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대한치매학회 홍보대사 배우 박철민이 추천한 책!“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향한 막스의 사랑에
가슴 따뜻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배우 박철민
1.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유괴하게 된
가슴 따뜻한 막스의 사랑 이야기아홉 살 꼬마 막스는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웃고 떠들고 놀러도 가고 싶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기억을 잃어가는 병에 걸려, 요양원에 가 계세요. 할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면 막스는 버스를 타고 요양원까지 찾아가 커다란 문을 몇 번이고 두드려야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막스는 할아버지를 데리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몰래 외워둔 요양원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이용하기로 한 거예요. 과연 막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할아버지가 갈수록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진다고 했어. 지금처럼 엄마와 막스가 이따금씩 할아버지를 찾아뵙는 것도 앞으로는 힘들어질 거라고 하면서 엄마는 한숨을 쉬었지. 그때가 되면 옆에서 돌봐 주는 간병인이 꼭 있어야 한다고도 했어.
“내가 돌봐 드리면 안 돼?” 막스가 물었어.
“언제, 학교 점심시간에?” 엄마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어. “미안하다, 막스. 네가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하는 건 알아. 하지만 요양원에 가 계신다고 해도 찾아뵐 수는 있잖아. 요양원이라고 해서 세상의 끝은 아니야.”
‘아냐, 엄마가 틀렸어.’ 이제 막스는 현관문을 소리가 나지 않게 슬며시 닫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어. ‘요양원은 세상의 끝이야.’
“누구냐 너는?”
“산타클로스요.” 막스가 말했어.
“말도 안 돼.” 할아버지가 씰룩 웃었어. “너는 내 손자잖아.”
“네, 막스예요.”
“그렇지.” 할아버지는 막스의 어깨 너머를 바라보았어. “네 엄마는 어디 있니?”
“일하러 갔어요.”
“아빠는?”
“아빠는 돈 벌러 간다고 멀리 떠나고서는 감감무소식이잖아요.”
“아참 그렇지, 그놈의 돈.” 할아버지는 읽던 신문을 덮었어. “너는 이렇게 아침 일찍 여기는 왜 온 거야?”
“할아버지를 데려가려고요.” 막스가 말했어. “우리 도망가요.”
“도망을 가자고?” -본문 중에서
2. 할아버지와 탈출하다!어느 여름날, 저 멀리 보이는 야트막한 동산을 헐레벌떡 뛰어가는 소년과 할아버지가 보여요. 가만히 보니 뒤에 한 사람이 더 있네요. 슈나이더 선생님이에요. 세 사람은 어디로 뛰어가는 걸까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사실은 사람들이 이 세 사람을 쫓고 있어요. 세 사람은 지금 도망가는 중이에요. 오늘은 막스가 할아버지를 유괴한 날이거든요!
“네가 학교는 가지 않고 할아버지를 유괴한 것을 엄마가 알면 걱정할 거다.”
막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 엄마가 걱정할 것도 분명 문제이기는 하지만, 막스는 할아버지의 건망증이 더 불안했거든.
“엄마는 내가 할아버지하고 소풍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도 그건 허락하지 않아요!” -본문 중에서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어. 두 명의 간병인과 두 명의 경찰관 그리고 엄마가 나타났지. 엄청 화를 내면서도 무척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그러자 모든 것이 갑자기 빨라졌어. 막스는 무작정 뛰기 시작했어. 영화를 보면 범인은 경찰을 보자마자 달아나니까. 할아버지도 막스를 따라 뛰었어. 할아버지는 손자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니까. 그리고 슈나이더 선생님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모두 뛰니까 선생님도 따라서 뛰기 시작했어. -본문 중에서
3. 독일에서 극찬을 받은 아동청소년 문학 대표 작가의 작품저자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은 독일을 대표하는 아동과 청소년 문학 작가입니다. 2013년에는 안드레아스의 작품 전체를 기념하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지요. 그런 그가 이번에는 그림 작가 넬레 팜탁과 함께 아름다운 조손 이야기를 동화로 펴냈습니다. <내가 할아버지를 유괴했어요>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손자의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의 잃어가는 기억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감동적인 이야기로 표현했습니다.
어느새 몰려온 구름이 해를 가렸어. 돌연 주변이 빛을 잃고 어두컴컴해졌어.
“무서워요.” 막스가 말했어.
“뭐가?”
“내가 할아버지에게 ‘기억나요?’ 하고 물으면 언젠가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를 거잖아요. 그리고 언젠가는…… 나를 사랑한 것도 잊어버릴 거고요.”
“막스.” 할아버지의 큼직한 손이 막스의 어깨를 가볍게 잡았어.
“걱정하지 마라. 너는 무서워할 것이 없어.” 또 다른 손은 숲 위에 떠 있는 말간 달을 가리켰어. “달은 볼 수는 없지만 항상 있다는 걸 너도 이제 알잖아?”
막스는 고개를 끄덕였어.
“좋아, 더는 알지 않아도 돼. 정말이지 그 이상은 알 필요가 없단다, 알았지?”
막스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어.
해가 이 순간 다시 나오면 좋으련만, 구름은 사라지지 않았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