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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를 위하여 (반양장)
창비 | 청소년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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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창비 청소년문학 시리즈 30권. 생태주의 문학을 추구해온 저자 이상권의 작품으로 애벌레가 나방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련을 통해 자신의 삶이 지닌 의미를 발견해가는 ‘애벌레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 가진 거라곤 꿈틀대는 재주밖에 없는 미물이지만,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해 애벌레에게 고유한 성격을 부여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이 작품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삶과 죽음,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는 숲 속 산초나무 가지에서 깨어난 열세 마리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가 나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한 관찰과 생생한 묘사로 재현해냈다. 또한 애벌레 주변의 고양이나 사마귀와 같은 크고 작은 다른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해가는 이야기를 함께 다룸으로써 숲의 생명력, 삶과 죽음의 장엄한 순환을 드러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꿈틀거리는 애벌레에서 한 마리 나방으로 거듭나는 ‘애벌레 성장소설’
중견작가 이상권이 들려주는 숲 속 생명들의 삶과 죽음 이야기


생태주의 문학을 추구해온 작가 이상권의 첫 청소년소설이자 ‘애벌레 성장소설’인 『애벌레를 위하여』가 ‘창비청소년문학’ 30번으로 새로이 선보인다. 이상권 작가는 숲 속 산초나무 가지에서 깨어난 열세 마리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가 나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한 관찰과 생생한 묘사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또한 애벌레 주변의 고양이나 사마귀와 같은 크고 작은 다른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해가는 이야기를 함께 다룸으로써 숲의 생명력, 삶과 죽음의 장엄한 순환을 성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005년 출간된 양장본의 내용과 삽화를 그대로 살리면서 문학평론가 박경장의 친절하고도 깊이 있는 해설을 덧붙여 더욱 풍성한 개정판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애벌레를 위하여』는 작가의 말처럼 “애벌레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고, 그것을 재구성하고 상상력을 보태어” 쓴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눈뜬장님인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숲 속으로 인도해 숲의 언어인 냄새와 소리로 자연에게 말을 걸도록 합니다. 때로는 손으로 애벌레를 직접 만져보게도 하지요.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면, 애벌레 등에 돋은 돌기 같은 감각이 우리의 온몸에서 마구 돋아나게 합니다. 비로소 균형 있게 발달된 이목구비 감각을 지닌 온전한 인간으로 우리를 우화(羽化)하게 하는 것입니다.
―박경장(문학평론가)

애벌레를 무서워했던 작가의 애벌레 ‘되기’

대부분 사람들은 애벌레를 싫어한다. 아니, 무서워한다.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도 보는 이에 따라 생김새가 흉측하다고 할 만하다. 초록색 점액질로 뒤덮인 듯 끈적끈적하고, 여기저기 돌기가 돋은 몸을 놀려 움직이는 모습은 징그럽기도 하니까. 『애벌레를 위하여』에는 그 애벌레가 열세 마리나 나온다. 작가도 처음부터 애벌레를 좋아했던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스스럼없이 애벌레를 대하는 아이를 보면서 애벌레와 가까워졌고, 시간이 지나자 흠뻑 빠져들 정도가 되었다. 작가는 특유의 꼼꼼함과 끈기로 애벌레를 관찰하고 기록해간다. 덕분에 이 작품에는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가중나무고치나방의 생태가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하게 살아 있다. 작가는 애벌레가 사는 나무 밑에서 밤을 지새우고, 알몸으로 달빛을 쬐거나 비를 맞아가며 최대한 애벌레와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작가는 객관적 관찰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애벌레와 동일시되고 애벌레의 ‘생각’까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한 느낌으로 애벌레의 눈과 마음에 비친 숲과 생명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생태문학의 이정표

애벌레는 나방이 되기까지 오직 한 나무에만 기대어 자란다. 작품에 등장하는 열세 마리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들도 물개바위가 있는 계곡의 산초나무에서 나서 자란다. 애벌레들이 하는 짓이라곤 기껏 산초나무 잎을 뜯어먹고 잠을 자고, 때가 되면 허물을 벗고 변태하는 게 전부다. 얼핏 지루할 듯하지만 『애벌레를 위하여』는 읽는 이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작품의 풍성하고 긴박한 이야기성은 애벌레를 둘러싼 숲의 생명들에게서 나온다. 이 소설에는 박새, 동고비, 곤줄박이, 박쥐, 청설모, 고양이, 사마귀, 톱사슴벌레, 게거미, 뱀허물쌍살벌, 자벌레, 밭배나무, 오리나무, 진달래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은 숲 속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들 생명체 각각이 갖는 나름의 특징을 독특하고도 간결하게 드러내 아무리 생소한 생명체라도 읽는 이가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이는 그 생명체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같이 호흡하였기에 오를 수 있는 경지다. 더욱 놀라운 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생명체 모두 애벌레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숲 속 생명들은 때로는 먹이사슬로, 때로는 공생관계로, 때로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촘촘한 그물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작가는 애벌레를 비롯한 모든 생명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나누면서 숲이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임을 보여준다. 사실 숲 속 생명체들의 삶은 마냥 아름답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그들은 매일매일 목숨 건 전투를 치른다. 잡아먹느냐 잡아먹히느냐 하는 전장에서 연민이나 미련 따위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작가는 잔혹한 살상과 어이없는 죽음과 긴박한 생존이 교차하는 현장을 감추거나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숲 위로 검붉은 노을이 번지던 날, 마지막 열세 번째 애벌레의 죽음에서 작품은 절정을 이룬다. 이 장면을 굳이 ‘숲의 생명력’이나 ‘자연의 위대함’ 같은 말로 치장하는 것은 차라리 구차한 일일 것이다.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발견

아동문학 작가로 이름을 떨쳐온 이상권이 2005년 첫 청소년소설로 발표한 작품이 바로 『애벌레를 위하여』이다. 이후 작가는 좀 더 우리 청소년들의 현재와 생활에 밀착한 『발차기』 『난 할 거다』 같은 작품을 발표해왔으나 첫 작품으로 택한 것이 ‘애벌레’라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애벌레를 위하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애벌레가 나방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련을 통해 자신의 삶이 지닌 의미를 발견해가는 ‘애벌레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 가진 거라곤 꿈틀대는 재주밖에 없는 미물이지만,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해 애벌레에게 고유한 성격을 부여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 역시 작품 속에 드러난 애벌레의 성장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읽어내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삶과 죽음,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비밀 동굴도 있었고, 휘파람을 잘 부는 아이였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갑자기 들이닥친 난독증과 우울증으로 생을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그 시절이 내게 가장 슬펐고, 가장 사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가 된 뒤로도 청소년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한양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1994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단편소설 「눈물 한 번 씻고 세상을 보니」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지금은 일반문학과 아동청소년문학의 경계를 넘어 동화부터 소설까지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작품으로『친구님』『성인식』『발차기』『난 할 거다』『애벌레를 위하여』『하늘을 달린다』『하늘로 날아간 집오리』『겁쟁이』『싸움소』 『야생초밥상』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_ 애벌레를 정말 무서워했던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미라
마법의 향기
죽음을 부르는 불의 영혼
멈추지 않는 생명의 흐름
개미한테 쫓기다
헌옷을 벗는 애벌레들
산비둘기 똥
숲을 뒤흔드는 태풍
두 마리 호랑나비의 운명
절름발이 고양이
가을에 쏟아진 우박
파리매와 사마귀 그리고 왕침노린재
모든 것을 정리하는 계절
애벌레를 찾아온 작은 손님
애벌레를 위하여

해설_ 숲의 언어, 냄새의 향연(박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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