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타락천사 키리엘이 소년 숀의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한지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숀의 몸속으로 들어간 키리엘은 지금껏 간접적으로만 알고 있던 세상을 직접 체험한다. 육체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키리엘의 호기심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정신적인 세계로 확장되면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흥분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는 자위로부터 시작하여 끊임없이 성적 경험을 갈구하고, 가족이나 친구를 거추장스럽게 느끼다가도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사춘기 청소년의 모습을 키리엘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2008년 마이클 L. 프린츠 영예상 수상작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부문 우수도서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10대를 위한 책
사는 게 영 재미없고 시시하게만 느껴진다고? 그럼 꼭 이 책을 읽어 보시길……
그러면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왔던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지 알게 될 것이다!
지옥에서 영혼들이나 괴롭히며 지겨운 나날을 보내던 타락천사 키리엘,
드디어 이승으로 탈출을 감행해 인간의 몸을 훔치다!
‘악마’라는 말보다 ‘타락천사’라 불리기를 원하는 키리엘. 그는 ‘영혼들의 거울’이라는 뜻을 가진 자신의 이름처럼 지옥에서 죄를 지은 영혼들의 거울이 되어 그들이 수치심과 죄책감, 슬픔의 짐을 고스란히 느끼도록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수천 년간 계속해 온 자신의 임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싫증이 날대로 난 타락천사 키리엘은 어느 날 지옥을 무단이탈하여 이승으로 내려온다. 그러고는 교통사고로 1초 뒤에 죽게 될 열일곱 살 소년, 숀의 육체로 들어간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숀의 몸속으로 들어온 타락천사 키리엘은 별안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숀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모든 게 아름다웠다. 키리엘은 지금껏 간접적으로만 알고 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숀의 육체를 빌어 느껴보는 직접적인 경험에 키리엘은 그저 놀랍고 즐겁기만 하다.
키리엘은 음성이 목구멍을 타고 파도처럼 흘러나오는 게, 친구의 눈동자 홍채에서 색깔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하고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태양의 온기와 살랑거리는 산들바람, 두 다리로 완벽한 리듬 속에 조화를 이루며 걷는 자신을 보며 경탄을 금치 못한다. 또한 목욕을 하며 물의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시리얼과 케첩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도 알게 된다. 키리엘은 마치 평생을 귀머거리와 장님으로 살다가 한순간에 시각과 청각, 후각과 감각이라는 폭격을 맞은 사람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 인간들은 너무나 많은 걸 당연하게 여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망각한 채 살아간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볼 수 있다는 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그리고 언제나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 주고 애정을 보내는 친구나 가족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기는커녕 거추장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존재가,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여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사는 게 영 재미없고 시시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면 꼭 이 책 『내 안의 수호천사』(책과콩나무, 2009)를 읽어 보길 권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타락천사 키리엘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왔던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지 알게 될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섹스를 하고 싶어!”
육체적 존재가 된 타락천사 키리엘은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 인간들이 ‘7대 죄악’이라고 부르는 질투, 게으름, 교만, 탐식, 탐욕, 분노, 욕정을 차례차례 경험해 보고 싶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키리엘이 차지하고 있는 육체의 전 주인 숀에게는 정기적인 성적 파트너는 고사하고 여자친구조차 없다. 키리엘은 간신히 숀을 남몰래 좋아했던 레인을 최종 후보로 선택해 성적 경험을 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우지만 그마저도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전지전능한 존재 타락천사 키리엘이 섹스를 경험해 보고 싶어 좌충우돌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또 다른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타락천사 키리엘이 사춘기 청소년의 호기심을 대변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흥분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는 자위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성적 경험을 갈구하고, 결코 끊어지지 않는 단단한 실로 묶여 있는 친구와 가족의 존재를 거추장스럽게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존재, 이렇듯 『내 안의 타락천사』에는 키리엘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관심사가 직설적으로 드러나 있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키리엘은 천사와 타락천사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천사는 완벽한 존재로 성실하고, 충성스럽고, 순종적이다. 그렇지만 타락천사는 불신과 의문과 대립과 요구가 많다고. 키리엘도 애초에는 천사였다. 하지만 키리엘은 보스를 따라 반란에 참여했다가 벌을 받아 타락천사가 되었고, 지옥에서 인간들의 영혼을 비추는 지긋지긋한 거울 역할을 해야 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알아봐 주지 않고, 자신들의 노고를 돌보지 않는 창조주를 원망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키리엘은 지옥을 무단이탈하여 이승으로의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제발 자신의 존재를 알아봐 달라고, 제발 자신의 목소리에 응답해 달라고. 하지만 창조주는 자신이 맡은 일을 팽개치고 이승으로 휴가를 떠나도, 인간의 몸을 빼앗아 온갖 죄악을 저질러도 여전히 묵묵부답일 뿐이다.
스스로 타락천사라고 불리기를 원하는 키리엘은 알고 보면 우리 인간들을 대변하는 존재가 아닐까. 키리엘처럼 인간도 끊임없이 신에게 해답을 구하지만, 과연 신이 귀를 기울이기나 하는지 항상 의심하고, 해답을 얻지 못한다고 불평하면서도 신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렇듯 이 작품은 철학적으로, 종교적으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구나!”
육체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키리엘의 호기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숀의 엄마, 숀의 동생인 제이슨, 여자친구 레인, 친구인 베일리와의 관계를 통해 정신적인 세계로까지 확장된다. 그로 인해 키리엘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이혼하고 일을 하면서 두 아들을 돌봐야 하는 숀의 엄마의 고단함을 알게 되고, 어릴 적 상처를 간직한 채 자신만의 세상에서 홀로 살아가는 숀의 동생을 보며 측은함을 느낀다. 그리고 성적 대상으로만 여겼던 레인에게서 숨겨진 본모습을 발견하고, 베일리가 언제나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휴가를 즐기듯 인간으로 살아가던 키리엘은 인간으로 사는 일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전지전능에 가까운 영적인 존재인데도 말이다. 키리엘은 과연 인간으로 산다는 것,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자신이 사라지더라도 싹을 틔울 흔적, 인간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기로 결심한다.
타락천사 키리엘의 휴가가 비록 단 3일간이었을지라도, 그가 심어 놓은 씨앗들을 더 이상 관리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 씨앗이 무성하게 자랄 것을 알고 있다. 타락천사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처럼 행동하고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마음을 지닌 키리엘. 우리는 그를 보며 인간으로 산다는 것,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게 된다.
그 정도는 해낼 거다.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4차원의 그 어느 것도 방해하지 않고 그냥 두어 개 정도 작은 흔적만 남기는 거다. 내가 가고 없어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아주 작은 별표 몇 개, 아무도 보지 않을 깊은 숲 속의 나무 기둥에 머리글자를 새겨 넣는 소년처럼. - p.126 중에서
어쩌면 벌은 전적으로 자신이 자신에게 내리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전혀 지옥에 있을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단 한 순간도. - p.213 중에서
순식간에 나는 그가 잠깐 쓰다 만 육체 속으로 들어왔다. 꽉 끼는 좁은 관에 나를 쏟아붓기라도 한 듯, 영화 속 빠른 화면처럼 한순간에 내가 채워졌다. 경계라는 것, 그리고 갑작스레 압박하는 느낌이 생소할 뿐더러 호흡을 해야 한다는 사실,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게 전혀 익숙지 않아서 이 모든 것들이 나로서는 뭐랄까…… 엄청난 공포나 다름없었다. - p.8 중에서
나는 ‘악마’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말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끝이 뾰족한 꼬리와 갈라진 발굽을 연상시킨다. 나는 ‘타락천사’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게 진정한 우리의 존재다. 창조주의 눈 밖에 나지 않은 천사들과 우리 타락천사들의 차이점이 뭐냐 하면, 타락하지 않은 천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한결같이 충성스럽고 착실하며 순종적이다. 한없는 창조주의 완벽함을 경배하고 묵상함으로써 기쁨을 찾는 게 천사들의 천성이듯 말이다. 하지만 우리 타락천사들은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대립하고, 결국은 요구하며, 끝없이 한계를 자극해서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p.15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A. M. 젠킨스
1961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다. 피자 만들기, 아이스크림 푸기, 아기 돌보기, 서점 매니저, 에어로빅 강사, 고등학교 수학 교사, 초등 독서 지도사 등 온갖 직업을 섭렵하다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Breaking Boxes』, 『Damage』, 『Out of Order』, 『Beating Heart』, 『Night Road』 등이 있으며, 『내 안의 타락천사 Repossessed』로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7대 죄악’ 중에서 게으름과 폭식을 가장 좋아하며, 다른 죄악들도 적당히 즐기는 편이다. 지금은 텍사스 주 벤부룩에서 세 아들과 고양이 두 마리, 개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으며, 아직까지 알려진 바로는 악마에게 홀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