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60년대, 공부가 죽기보다 싫어서 늘 반에서 꼴찌 언저리를 맴도는 소년 태호의 성장기. 목포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토대로 쓴 청소년 소설로, 농촌 지역을 끼고 있는 항구도시 목포의 몇 십 년 전 아이들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배고프면 얻어먹고 아무 곳에나 쓰러져 잠자고 깡통 하나 들고 나서면 천하에 부러울 것 없는" 거지를 동경하는 태호는 '각설이 타령'을 부르다 아버지에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두들겨맞기도 하지만 공부만은 절대 싫다는 아이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받아온 막걸리를 홀짝홀짝 마시고, 베트남에서 돌아온 옆집 큰형 앞에 앉아 전투 이야기를 해 달라며 눈을 빛내고, 빨랫줄에 걸린 친구 누나의 하얀 브레지어를 보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태호와 태호를 둘러싼 사람들, 태호가 살던 시대의 이야기가 해학 넘치게 펼쳐진다.
학교 앞 오곱장수에게 코 묻은 동전을 몽땅 털리기 일쑤이고, 낙타표 캐러멜 하나를 아끼고 아끼며 녹여 먹는 아이들이 살던 시절, 물질적으로 큰 부족함 없이 자라는 요즘과 달리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했던 시절의 이야기. 그럼에도 아이들만의 꿈, 아이들만의 고뇌는 요즘 아이들의 것과 다르지 않다."지리구 지리구 잘헌다. 품바허고는 잘헌다. 네 선생이 누군지 나보다도 잘한다. 시전 서전을 읽었는지 유식허게도 잘헌다. 논어 맹자를 읽었는지 대문대문 잘헌다."품바 흉내를 내다 보니 재미가 났다. 마루에 걸린 수건을 꺼내 와 머리에 질끈 묶고 본격적으로 주전자를 두드리며 절름절름 걷는 거렁뱅이 흉내를 냈다. -본문 41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양호
19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작품집으로 『북극성으로 가는 문』(실천문학) 『까마귀의 섬』(작가) 『사랑이여, 영원히』(에듀북스) 『베트남, 베트남』(작가) 『내 어릴 때 꿈은 거지였다』(사계절) 『호랑이 눈썹』(화남출판사) 등. 2012년 현재 숭의여자대학 미디어문예창작 전공 교수.
목차
족보가 머시여
내짝꿈 문경이
꼬마 사기꾼
거지 점쟁이
달콤한 거짓말
내 어릴 때 꿈은 거지였다
돼지비계 김치찌개
월남에서 돌아온 문경이 큰 형
훔친 브래지어
쏟아져 버린 쌀 봉지
아버지 고향은 첩첩산골
사랑방 손님들
꼬꼽쟁이 할아버지
별이 눈 똥, 별똥별
옻나무
들켜 버린 도둑질
내가 제일 하기 싫은 건 공부였다
주경이 누나의 살품
낙타표 캐러멜
믿는다 선생님
휘파리 골목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무언가 열심히 해봐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 유세
그 때를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