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열 개의 목소리, 하나의 이야기
데이비드 알몬드, 닉 혼비, 이오인 콜퍼, 데보라 엘리스…
스토리텔링의 귀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완성한 모자이크 소설
출판사 리뷰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삶의 단면들…
열 개의 삶이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 그곳에 카메라가 있다.
세계적인 스타급 작가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소설
사진은, 인생의 생생한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시간과 공간에 가 닿게 해 주는 기념물(메멘토)로 흔히 이용된다. 또한 우리가 전혀 몰랐거나 혹은 기억 속에 있던 사람, 사건들과 연결되도록 가상의 선들로 엮어 주는 약도 역할도 한다. 사진은 삶을 연결하고 행동을 촉구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게 해 준다.
『클릭』은 사진이 어떤 식으로 우리의 기억을 건드리고 사건을 기록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는지 뜻밖의 방식으로 일깨워 준다. 『클릭』에서는 한 명도 아닌 열 명의 소설가 -린다 수 박, 데이비드 알몬드, 이오인 콜퍼, 데보라 엘리스, 닉 혼비, 로디 도일, 팀 위니 존스, 루스 오제키, 마고 래너건,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각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발휘하여 사진이 별개의 삶을 하나로 연결시켜 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작가 로디 도일이 국제앰네스티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 소설을 제안하였고, 열 명의 작가가 모여 전체의 큰 틀 안에서 나머지는 각자 자신의 스타일대로 구상한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한 것이다. 작가마다 한 챕터씩 써서 모두 열 챕터로 이루어졌는데, 그 챕터가 모두 모여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묘사한 모자이크 같은 소설이 만들어졌다.
소설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된 세계적인 사진가 조지 ‘지’ 킨을 할아버지로 둔 매기와 제이슨이라는 십대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카메라, 사진 몇 장, 조개껍데기 일곱 개가 든 상자, 그리고 미스터리. 이 모든 것이 매기와 제이슨이 할아버지한테서 받은 것들이다. 유명한 포토저널리스트인 ‘지’는 아일랜드부터 러시아, 일본, 오스트레일리아를 여행하면서 전쟁터, 감옥, 대규모 경기장 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이제는 제이슨이 그의 사진과 카메라를 물려받았다. 한편 ‘지’는 매기에게는 자신이 방문한 각 대륙에서 모은 일곱 개의 조개껍데기가 든 상자와 더불어 “모두 되돌려 놓으렴”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남기고, 매기로 하여금 평생에 걸쳐 그 수수께끼를 풀게 한다. 매기와 제이슨은 이 선물을 통해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고, 자신들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탐색해 나간다. 그 유산을 통해 매기와 제이슨은 차츰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누구였으며, 자신들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깨닫는다.
린다 수 박은 ‘지’의 죽음이 매기와 제이슨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한다. 매기와 제이슨의 이야기는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로 꾸며진다. 매기는 할아버지와 유난히 가까웠고, 포토저널리스트로 세상을 여행하는 할아버지의 모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한편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된 후로 마음 둘 곳을 모르던 제이슨은 할아버지가 물려준 사진을 팔아 친아버지를 찾으러 가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줄 무언가를 훔치려고 할 때 할아버지가 자기에게 쓴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죽기 전 제이슨에게 쓴 편지에서 제이슨이 진작 자신의 물건을 훔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제는 제이슨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에 관해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다른 작가가 쓴 나머지 이야기들은 첫 번째 스토리의 일부를 취해서 작가가 나름대로 만들어낸 이야기다. 어떤 작가는 ‘지’가 매기에게 남긴 상자가 만들어진 유래에 관해 썼다. 어떤 작가는 ‘킨’이라는 이름을 보고 그 가족을 아일랜드의 유산과 연관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또 다른 작가는 계속해서 매기-이제는 마거릿이며 인생의 하직이 가까워진 매기의 이야기를 썼다.
각 이야기는 심지어 바로 앞 이야기와 전혀 다른데도 교묘하고도 매끄럽게 연결된다. 그 자체로 읽으면 훌륭한 단편소설이면서 이야기가 모이면 ‘지’와 관계를 맺었던 인물들의 삶이 하나로 그려진다. 마치 우리 인생에서 여러 관계가 근본적으로 맞물려 있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지’가 누볐던 전 세계의 여행길에 동행하고, 그가 카메라로 기록한 전쟁과 세상의 부조리함에 관해 알게 된다.
데이비드 알몬드의 단편에서 우리는 선천적인 특이함을 안고 있는 영국 소녀 애니를 만난다. 바다에 대한 애니의 집착은 그녀가 결코 알지 못하는 아버지를 밝혀내는 열쇠가 된다. 데보라 엘리스의 작품에서는 러시아의 십대 수감자 레프를 만날 수 있다. 레프는 훗날 매기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자신의 탈출을 상징하는 물건인 상자를 만든 장본인이다. 각 이야기는 시기와 대륙을 불문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인간애를 포착하는 사진을 찍고자 했던 ‘지’의 열망을 보여준다.
표면을 뛰어넘어 진실을 바라보는 일
이 소설의 독특함은 작가가 바뀜에 따라 목소리(voice)리와 어법이 바뀌는 데에 있다. 소설은 대개 3인칭 시점에 따라 서술되지만 어떤 작가는 1인칭 시점을 따르기도 한다. 또한 어떤 작가는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여 다른 작가가 사용하지 않는 방식의 상징을 사용하기도 했다. 탁월한 재능을 갖춘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공동 작업을 하면서 부딪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는 이 소설은, 각 챕터가 그 자체로 단편소설이 되면서 전체가 하나의 상(象)을 만들어 내는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이 조각보 같은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아주 복잡한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기와 제이슨이 십대일 때 시작된 소설은 마거릿의 암울한 미래 이야기로 끝날 때까지 시간과 공간을 종횡무진 뛰어넘는 가운데 시종일관 강렬하고 흡인력 있는 내러티브를 유지한다. 작가들은 조지 지 킨의 과거의 비밀을 밝혀 가면서 매기와 제이슨이 시종일관 자아를 발견하는 상황에 놓이도록 독특한 수수께끼를 던짐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지’가 찍은 사진, 하나의 팩트만을 담고 있는 듯한 그 사진에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랜 시간의 숨결이 녹아들어 있음을 느낌으로써 우리는 사진 너머의 진실을 바라보는 일의 아름다움과 심오함을 깨닫게 된다.
『클릭』은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놓쳐서는 안 될 소설이다. 게다가 그들이 사진이라는 ‘일상적인’ 매체를 통해 들려주는 ‘낯선’ 시공간의 이야기는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삶의 비의(秘意)를 감동적으로 드러내 준다. 이 책의 판매수익금 전액이 국제앰네스티에 기부된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매기와 제이슨이 진실을 발견하게 이끌었고 자신 또한 평생 동안 진실을 좇았던 사진가 ‘지’ 역시도 이런 방식을 원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알몬드
영국 뉴캐슬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대표적인 청소년소설 작가. 첫 번째 소설 『스켈리그Skellig』로 카네기 상과 휘트브레드 상을 받았다. 『푸른 황무지Kit’s Wilderness』로 프린츠 상을 받았고, 『불을 먹는 남자Fire Eater』 『손도끼를 든 아이The Savage』가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그의 환상적 리얼리즘은 ‘애니’의 이야기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뿜는다.
저자 : 닉 혼비
영국 런던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소설 작품 중 『피버 피치Fever Pitch』 『하이 피델리티High Fidelity』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익살과 지성, 풍부한 감성을 겸비한 영국 정상의 작가라는 평을 받는 닉 혼비는 팝 뮤직과 책에 관한 두 권의 에세이집을 펴낸 음악광이자 아스날 축구팀의 열성 팬이다.
역자 : 이은정
숙명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 『점퍼』『초보자를 위한 마법』『대부』『성채』『비프스튜 자살클럽』과 어린이책 『위고 카브레』가 있다.
목차
이야기 하나-매기_린다 수 박
이야기 둘-애니_데이비드 알몬드
이야기 셋-제이슨_이오인 콜퍼
이야기 넷-레프_데보라 엘리스
이야기 다섯-매기_닉 혼비
이야기 여섯-빈센트_로디 도일
이야기 일곱-재스민_팀 위니 존스
이야기 여덟-지로_루스 오제키
이야기 아홉-아펠라_마고 래너건
이야기 열-마거릿_그레고리 맥과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