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시리즈 9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하지만 애써 지켰으면 하는 유기장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소녀가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러 시골에 갔다가 우연히 헛간에서 향로를 발견하고, 향로에서 나온 향 연기와 함께 옛 장터에 가서 향로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쉽고도 친근하게 우리 전통 그릇인 놋그릇(유기)에 대해 알려 준다.
안성맞춤에 대한 유래와 놋그릇의 신비한 기능에 대한 정보를 담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 그릇인 유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했다. 과연 ‘안성맞춤’이라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온 정성을 다하는 유기장이의 모습에 아이들은 잔잔한 감동을 느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안성맞춤’이란 말은 어떤 일이나 물건이 생각했던 대로 마음에 쏙 들거나 조건에 들어맞을 때 쓰는 말이에요. 이 말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어요.
옛날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음식을 놋그릇에 담아 먹었어요. 부엌 살림살이뿐 아니라 향로, 촛대, 대야, 꽹과리, 징도 놋쇠로 만들었지요. 특히 경기도 안성의 놋그릇이 아주 단단하고 섬세해서 유명했는데, 한번 써 본 사람들은 모두 감탄했어요. “바로 이거야. 안성에서 맞춘 것은 참으로 틀림이 없구나!” 이 소문은 점점 온 나라에 퍼졌어요. 이 말이 차츰 줄어서 ‘안성맞춤’이 되었고, ‘안성맞춤’은 안성에서 맞춘 놋그릇처럼 잘 만든 물건이나 잘 들어맞는 일을 일컫는 말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말의 유래가 될 만큼 명성을 자랑했던 놋그릇을 요즘은 주변에서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어요. TV 드라마 사극 혹은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잊혀진 그릇이 되었지요. 한국 전쟁 이후 플라스틱, 알루미늄 같은 새로운 그릇들이 나오고, 연탄 사용이 많아지면서 연탄가스에 녹이 스는 놋그릇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재료를 섞고, 뜨거운 쇳물을 끓이고, 한참을 다듬는 유기장이, 놋그릇을 만들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하는 유기장이까지도 점점 잊혀지고 있지요. <안성맞춤>은 이처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하지만 애써 지켰으면 하는 유기장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 작가는 한 소녀가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러 시골에 갔다가 우연히 헛간에서 향로를 발견하고, 향로에서 나온 향 연기와 함께 옛 장터에 가서 향로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쉽고도 친근하게 우리 전통 그릇인 놋그릇(유기)에 대해 알려 주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 놋그릇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유기장이의 장인 정신을 책 속에 꼼꼼이 담아내고자 몇 차례 안성 유기 공방에 가서 장인들을 만났어요. 그림 작가 역시 향로에서 나온 향 연기의 신비로운 모습과 함께 향로를 만드는 유기장이의 열정적인 모습을 한 과정 한 과정 세심하게 표현했지요. 책의 끝부분에 안성맞춤에 대한 유래와 놋그릇의 신비한 기능에 대한 정보를 담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 그릇인 유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했습니다. 과연 ‘안성맞춤’이라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온 정성을 다하는 유기장이의 모습에 아이들은 잔잔한 감동을 느낄 것입니다.
[시리즈 소개]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오랜 세월 온 마음을 다해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꾼’과‘장이’라 부릅니다.‘꾼.장이’는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 문화의 원동력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부와 명예를 떠나 자신의 일에 평생을 바친 꾼과 장이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물질문명 속에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가 배워야 할 삶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와를 올리던 기와장이의 정신은 오늘날 초고층 빌딩을 만드는 힘이 되었고, 궁장의 피와 땀은 양궁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신나는 놀이판에서 흥을 돋우던 놀이꾼의 신명은 오늘의 한류를 만드는 힘이 되었습니다.‘꾼 .장이’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꿈과 노력을 담아가는 방법과 옛 사람들의 소중한 장인 정신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향로는 꽤 그럴 듯했어.
뚜껑에는 봉황 조각이 있고, 손잡이에는 연꽃도 달려 있었거든. 바닥을 보니 ‘안성맛침’이라는 이상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어.
“‘안성맛침’이라니, 이건 또 뭐람?”
“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을 몰라보다니…….”
향로가 한숨을 푹 내쉬었어.
“나를 따라오너라. 보여 줄 것이 있다.”
갑자기 향 연기가 자욱이 피어오르며 내 몸을 휘감았어.
유기장이는 약속한 날에 찾아온 흰 수염 할아버지에게 향로를 건넸어.
불빛에 비친 새 향로는 마치 황금으로 만든 것처럼 반짝반짝 빛났어.
뚜껑에 앉아 있는 봉황은 곧 하늘로 날아오를 듯했고,
손잡이의 연꽃 장식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나는 듯했지.
꾹 다물었던 할아버지의 입가에 벙싯 미소가 떠올랐어.
“바로 이거야! 이래서 ‘안성맞춤’이라고 하나 보오. 참으로 고맙네.”
제사상 앞에 놓인 향로는 더 반짝이고 더 빛나 보였어.
나는 향로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사진 속 할아버지도 빙그레 웃으시는 것 같았어.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명희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아나운서로 일했습니다. 2000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이야기를 쓰고 있답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우리 집은 비밀 놀이터>, <돌잔치>, <안성맞춤>, <심봤다>, <유니콘과 소녀>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