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버지가 징용에 끌려가고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뒤, 국화는 한동안 외갓집에서 살았다. 하지만 끼니조차 잇기 힘든 형편 때문에 기어이 부잣집에 수양딸로 들어가게 된다. 대숲 한가운데에 을씨년스럽게 풍경이 딸랑거리는 기와집이 앞으로 국화가 살아야 할 곳이다.
징용에 끌려간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국화, 학도병으로 끌려간 아들과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일본 순사들의 끄나풀에게 죽도록 얻어맞아 바보가 된 아들을 둔 과수원댁. 역사의 풍랑에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깎이고 상처받는 사람들의 '둥근' 슬픔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간직된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해마다 보릿고개와 피고개를 힘겹게 넘기던 시절을 배경으로 '국화'라는 한 소녀가 겪는 전쟁 후의 스산한 일들이 묘사된 이야기다.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풍랑 속에서 나름의 상처를 간직하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애쓴다.
시대 상황을 꿰뚫는 전형적인 인물 묘사와 탄탄한 구성력, 그리고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사투리는 아이들을 단번에 끌어당기는 흡인력을 발휘한다. 구겨진 한지로 탁본을 찍어내는 듯한 기법을 사용한 일러스트는 한없이 슬픈 등장인물들의 구부러진 어깨를 쓰다듬는 듯한 포근함과 따뜻함을 자아낸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정희
경상북도 하양에서 태어나 한양여자대학에서 도자기 공예를 공부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국화』, 『야시골 미륵이』, 『노근리 그 해 여름』, 『대추리 아이들』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들을 꾸준히 써 왔습니다. 이 밖에도 『먼저 온 미래』, 『겁쟁이 하늘이』, 『내 친구 야야』, 『지옥에 떨어진 두 악당』, 『빨간 집게다리가 최고야!』, 『아홉 살은 괴로워』, 『별이네 옥수수밭 손님들』, 『학교 다니기 싫어!』 등의 책을 썼습니다.
목차
홀로 남은 아이
칡뿌리 캐는 아이들
대나무 숲 속의 기와집
엽전 굴리는 양어머니
과수원 나들이
꼴머슴 바우
마을에 나타난 도깨비
대나무 꽃이 피어나다
까치 울음소리가 유난스럽던 날
풍경에 얽힌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