탐정소설 형식으로 쓰여 재미를 한껏 더한 작품이다. 잠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흥미진진한 사건 전개로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이 탐정소설은 요즘 어린이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도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새로이 펴낸 『칠칠단의 비밀』은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화가 양상용의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돋보이는 책이다. 그동안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김치는 영어로 해도 김치』, 『까마귀 오 서방』 등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그린 화가답게 시대상을 충실히 재현하고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그림은 방정환의 탐정소설을 읽는 맛을 배가시킬 것이다.
지금도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는 ‘어린 영웅’방정환 탐정소설 『칠칠단의 비밀』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거대 범죄 조직 ‘칠칠단’에 잡혀 있는 여동생을 구해 내고, 칠칠단의 음모를 풀어나가는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 상호는 동생 순자를 구하기 위해 중국에까지 곡마단 단장을 쫓아가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칠칠단의 소굴에 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때로는 기지를 발휘하고 때로는 날렵한 몸을 이용하여 위기에서 탈출한다.
소파 방정환은 이처럼 용감한 소년을 통해서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절망에 빠져 있는 동포들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려 했다.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방정환의 마음이 우리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듯 『칠칠단의 비밀』의 주인공 상호도 ‘어린 영웅’으로 여전히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 어린이들은 일제강점기의 어린이들이 그랬듯이 ‘어린 영웅’ 상호의 모습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절름발이는 문 앞에 서서 전후좌우를 휘휘 둘러보더니,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 줄 알고 안심한 듯이 문 앞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그러자 대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한 사람이 내다보고 무어라 쑤군쑤군하는 것 같더니, 절름발이는 안으로 쑥 들어가고 무거운 문은 다시 굳게 닫혔습니다.
“저놈의 집이 까닭이 있는 집인 모양이군!”
두 사람은 우두운 구석에서 뛰어나와 그 이상한 벽돌집을 두루 살피기 시작하였습니다.
상호는 순자의 손을 잡고
“자, 어서어서!”
하고, 잡아당기면서 저편 방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는 땅속 길로 통하는 구멍이 뚫여 있었습니다.
“아무 염려 말고 내 뒤만 따라 오너라.”
상호는 앞에서 휘장을 헤치고는 머리와 허리를 굽혀 좁다란 구멍으로 기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순자도 오빠를 따라가는 기쁨에 무서운 것도 괴로운 것도 다 모르고, 오빠의 뒤를 따라 부지런히 기어갔습니다.
(중략)
나가던 것을 멈칫 중지하고 몸을 웅크린 상호는, 어둠 속에서도 머리가 아찔하고 온몸에 얼음물을 끼얹는 것같이 저렸습니다.
공교롭기도 하지요. 이 땅속 길에서 머리를 맞부딪히게 되니, 이 노릇을 어찌 하겠습니까?
작가 소개
저자 : 방정환
1909년 매동보통학교에 입학, 이듬해 미동보통학교로 전학하여 1913년에 졸업하였다. 그 해 선린상업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이듬해 가정 사정으로 중퇴하였다. 1917년손병희(孫秉熙)의 딸 손용화(孫溶嬅)와 결혼하였다. 그 해에 청년운동단체인 ‘청년구락부(靑年俱樂部)’를 조직하여 활동하였다.1918년 보성전문학교에 입학, 이듬해인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독립선언문을 배포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1주일 만에 석방되었다. 1920년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 철학과에 입학하여 아동예술과 아동심리학을 연구하였다. 1921년김기전(金起田)·이정호(李定鎬) 등과 함께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소년운동을 전개하였다.1922년 5월 1일 처음으로 ‘어린이의 날’을 제정하고, 1923년 3월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아동잡지 『어린이』를 창간하였다. 이 잡지는 월간으로서 일본 동경에서 편집하고 서울개벽사(開闢社)에서 발행을 대행하였다. 같은 해 5월 1일에 ‘어린이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어린이날의 약속’이라는 전단 12만장을 배포하였다. 1925년에는 제3회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동화구연대회(童話口演大會)를 개최하였다.1928년에 세계 20여 개 나라 어린이가 참가하는 ‘세계아동예술전람회’를 개최하였다. 방정환이 남긴 작품은 번안물이 대부분이다. 원문의 뜻과 흐름을 손상시키지 않고 외국어의 장벽을 무난히 돌파하여 동화 번안작가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 그가 번안 내지 개작한 동화들이 지닌 일관된 특징은 풍자와 해학의 정신과 교훈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다시 말하자면 종래의 유교도덕에 얽매어 있던 어린이들을 어린이다운 감성으로 해방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감성 해방은 시대적 상황과 결부되어 그들을 웃기기보다는 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웬일인지 별 하나/보이지 않고/남은 별이 둘이서/눈물 흘린다.”(형제별)와 같은 동요에서 이러한 모습은 잘 나타나고 있다.생전에 실천하고 남긴 업적을 간추려보면, 첫째로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최초의 아동문화운동가요, 사회운동가였다. ‘소년입지회(少年立志會)’의 조직과 3·1독립운동 참가, ‘천도교소년회’결성 및 육성이나, 아동을 ‘어린이’라는 용어로 ‘늙은이’·‘젊은이’와 대등하게 격상시킨 일 및 아동문제연구단체인 ‘색동회’ 조직, ‘어린이의 날’ 제정 등이 그것을 입증한다.둘째로 번안 및 개작작가·동화작가·동화구연가·아동잡지 편집인으로서의 업적이다. 『사랑의 선물』(개벽사, 1922)을 비롯한 본격적인 개작 번안, 창작동화를 남기며 최초의 대표적인 구연동화가로 활약하고 『어린이』지를 통하여 윤석중(尹石重)·이원수(李元壽)·서덕촌 등 아동문학가의 발굴, 육성에 힘썼다.셋째로 아동들을 소박하고 천진난만하며 순진무구하게 보고 감상적·관념적·권선징악적인 작품을 통해서 그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린이의 현실적·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종래의 전통적인 부당한 대우를 시정하여 감성 해방(동심 회복)을 하려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그러므로 그는 금세기 우리나라의 지사(志士)요, 선구적 언론인이요, 교육자요, 문학가로 불려야 마땅한 인물이다.
목차
1. 곡마단의 오누이 꽃 / 2. 슬픈 신세 / 3. 이상한 노인 / 4. 새로운 걱정과 설움 / 5. 어두운 밤에 / 6. 도망 도망 / 7. 거리에서 울면서 / 8. 뜻밖에 뜻밖에 / 9. 힘으로보다 꾀로 / 10. 자전거로 충돌 / 11. OO동 354 / 12. 계교! 계교! / 13. 경찰서 힘으로 / 14. 맞닥뜨린 불행 / 15. 중국으로 중국으로 / 16. 외로운 활동 / 17. 대문 앞에서 / 18. 이상한 편지 / 19. 봉천의 깊은 밤 / 20. 계교와 계교 / 21. 이상한 암호 / 22. 무서운 모험 / 23. 문에서부터 / 24. 무서운 칠칠단의 떼 / 25. 무서운 죄악 내용 / 26. 이상한 보고 / 27. 땅속의 비밀 출입구 / 28. 마굴을 빠져나와 / 29. 나다! 상호다 / 30. 귀신 같은 계책 / 31. 땅속의 비밀 길로 / 32. 단장! 단장! / 33. 그리운 고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