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계절 1318 문고 113권. 색깔 없는 흑백의 나날을 보내던 소년이 자기 안팎에 다채로운 색깔이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 소설로, 일본 독자들을 감동의 늪에 빠지게 하며 100만 부를 돌파한 명작이다. <리듬>으로 등단하자마자 고단샤아동문학상 신인상과 무큐하토쥬아동문학상을,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로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나오키상을, 그 밖에도 동화와 소설을 넘나드는 작품들로 각종 문학상을 휩쓴 일본의 인기 작가, 모리 에토의 대표작이다.
전생에 큰 잘못을 저지른 영혼 ‘나’는 하늘나라 보스의 추첨에 뽑혀 운 좋게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게 된다. ‘나’는 사흘 전 자살을 시도한 중학생 ‘마코토’의 몸으로 들어가 정해진 기간 안에 전생의 죄를 깨달아야만 무사히 윤회 사이클에 돌아올 수 있다. ‘힌트는 곳곳에’ 있다는 천사의 말에 따라 ‘나’는 마코토 주변을 탐색한다. 그런데 자상한 아빠, 성실한 전업주부 엄마, 무뚝뚝하지만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형까지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 마코토는 왜 자살을 결심하게 된 걸까?
출판사 리뷰
일본 고교생이 뽑은 ‘읽고 싶은 책’ 1위
일본 누적 100만 부 돌파
애니메이션 '컬러풀'로 영화화
46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수상
삶의 끈을 놓아 버린 소년과 죽은 영혼의 만남
죽은 영혼이 천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당신은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고 죽은, 죄를 지은 영혼입니다. 보통은 여기서 실격 처리돼 윤회 사이클에서 제외되죠. 다시 말해, 앞으로 영원히 다시 태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너무 잔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 우리 보스가 더러더러 추첨에 당첨된 영혼에게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운 좋게 그 추첨에서 뽑힌 행운의 영혼이죠!”
_본문 5쪽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인간계로 되돌아갈 기회를 얻은 영혼. 일정 기간 동안 인간의 몸을 빌려 살면서 전생에 저지른 잘못을 떠올려야만 무사히 승천할 수 있다는 천사의 설명과 함께 영혼은 ‘마코토’의 몸으로 들어간다. 사흘 전 자살을 시도했다가 의식 불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아이다. 그의 몸으로 눈 떠 보니 예상 외로 마코토는 평범한 중학생 소년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는 다정다감한 아빠, 성실하고 착한 엄마, 무뚝뚝하지만 가족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형까지 마코토를 진심으로 걱정하는데, 마코토는 어쩌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걸까?
마코토 인생에서 최악의 하루로 기억될 그날은 자살 시도의 도화선이 되었다.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히로카가 나이 많은 아저씨와 러브호텔에 들어가는 모습과 엄마의 불륜 현장을 동시에 목격한 날이자, 착실하게 산다고 믿었던 아빠가 알고 보니 욕망에 가득 찬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왜소한 체격에 내향적인 성격으로 학교에서 친구 한 명 없었던 마코토는 믿었던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발등을 찍히자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마코토를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은 수많은 사건 뒤에는, 그가 모르는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었다.
예쁜 색, 추한 색, 온갖 색을 담고 있는 우리들 인생
작가 모리 에토가 소설의 시작부터 일관되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얼마나 많은 순간, 우리는 타인을 쉽게 단정 짓는가?’ 마코토는 조금 내성적일 뿐 남들처럼 별것 아닌 일로 고민하고, 사랑에 빠지고, 외로워하는 평범한 사춘기 남자아이였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마코토가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해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단정하고 그 틀 속에 가두어 버렸다. 마코토도 사람들이 정한 틀 안에 갇힌 나머지 자신의 주변은 온통 우울한 것투성이라 여긴다. 또한 마코토 아빠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실패만 반복하는 아내를 보며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초반부터 천사가 마코토에게 “그렇게 단정 짓지 말라”고 말하지만 작품 속에는 타인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한마디로 쉽게 판단하는 순간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동시에 작가는 타인의 선입견에 휩쓸리지 않는 태도 역시 강조한다. 마코토가 그린 파란색 그림을 어떤 이는 하늘이라 말하고 다른 이는 바닷속이라고 말하지만, 진실을 아는 사람은 마코토 자신뿐인 것처럼 말이다.
내 안에 있던 고바야시 집안의 이미지가 조금씩 색조를 바꾸어 갔다.
그것은 검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양이었다거나 하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단 한 가지 색이라고 여겼던 것이 자세히 보니 온갖 색을 감추고 있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검정도 있고 하양도 있다.
빨강도 파랑도 노랑도 있다.
밝은 색도 어두운 색도.
예쁜 색도 추한 색도.
보는 각도에 따라 어떤 색이든 될 수 있었다.
_본문 160쪽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한 원래의 마코토와 달리 영혼은 자기 방식대로 행동한다. 그러자 주위에도 변화가 생긴다. 가족 간의 오해도 풀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만나고, 좋아하는 히로카의 상처를 보듬어 주게 된다. 영혼은 마코토의 몸을 빌려 알게 된 인생의 즐거움을 원래의 마코토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어 한다. 마코토에게 이 세계를 돌려주기 위해서는 영혼이 전생의 잘못을 깨닫고 마코토 몸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남은 시간은 단 24시간뿐이다. 마코토는 다시 재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작가의 메시지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 전까지 그 어떤 결말도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 문학계의 별, 모리 에토
따듯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내는 소설가 모리 에토는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넘나들며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나오키상을 비롯하여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쇼각칸아동출판문화상, 고단샤아동문학상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받은 모리 에토는 국내에서도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리듬』, 『다이브』 등이 출간되어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컬러풀』은 일본에서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등 여러 매체로 각색되며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에 따르면 2013년 일본 고교생이 가장 읽고 싶은 책 1위로 『컬러풀』이 뽑혔다. 출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컬러풀』은 모리 에토의 최고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왕따, 불륜, 원조 교제, 자살 등 자극적인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러면서 죽은 영혼이 전생에 지은 죄가 밝혀지는 마지막까지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각 인물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컬러풀』은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내 말은, 그렇게 단정 짓지 말라는 거야. 남들이 말하는 내성적이고 얌전한 마코토라는 인물이 진짜 마코토라고 할 순 없어. 혹시 주위 사람들이 멋대로 생각하고, 그런 이미지로 마코토를 꽁꽁 묶어 놨는지도 모르잖아.”
“고바야시 마코토는 원래부터 그저 그렇고 그런 남자애였다고. 순수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은 보통 남학생. 그런데 너를 포함해서 모두가 이런저런 모양으로 단정 지어 버리니까……, 극단적으로 미화하거나, 괴짜라고 판단해 버리니까, 그 애는 아마 꼼짝할 수 없었겠지. 그뿐이야. 사실은 조금 내성적일 뿐인 보통의 남자애였어. 별것 아닌 일로 고민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는 여자가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금세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바보 같을 정도로 평범한 남자였다고.”
"다들 그래. 여러 가지 물감을 가지고 있어, 예쁜 색도, 추한 색도."
'이 세상이 너무나도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헤맨다.
어느 것이 진짜 색깔인지 몰라서.
어느 것이 자신의 색깔인지 몰라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리 에토
1968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1990년 『리듬』으로 고단샤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주의 고아』로 노마아동문예상 신인상,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닛폰방송상을 받았고, 『아몬드 초콜릿 왈츠』로 로보노이시문학상, 『달의 배』로 노마아동문예상, 『컬러풀』로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다이브』로 쇼각칸아동출판문화상을 받았다.그 밖에도 『란』, 『가공의 공을 좇다』, 『이국의 아저씨를 동반하다』, 『기분 좋음』, 『클라스메이츠』 등의 소설을 발표하였고,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로 제135회 나오키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