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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감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창비 | 청소년 | 20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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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김중미 작가의 학교 강연집. 김중미 작가는 학교와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자, 쏟아지는 강연 요청에 가장 성실하게 응하는 작가이다. 책을 쓰는 일만큼이나, 독자인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수록, 교통이 불편할수록 더욱 열심히 찾아간다.

그런 작가가 지난 2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청소년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모았다. 가난과 불평등, 이주민, 장애, 인권, 평화, 연대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는데, 이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단연 ‘사람’이다. 작가는 그간 세상에 내놓은 소설들의 모티프가 되었던 사람들, 시각 장애 대학생부터 이주민 소녀, 청년 어부까지 다양한 이들의 실제 삶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들이 낸 작은 용기가 어떻게 견고한 세상에 균열을 냈는지 울림 있게 말한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우리 모두의 존재감을 밝힌다. 책의 후반에는 강연마다 가장 많이 받았던 문학에 관한 질문들에 답했다. 문학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김중미 작가의 학교 강연집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의 존재를
알고, 느끼고, 생각하는 법에 대하여


김중미 소설의 모티프가 된 이들,
그 반짝이는 존재감을 만난다


김중미 작가의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개 힘 있고 강한 이들이 아니라 힘없고 가난하고 여린 이들이다. 작가는 세상이 잘 주목하지 않는 사람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어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작가의 할 일이라고 믿는다.
학교와 도서관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날 때도, ‘사람’은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불평등이나 가난, 평화, 농촌 문제 등 작가가 관심을 가진 주요 사회 문제들을 사람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다. 『존재, 감』에는 지난 2년간 작가가 전국의 학교와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나눈, 진솔하고도 속 깊은 사람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주민에 관한 동화를 쓰려고 한다는 말에 “나를 불쌍하게 쓰지 마세요. 내가 한국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것을 써 주세요.” 하고 씩씩하게 외치던 인도네시아 소녀 나지아, 안마사와 예술인 등 시각 장애인에게 주어진 비교적 안정된 길을 버리고 꿈을 좇아 대학에 진학한 청년 진영이,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이유로 인종 차별을 무시로 겪으면서도 춤을 추며 인권 운동을 하는 사누, 갈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현실 앞에서도 꿋꿋이 농촌을 지키는 강화의 농부들…. 작가는 늘 우리 곁에 살고 있으나 미처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이들의 삶을 소설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그중에는 ‘조용히 산만한 아이’였던, 학교생활을 유독 힘들어했던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어 있다.

사누 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해 주었어요.
“진짜로 잠든 사람을 깨우는 건 쉽다. 그러나 잠든 척하는 사람을 깨우는 건 어렵다.”
저도 여러분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_125면

한번은 수업 시간에 하도 창밖만 봐서 선생님이 “김중미는 수업에 집중 안 하고 뭐 하니?” 하고 물으셨는데 제가 “우주 소년 아톰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한 거예요. 저도 그때가 기억나요. 여름 방학이 다 되었을 때인데 짝꿍은 자꾸 저를 괴롭히고 학교는 답답해서, 날마다 창문을 보며 우주 소년 아톰이 날아와 저를 데리고 인천에 계신 할머니 댁으로 가는 상상을 했어요._148면

이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단지 그들이 거기 존재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평범한 이들이 작은 용기를 내는 순간을 포착해 낸다. 교복 치마 길이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학교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순간, 흰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혼자서 대학 입학식에 가려고 나서는 순간, 아버지를 따라 험한 뱃일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몸이 불편한 친구의 자원 봉사자가 되겠다고 손을 드는 순간 등. 작가는 이런 용감한 순간들이 모여서 이 견고한 세상에 균열을 낸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것은 작가가 이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알리는 궁극적인 이유이다.

저는 그런 것이 작은 용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은 용기들이, 그 용기가 내는 작은 균열들이 견고해 보이는 이 세상을 조금씩 바꾼다고 생각해요. 남들 사는 대로 고분고분 사는 사람보다는 좀 덜컹거리기도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글 쓰는 일도 그렇게 틈을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계속 글을 써요._163면

“왜 슬픈 이야기를 써요?”
문학과 작가에 대한 거침없는 질문들


책의 2부는 그간 강연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로 꾸렸다. 문학과 작가의 삶에 대한 거침없는 질문들에, 더없이 솔직한 대답이 이어진다. 작가는 돈을 얼마나 버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베스트셀러로 큰돈을 벌었을 때 어떻게 그 돈을 썼으며, 인세가 없을 때는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이야기한다. 멋진 표현은 어디에서 얻느냐는 질문에는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은 멋진 말들을 빌려온 일화들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작가에게도 결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야뇨증을 앓던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결핍과 콤플렉스를 드러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작가는 왜 슬픈 이야기를 쓸까? 슬프지 않은 삶은 없지만, 슬픔 속에서 함께하는 기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을 좋아하고 작가의 삶이 궁금한 청소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조언이 가득하다.

청소년들을 만날 때마다, 늘 “어떻게 작가가 되셨나요?” 하는 질문을 받아요. 그런데 저는 어떻게 작가가 되는지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사람의 삶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_176면

가시는 나를 보호해 주지만 때로는 그 가시를 거두어들여야 될 때가 생겨요. 저는 결핍의 힘 으로 지금의 제가 되었어요. 결핍을 가진 사람이라서 저처럼 약하고, 부족하고, 가난한 사람 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어요._214면




저는 강화도 양도면 삼흥리에, 덕장산하고 진강산 사이에 있는 골짜기에 살아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중미
1963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87년 인천의 가난한 마을 만석동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찻길옆공부방’을 열고 정착했다. 2001년 강화의 시골로 이사한 뒤 강화에도 공부방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강화와 만석동을 오가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공부방 프로그램이 문화 예술 활동으로 확장되면서 이름을 ‘기찻길옆작은학교’로 바꾸었다. 2000년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지은 책으로 동화 『종이밥』 『내 동생 아영이』 『똥바다에 게가 산다』 『꽃섬 고양이』, 청소년소설 『조커와 나』 『모두 깜언』 『나의 동두천』, 그림책 『모여라, 유랑인형극단!』 『6번길을 지켜라 뚝딱』, 에세이 『다시 길을 떠나다』 『꽃은 많을수록 좋다』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작은 용기가 세상에 틈을 낸다
1. 작은 새들의 겨울나기
2. 용산을 사진에 담으며 깨달은 것
3. 장애가 꿈을 막을 수는 없어
4. 교복 치마를 둘러싼 싸움
5. 나를 불쌍하게 쓰지 마세요
6. 고양이의 상처를 상상하기
7. 바다로 가는 꿈, 바다가 삼킨 꿈
8. 칠레산 포도가 농부를 슬프게 해도
9. 인권을 위해 춤을 추다
10. 평화와 총을 생각하다가
11. 아픈 친구의 곁에 선다는 것
12. 나 홀로 털신을 신은 이유

2부 문학과 세상에 대한 물음들
1. 원래 꿈이 뭐였어요?
2.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요?
3.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4. 작가 공부는 어떻게 해요?
5. 작가는 돈을 얼마나 벌어요?
6. 멋진 표현은 어디에서 얻어요?
7. 작가라는 직업은 언제 가장 자랑스럽나요?
8. 언제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9. 왜 시골에 살아요?
10. 작가님도 어떤 결핍이 있나요?
11. 책을 읽으면 뭐가 좋아요?
12. 작가님에게도 멘토가 있나요?
13. 왜 슬픈 이야기를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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