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사회, 역사, 철학을 맛본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10 청소년저작발굴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하나의 소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다이어리 철학’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이며 첫 번째 권인 <세상을 담은 아이스크림>은 주인공 우주가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여러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사회와 그 밑에 흐르는 역사, 철학을 알아 나가는 성장을 그린다. 이 과정에는 윤리, 우정, 성공과 배려 등 그 또래들이 할 법한 철학적 사색들도 더불어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사고를 구성하고 조직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시각적 사유’ 과정을 이미지로 담았다. 독자들은 이 그림들을 재미있게 보면서 철학적으로 사유하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하나로 세상과 통하다어느 날, 동네 꼬마가 우리에게 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사과가 뭐예요?”
우리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음. 우리 꼬마도 많이 먹었을 텐데, 사과나무에 열리는 빨갛고 달콤한 열매가 사과지.”
꼬마는 다시 묻는다.
“그럼 사과나무는 뭐예요?”
“응? 사과나무? 그건, 사과가 열리는 나무인데…….”
우리가 말을 얼버무리면 꼬마는 다시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그럼 나무는 뭐예요?”
“…….”
“씨앗은 뭐예요? 흙은요?”
“…….”
도대체 '사과'는 무엇일까? 우리가 슈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 평범하디 평범한 사과를 난 왜 열 살도 채 못 된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는 것일까?
분산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과 하나도 나무, 씨앗, 흙, 열매, 과일, 낙엽수 등등 수 없이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기에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며, 그만큼 많은 다른 개념들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하나의 설명항으로 묶일 수 없는 것이다.
이를 확장하여 생각해 보면 위의 다른 개념들을 비롯하여 사과를 재배한 농부의 삶, 사과가 갖는 경제적 효과, 영양 측면에서의 효용 등을 알지 못한다면 ‘사과’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반대로 우리가 사과를 깊고 폭넓게 이해한다면 사과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에 더욱 다가서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다이어리 철학’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고 <세상을 담은 아이스크림>은 그 첫 번째 권이다.
하나의 소재를 통해 그것에 얽혀 있는 사회를 이해하고 기저에 흐르는 역사와 철학을 엿본다면 우리는 그 소재를 새롭게 보게 되고, 구조적이고 총체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우리는 세계가 무슨 철학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초콜릿 역사, 스트로베리 사회, 바닐라 철학이 듬뿍 담긴 아이스크림어느 날 우주는 아이스크림 세 개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는 무료 쿠폰을 발견한다. 공짜 아이스크림을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은 우주. 하지만 친구 경호로부터 아이스크림에는 인공 화학 물질이 들어 있어 해롭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슈퍼 아저씨는 인공 화학 물질이라고 모두 나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무엇이 정답일까?
우주는 광고를 만드는 수행 평가를 위해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에 대해 좀 더 조사하면서 그것이 아프리카의 아동 착취 노동과도, 같은 반 친구가 폭력으로 멍드는 사건과도 관련이 깊음을 알게 된다. 더기에 더해 아이스크림의 생산과 유통에 감춰져 있는 빈익빈 부익부까지. 달콤한 줄로만 알았던 아이스크림에 공자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역사와 제3세계의 빈곤, 거대 기업들의 욕망이 숨어 있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세상의 진실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우주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시각적 사유 과정을 이미지로 보여 주는 책이 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사고를 구성하고 조직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시각적 사유’ 과정을 이미지로 담았다. 으레 어떤 과목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그냥 받아 적은 것이 아닌, 표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 이해하기 쉽도록 한 ‘자신만의 노트’를 가지고 있다. 이해가 쉽도록 자신만의 고유한 ‘인식의 체계’를 만들어 구현해 낸 것이다. <세상을 담은 아이스크림>에 그려진 그림들 역시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주인공 우주가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사건들을 겪으며 생각한 것들을 조직하고 체계화하여 인식의 과정을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다이어리에 표현하였다. 독자들은 이 그림들을 재미있게 보면서 철학적으로 사유하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름이 그게 뭐야. 왠지 화학스러워. 그런데 왜 이렇게 위험한 물질들을 허용하지?”
“1일 허용량만 넘지 않으면 인체에 해가 없다는 거지.”
이때쯤 말을 꺼내야겠지?
“조금 더 넓게 봐야 할 문제 같아. 우리는 대개의 식품 첨가물이 인공 화학 물질이라는 데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지만 대부분의 약 역시 인공 화학 물질이잖아. 인류의 문명이 발전해 온 데에 화학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지. 거기에 먹거리만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아이들 눈이 동그래지기 시작한다. 후훗, 고마워요, 밉상 선생님.
“에키아노가, 에키아노의 동포들이 대서양 너머까지 끌려 와야 했던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어. 서양에는 ‘사탕수수가 있는 곳에 노예가 있다.’는 말이 있대. 역사가들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1,000만 명의 노예가 끌려온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설탕을 조사해 보고 나니 설탕은 단맛이 아니더라고. 1,000만 리터의 피와 1,000만 리터의 땀과 1,000만 리터의 눈물이 고인 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