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나라처럼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18살 소년 퍼거스의 이야기이다. 퍼거스는 영국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감옥에 들어간 형을 위해서 폭탄을 국경너머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형은 감옥에 들어간 뒤, 단식 투쟁을 하면서 점차 죽음에 이르고 있고 이로 인해 퍼거스는 형이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18살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무거운 의무를 안게 된다. 형의 단식투쟁을 지지하는 아버지와 괴로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소년은 오로지 형의 죽음만이 찾아 오지 않기를 바란다.
분단의 역사와 식민지의 기억 그리고 가난과 함께 하는 아일랜드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나라의 미래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부딪히고 그 부딪힘이 극단적으로까지 등장하고 있는 소설의 배경은, 비슷한 역사를 살아왔고 또 분단되었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그들과 같은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퍼거스의 이야기와 함께 교차되어 전개되는, 2000여년 전 철기시대를 살았던 멜은 부족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되어 공동체 앞에서 서있는 청소년의 모습을 또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민족을 위해, 부족을 위해 살아가는 두 소년, 소녀의 모습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출판사 리뷰
2009 카네기 메달 수상! 비범한 작가, 비범한 사람 시본 도우드가 전 세계 청소년에게 남기고 간 선물
남북이 분단된 또 하나의 나라, 아일랜드의 분쟁 지역을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 유작으로서는 최초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작품이다. 사춘기 청소년이 겪는 내적인 갈등을 당대의 정치적 갈등과 연결시키는 데 성공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래도 죽지 마!』를 남겨놓고, 은빛 조각이 되어 세상을 뜬 작가는 개인에게 강요된 희생과 인간 영혼의 굴하지 않는 힘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삼촌과 함께 구덩이를 파던 18살의 퍼거스는 예상치 못한 발견에 심장이 멎을 것만 같다.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습지에 묻혀 있는 여자아이의 시체! 아이는 IRA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퍼거스는 자신을 둘러싼, 혼돈의 세계에 깊숙이 휘말린다. 감옥에서 단식 투쟁 중인 형, 두근거리는 감정으로 다가오는 코라, 아일랜드 분쟁 때문에 서로를 할퀴는 엄마와 아빠. 퍼거스의 꿈속에 가녀린 목소리가 찾아오던 날, 습지에서 발견된 아이의 비밀도 하나씩 벗겨지기 시작하는데…….
한평생 옥중에 수감된 작가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온 힘을 쏟느라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작가적인 역량을 희생해야 했던 영국 작가 시본 도우드. 자신의 몸속에서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이 자라고 있을 무렵, 그녀는 비로소 펜을 잡기 시작한다. 작가가 투혼을 불사르며 써내려간 네 권의 책 가운데 하나인 『그래도 죽지 마!』에는 청소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엿보인다. 작가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물한다. 개인의 문제로만 침잠하지 않기를, 가족과 민족,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기를, 따뜻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우리와 닮은 꼴 아일랜드, 그곳에서 전해오는 유의미한 메시지
아일랜드는 우리와 많이 닮았다. 다른 나라로부터 오랜 시간 지배를 당한 식민지의 경험, 배고픔으로 점철된 잊지 못할 가난의 기억, 스스로를 가장 슬픈 민족이라고 여기는 일종의 ‘한’까지. 『그래도 죽지 마!』에서 보여주는 아일랜드와 우리 민족의 공통점은 남과 북이 분단되어 겪는 비극이다. 남쪽의 아일랜드 공화국은 독립된 국가이지만,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의 통치하에 있다. 이로써 북아일랜드에서는 민족의 자유를 염원하는 사람들과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날을 세우며 피와 폭력이 난무한 분쟁을 종종 일으키곤 한다.『그래도 죽지 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이러한 상황에서 ‘민족을 배신할 것인가, 민족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문제는 남북이 분단된 또 하나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줄 것이다.
자기 안으로의 침잠을 벗어나, 보다 큰 것을 고민하게 하는 소설
『그래도 죽지 마!』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하나는 1981년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18살 퍼거스의 이야기, 또 하나는 2000여 년 전 철기 시대를 살았던 여자아이 멜의 이야기이다. 두 주인공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며, 서로 간의 연결 고리를 적절하게 이어간다. 북아일랜드의 자유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퍼거스, 부족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된 멜. 시대는 다르지만 둘은 어쩌면 공동체라는 거대한 힘 아래 놓인 운명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 소설은 반항, 가출, 성적, 폭력 등 개인의 내적 고민으로 한없이 침잠하는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들에게 강렬한 구원의 손길을 뻗는다. 공동체의 운명이 나의 운명과 별개가 아님을, 공동체의 운명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음을 제안하며! 독자들은 퍼거스의 머릿속을 뒤흔드는 거대한 고민들을 내 것인 양 함께 보듬어 안음으로써 보다 크고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지한 주제, 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소설
『그래도 죽지 마!』는 사뭇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무겁거나 어둡게 그려져 있지 않다. 정치적인 갈등과 개인의 희생, 인간의 나약함, 사랑과 죽음이라는 주제가 씨줄이라면, 작가의 탁월한 유머 감각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동감 있는 대사, 아름다운 문장력이 날줄이 되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다. 죽음을 앞둔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 곳곳에 유머가 녹아 있고, 허를 찌르는 반전이 숨어 있어, 독자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긴장과 호기심을 늦추지 못할 것이다.
줄거리
1981년 어느 날, 삼촌과 함께 북아일랜드의 경계를 넘어 남쪽으로 내려간 퍼거스. 토탄을 캐려고 구덩이를 파던 참에 그는 한 여자아이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흠칫 놀란다. 처음에는 IRA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000여 년 전 철기 시대의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한편 퍼거스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의 접경지대를 가로지르며 비밀스럽게 꾸러미를 나르는 임무를 맡는다. 퍼거스는 꾸러미에 셈텍스라는 폭탄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여 몹시 주저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그의 형이자 IRA 단원인 조를 살리기 위한 일. 형이 지나친 단식 투쟁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며 퍼거스는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달리고 또 달린다. 아일랜드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는 형에게 아버지는 격려와 박수를, 어머니는 슬픔의 눈물을 보낸다. 혼란에 빠진 퍼거스는 ‘그래도 죽지 마!’라고 외치고 싶을 뿐. 형의 단식 투쟁은 하루하루 날을 더해가고, 피하고 싶었던 최후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는데…….
추천평
암울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 존재의 어두운 구석을 밝게 비추는 데 남다른 재능을 가졌다.
- 제이 코트 (카네기 메달 심사위원장)
작가 소개
저자 : 시본 도우드
1960년 영국 런던에서 아일랜드계 의사인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런던에서 성장했으나, 어린 시절의 많은 시간을 아일랜드에서 보냈다. 그녀는 런던 가톨릭문법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고전을 공부했다. 그리니치 대학에서 성과 민족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시본 도우드는 1984년부터 10여 년 동안 PEN(국제 펜클럽)에서 활동하며, 투옥된 작가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옥중 작품들을 모아 펴내는 한편, 예술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한다. 1990년, 그녀는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미국 PEN 자유창작위원회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였다. 또한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등지를 여행하며, 작가의 인권과 억압적인 정권에 대한 전문적이고 분명한 비판을 제기하였다. 1997년, 영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영국 PEN에서 활동하며, 감옥, 소년원, 지역 사회 등 소외 계층을 찾아가 다양한 독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4년, 그녀는 옥스퍼드 주의 아동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네 권의 주목할 만한 책을 썼다. 데뷔작인 『재빠른, 순결한 눈물(A Swift Pure Cry)』은 2007년 브랜포드 보스 상, 비스토 도서상, 셰필드 어린이도서상 등 문학상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킨다. 또한 2007년, 영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25명의 작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시본 도우드는 유방암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친다. 죽음이 임박했을 무렵 그녀는 ‘시본 도우드 트러스트’라는 자선 단체(www.siobhandowdtrust.com)를 설립하여, 자신의 책 판매로부터 얻는 수익 전액을 소외된 아동 및 청소년에게 책을 지원하는 데 써 달라고 유언한다. 그리고 시본 도우드는 2007년, 47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3개월 전 투혼을 불태워 집필한 『그래도 죽지 마!』(원제: Bog Child)는 ‘2009년 카네기 메달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유작으로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카네기 메달은 문학상 가운데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상금이 없으며, 잘 팔리는 책인지 아닌지의 상업적인 기준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아동과 청소년에게 좋은 작품인가만을 평가하는 영국도서관협회(CILIP) 사서들의 전문적인 안목에 의존한다. 시본 도우드를 대신하여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출판사 편집자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힌다. “시본이 더 빨리 글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 우리는 새로운 목소리를 내는 대단한 작가 한 명을 잃었다. 그녀에게 필적할 만한 작가를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책의 생명력을 믿었으며, 책이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는 데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던 시본 도우드, 그녀가 죽음의 순간에도 놓지 않았던 믿음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으면, 그 아이는 자유다.”
역자 : 설 흔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소년, 아란타로 가다』,『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등이 있으며, 해외 청소년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학을 통해 시공간이 다른 청소년들의 생각과 열망이 자연스럽게 소통되기를 바라며 작품을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