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길 위의 책>에서 책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작가 '강 미'의 신작 소설집이다. 자신이 원하는 세상과 현실과의 괴리, 그 경계선상에 서 있는 청소년들의 불안하고 여린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네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었다.
'강 미'는 고등학생을 중심인물로 하는 청소년소설만을 집중적으로 쓰고 있는 작가. 작가 자신이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작품집 역시 현장성을 잘 살려 청소년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겨울처럼 건조한 청소년들의 마른 일상과 부서질 듯 여린 마음을 섬세한 필체로 담아 냈다.
청소년들을 위한 수준높은 중단편집
겨울, 블로그
혜욱이는 소위 반항아이지만, 책과 그림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고 블로그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모범생인 민지가 먼저 다가와 둘이 무척 가까워지지만, 혜욱은 어느 순간 민지가 민지 자신을 위해 혜욱을 사랑했음을 깨닫는다.
사막의 눈 기둥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자란 민준과 창우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집안 배경과 성적 차이 등으로 사이가 묘하게 벌어진다.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사춘기를 겪으며 사회적인 상황 때문에 어느덧나 너무 많이 달라져 버린 민준과 창우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묘한 경계선상에 서 있다.
독이 빠지는 시간
은호는 여자 친구 진서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방황한다. 알코올 중독인 할아버지가 술을 끊는 과정을 지켜 보며,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자신의 과정 중에도 누구에게나 독이 빠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귀의 불
수희는 역사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선생님은 수희를 학생으로 대할 뿐이다. 어느 날 상담 선생의 오해로 수희와 역사 선생의 관계가 왜곡되자, 수희는 그 사건을 이용해 그와의 관계를 기정사실화한다. 선덕 여왕을 사랑하다 불귀신이 되어 버린 지귀의 사랑처럼, 수희는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기 자신과 그를 모두 태워 버릴 불이 되고자 한다.
나는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감아 올리며 습관처럼 한숨을 내쉬었다. 쥐고 있던 연필을 돌리다가 플라타너스의 깡마른 가지에 쭈글쭈글한 잎들을 그려 넣었다. 진서의 머리방울 같은 열매도 주렁주렁 매달아 보았다. 그러자 조촐한 기린의 이미지는 간데없고 무겁고 산만해 보이기만 했다. 영락없이 정은호, 나였다. 지우개를 꺼냈다. 본래는 내 것이었으나 이제는 내 것이 아닌 모든 감정들을 나로부터 떼어 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겨울나기도, 새 잎 내기도 어렵다는 걸 이제는 깨달아야만 했다.
작가 소개
저자 : 강미
1967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으며,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와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우리교육’ 소설 공모에 입선한 뒤, 2005년 '길 위의 책'으로 제3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길 위의 책》, 《밤바다 건너기》, 중단편집 《겨울, 블로그》, 앤솔러지 《불량한 주스 가게》,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등이 있다.
목차
겨울, 블로그
사막의 눈 기둥
독이 빠지는 시간
지귀의 불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