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거리의 거북이 13권. 위안부로 끌려가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은주와 같은 시기, 731부대에서 일하며 괴로워하던 일본 청년 미오의 이야기다. 이 책은 할머니들의 빼앗긴 날들을 이야기로 담아 나지막이 들려주고 있다. 특히 할머니들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듯 사진 위에 물감을 덧대어 그린 장경혜 작가의 그림은 가슴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는 그 당시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731부대에서 자행한 잔인한 실험에 가담하면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괴로워하던 미오는 은주를 통해 731부대의 잔인한 실상을 알리려 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전쟁이 끝나고 낯선 타국에 버려진 은주는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먼저 떠난 동무가 남긴 만년필로 적어 내려간다.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미오는 그동안 외면하고 살았던 한국의 소녀상을 찾는데….
출판사 리뷰
“내 나라에 세운 소녀상을 치우라니,
아직 식민지 시대인 줄 아는가 보지요?“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래서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습니다.”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어요.”이 책은 위안부로 끌려가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은주와 같은 시기, 731부대에서 일하며 괴로워하던 일본 청년 미오의 이야기입니다. 731부대에서 자행한 잔인한 실험에 가담하면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괴로워하던 미오는 은주를 통해 731부대의 잔인한 실상을 알리려 합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전쟁이 끝나고 낯선 타국에 버려진 은주는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먼저 떠난 동무가 남긴 만년필로 적어 내려가지요.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미오는 그동안 외면하고 살았던 한국의 소녀상을 찾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맨발에 까치발을 든 채 앉아 있는 단발머리 은주와 조우합니다.
그 시절이 끝나지 않았기에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긴 세월, 위안부 할머니들은 아픈 역사를 반복하게 해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꺼내어 증언하고, 또 증언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한 분 두 분 떠나시고 이제 남아 계신 할머니는 단 38명.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한 짓이 아니다, 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 땅에 우리 국민이 한 푼 한 푼 모아 건립한 소녀상을 치우라고 외교적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의 사죄 한마디를 기다리며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수요일마다 집회에 나가 싸우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묻습니다.
“아직도 식민지 시대인 줄 아나 보지요?”
이 책은 할머니들의 빼앗긴 날들을 이야기로 담아 나지막이 들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듯 사진 위에 물감을 덧대어 그린 장경혜 작가의 그림은 가슴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는 그 당시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주어요.
새가 되어, 바람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치던 위안부 이찌에, 은주는 이제 우리 곁에 소녀상으로 남았습니다. 그 시절이 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지, 그 작은 소녀상을 왜 지켜내야 하는지, 독자의 응답을 기다립니다.
이건 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에요. 나라는…… 나라는 백성을 돌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나를 돌봐 줄 조선은 없어요.
해야 할 일을 피해 도망치면 칠수록 발버둥 치면 칠수록 쏟아지는 건 몽둥이와 채찍이었고 갚아야 할 빚만 늘어났어요. 머리가 깨지고 다리가 부러졌다고 봐 주지 않았어요. 치료비와 약값 역시 고스란히 위안부들의 빚으로 남았지요. 몸이 아파 일하지 못하는 날은 하루에 5원씩 빚으로 쌓였어요. 이 사실을 몰랐던 나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일을 쉬었다가, 600원이었던 빚이 열흘 만에 650원이 되었어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지나고 또 다른 하루가 지나갔지요.
“내가 이 손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였어.”
“…….”
“이 손이 말이야, 어떤 손인 줄 알아? 두 눈 똑바로 뜨고 살려 달라고 외치는 사람을 죽였어. 오늘 처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였어. 이 손으로……. 나, 미오 유타카가 사람을 죽였다고…….”
두 손으로 감싸 쥔 머리를 침대 위에다 박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동료들은 조금씩 미쳐 가고 있었다. 나 역시 이들처럼 미쳐 가고 있다.
“난 죽일 마음이 전혀 없었어.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 명령 알지? 거기 서.”
조선인 위안부가 문을 열고 도망쳤다. 뒤따라 나가는데 방마다 위안부들이 지르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내가 무슨 짓을 하려던 거지?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끌려온 여자들. 도망치던 조선인 위안부 이찌에가 군홧발에 차이고 있었다.
작가 소개
저자 : 장경선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자유문학]에 청소년 소설이 당선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그동안 쓴 책으로 《제암리를 아십니까》《나무 새》《김금이 우리 누나》《나는 까마귀였다》《하얀 오렌지》《황금박쥐 부대》등이 있어요.
목차
제1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어요
괜찮다, 다 괜찮다
나는 바람이 좋아요
덫을 놔야겠어
비구니 스님
양심과 양식
조선 최고의 가수가 될 거야
새 주인
알 수 없는 길
해골들의 행렬
내 방
무서운 꿈
순이의 죽음
거래
나는 바람이야
하얼빈의 서양 남자
긴 하루
비밀 쪽지
비밀 공책의 주인
마지막 인사
탈출
주동자 색출
마사오 중위
사라진 공책
고기 잔치
불타는 731부대
도망치는 다나카
마지막 선물
미오의 편지
화상 입은 여자
은주 이야기
제2부
731부대를 아시나요
짓지 않은 죄
731부대
동상 실험
이시이 시로 중장
마취 장난
다베 님 만세
위안부 소녀, 이찌에
세균 도기 폭탄
거래
자료의 무게 값
긴 하루
아돌프 아이히만의 죄
암컷 마루타
소년 마루타
협박
가면을 벗다
독가스 실험
비겁한 도망자
소녀와 작은 새
기억하고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