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민들레와 나비 한 살이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성장과 우정의 의미를 따뜻하고 정답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은 민들레와 애벌레 두 친구의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친구란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민들레와 애벌레 한 살이 속에 풀어낸 성장 이야기
봄이라, 흙 한 줌만 있으면 잘도 피어나는 민들레꽃이 지천입니다. 쉽게 볼 수 있어 친숙하면서도 예쁘고 정겨운 민들레 꽃. 민들레는 봄에 활짝 꽃을 피운 채 한 달 남짓 있다가 꽃잎을 떨어뜨리고 꽃씨를 답니다. 꽃씨를 단 민들레는 꽃대를 꼿꼿이 세우고 바람을 기다려 꽃씨를 날려 보내지요.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로 흩어진 꽃씨는 땅에 묻힌 채 다음 해 봄까지 기다려 다시 한 포기 민들레꽃으로 피어납니다. 한 자리에 붙박여 한 치도 움직이지 못하는 민들레가 천지로 잘도 퍼져나가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고, 곳곳에서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푸른 이파리들이 무성한 계절, 나비 애벌레는 부지런히 이파리들을 갉아먹고 몇 차례 이어지는 탈피를 거치며 몸을 키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번데기로 변한 채 꼼짝도 않고 한참을 있지요. 하지만 번데기 속에서는 소리없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꿈틀꿈틀 기어다니던 애벌레가 날개를 단 나비로 변신하는 놀라운 일이요! 마침내 화려한 단 날개를 단 나비가 갑갑한 번데기 껍질을 벗어던지고 너울너울 날아오릅니다. 신비롭기 그지없는 일이지요.
《민들레와 애벌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민들레와 나비 한 살이 위에 성장과 우정 이야기를 풀어놓는 책입니다. 작가 김근희 선생님은 남편 이담 선생님과 함께 태평양을 오가며 미국과 한국에서 그림책 창작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분이지요.《민들레와 애벌레》는 최근 들어 직접 글을 쓰고 그리고 있는 작가의 창작 열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림책입니다. 민들레와 나비 한 살이에 담긴 성장과 우정의 의미를 잘 건져내 따뜻하고 정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로 도우며 커가는 우정 이야기
이야기 속 민들레는 언덕 너머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한 자리에만 붙박여 꼼짝도 못하는 처지. 그런데, 마침 애벌레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호기심 많은 민들레 앞에 친구가 나타난 것이지요!
애벌레는 날마다 민들레를 찾아와 쉬고, 꿈틀거리는 몸으로 부지런히 다니며 본 세상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민들레는 애벌레 친구 덕분에 심심치가 않습니다. 게다가 붙박이 처지를 슬퍼하는 민들레한테 애벌레는 민들레 씨앗이 나는 걸 보았다며, ‘너도 날 수 있다’고 희망까지 품게 해주었지요.
하지만, 친구라고 늘 같이 있을 수는 없는 법. 애벌레는 더 자라기 위해서 오랜 잠을 자러 민들레 곁을 떠나야 합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지요.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이, 민들레도 점점 꽃잎을 떨구고 하얗게 꽃씨를 만들며 모습이 변해 갑니다. 친구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또 알아보지 못하면 어떡하나,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음을 주고받던 친구와 헤어진다면 그리운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은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요. 친구란 그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민들레한테 애벌레도 그처럼 소중한 존재였지요.
어느 날, 꽃잎이 다 떨어지고 얼굴 가득 허옇게 꽃씨를 단 민들레 앞에 나비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하얀 줄무늬 나비로 새로 태어난 애벌레였지요. 두 친구 모두 떨어져 있는 동안 모습이 달라지고 어른이 된 것입니다.
줄무늬 나비로 변한 애벌레와, 꽃씨를 달고 하늘을 날 준비를 마친 민들레는 서로에게 너무나 멋진 모습입니다. 스스로는 잘 모르지만, 달라진 모습이 멋있다고 감탄할 줄 아는 눈을 가진 게 친구니까요.
나비가 된 애벌레는 날 준비를 마친 민들레한테 같이 날아오르자고 격려합니다.
“민들레야, 너도 하늘을 날 때가 되었어. 우리 함께 세상 구경을 떠나자. 자, 나를 따라서 하늘로 날아올라와 봐.”
나비가 날개를 파닥거리자 민들레 씨앗이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엇, 날아오르네?”
민들레 씨앗은 바람을 탔어요.
- 본문 40쪽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민들레 씨앗은 친구와 함께 궁금했던 세상 구경을 신나게 합니다. 그리고 다시 살포시 내려앉아 봄을 기다립니다. 봄이 오고, 씨앗이 움터 민들레꽃이 핍니다.
친구의 존재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물론 민들레한테 애벌레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민들레는 민들레대로, 애벌레는 애벌레대로 분명 다 씨앗이 되고,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붙박이 민들레한테 애벌레 친구가 없었다면, 씨앗으로 날 희망도 없이 슬퍼하기만 했을 테고, 바람을 타고 힘차게 날 용기를 내기가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다시 땅에 묻혀 건강하게 꽃을 피워내는 일이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민들레한테 애벌레 친구는 다시 꽃을 피워내는 데 꼭 필요한 소중한 존재였던 겁니다.
친구가 좋다는 건 아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친구는 하교길 발걸음을 쓸쓸하게도 만들고, 또 신나게도 만들어주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민들레와 애벌레 두 친구의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친구란 그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칠 겁니다.
아이들은 차츰 그런 깨침이 친구란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때로 스스로는 잘 모르는 일도 친구는 거울이 되어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비춰주고 발견하게 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해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뜻한다는 것을요. 어릴 때 머리나 마음속에 어렴풋이라도 들어와 앉은 것은 아이와 함께 자랄 테니까요.
민들레와 애벌레의 감정을 섬세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은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끌 듯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작가가 얼마나 민들레와 애벌레에 교감했는지 알 만한 대목입니다.
“민들레야, 너도 하늘을 날 때가 되었어. 우리 함께 세상 구경을 떠나자. 자, 나를 따라서 하늘로 날아올라와 봐.”
나비가 날개를 파닥거리자 민들레 씨앗이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엇, 날아오르네?”
민들레 씨앗은 바람을 탔어요.
작가 소개
저자 : 김근희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미국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폭죽 소리》는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전시 작품으로 선정었되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서》는 미국 학부모협회선정도서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민들레와 애벌레》, 《장승 이야기》, 《겨레 전통 도감 살림살이》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