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수지 모건스턴의 책. 1996년 출간되어 프랑스 토템 상, 벨기에 베르나르 베르셀 상, 미국 밀드레드 L. 배첼더 아너 상을 받았다.
어네스트라는 얌전한 소년이 주인공이다. 엄마는 어네스트를 낳다가 돌아가셨고, 아빠 또한 어디에 계신지조차 알 수 없다. 남은 가족은 여든 살 되신 할머니 한 분뿐. 어네스트는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거의 하지 않는 할머니와 집안일을 도와주는 또다른 할머니와 함께 \'착하고 얌전하게\' 살아간다.
늘 같은 가게에서 맞춘 양복을 입고, 점심은 늘 집에서 먹고, 학교가 끝나면 바로 숙제를 하고, 집과 학교 외에는 아무 곳도 가보지 않은 아이. 성적은 항상 우등이지만, 반 아이들과는 한 마디도 나눠보지 못했다.
어느 날, 빅투와르라는 전학생 덕분에 이런 생활은 끝이 난다. 어네스트는 \'처음 해 본 일\'의 목록을 하나씩 늘려가며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설정에서부터 재치가 넘쳐 흐르는 책.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묵직하다.
출판사 리뷰
“사람은 언제든지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어. 나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죽어서는 너무 늦을 테니까.” 미국 밀드레드 L. 배첼더 상, 프랑스 톰텐 상, 벨기에 베르나르 베르셀 상 수상.
어네스트는 태어나서 한번도 레스토랑에 가 본 적이 없다. 일요일에 외출을 해 본 적도 없다. 학교와 집만을 오고가고 늘 정장만 입는다.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지만, 여든 살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네스트의 삶은 단조롭다 못해 조그만 움직임조차 없다. 그런 어네스트의 삶에 어느 날, 빅투와르란 여자 아이가 뛰어든다. 그 아이의 가족들을 만나면서부터 어네스트는 그 동안 감추어졌던 아빠에 대한 의문을 풀어 나간다. 그리고 십여 년 동안 씌어진 편지 한 뭉치를 받게 되는데…….
가족애를 돌아보게끔 하는 따뜻한 작품
국내에『조커, 학교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란 작품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모건스턴의『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는 통통 튀는 언어유희와 다소 엉뚱하고 대조적인 환경 설정을 통해 모건스턴 특유의 가족 사랑을 설파하고 있다.
엄마 아빠도 없이 여든 살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어네스트의 가정환경과 열세 명이나 되는 형제와 맞벌이 엄마 아빠를 둔 빅투와르와의 가정환경의 차이는 어네스트와 빅투와르의 성격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형제가 너무 많아 이방인이 그 집 문턱을 넘어도 쉽게 형제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진 빅투와르의 집은 빅투와르의 성격만큼이나 밝고 명랑하며 따뜻하다. 한편 중세 수도원만큼이나 칙칙하고 어둡고 정확한 어네스트의 집은 텔레비전도 없고, 전화기도 없고, 대화도 없고, 웃음도 없다.
그러나 어네스트가 빅투와르를 만나서부터, 그 집 문턱을 넘나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네스트의 삶 속에는 빅투와르의 유머와 배짱과 웃음과 따뜻한 인간애가 녹아 전달된다. 그리고 결국 “어네스트, 인생에는 전쟁말고도 즐거운 것이 얼마나 많은데!” 하고 외치는 빅투와르와 그 집안 식구들 덕에 어네스트와 할머니의 내면 속의 그늘은 마침내 햇볕을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작품 외적으로는 서로 다른 이웃 사이에 주고받는 이해와 격려를 담고 있는 반면에, 내적으로는 형제애와 부성애, 모성애를 담고 있다. 13남 1녀의 다양한 행각과, 아들을 그리며 10여 년 동안 써 내려간 아빠의 사랑의 편지, 그리고 떠나버린 아들을 이해하려는 여든 살 어미의 일관된 침묵 들은 가정의 따뜻함과 애틋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남성과 여성 이미지의 통쾌한 반전, 진정한 인간의 매력 표현
이 작품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남성과 여성의 상반된 이미지를 발견하는 데 있다. “자기가 무슨 잠자는 숲 속의 왕자라고, 오로지 공주가 나타나 자기에게 제2의 탄생을 가져다 줄 날만을 기다리기 하는” 어네스트는 “발랄하고 싱싱하고 짜릿하고 톡 쏘는 삶의 갖가지 맛을 주는” 빅투와르를 만나면서부터 “왕성하게 솟구치는 식욕과 함께,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상황들에 대해 새록새록 호기심이 더해”진다.
외곬인데다 무표정하고 융통성 없고 유머조차 없는, 그러나 잘생기고 공부는 잘하는 어네스트는 반 여자 아이들에게는 흠모의 대상이요 선생님들로부터는 우등생 소리를 듣는 아이다. 외모와 공부 기준으로 우등생을 따지는 우리 사회의 기준과는 달리, 모건스턴이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매력은 공부도, 가정 살림도, 심지어 사랑을 쟁취하는 데에도 열정적이고 진취적이고 유머와 배짱을 두루 가진 빅투와르의 모습이다.
어린 남동생을 들쳐 업고 학교 시험을 볼 정도로 억척스럽고, 얄미운 엘로디를 위해 친히 초콜릿을 만들어 어네스트에게 건네주는 인간미도 지녔다. 멋진 왕자 만나 행복했다는 공주의 전설을 뒤엎는, 멋진 공주 만나 행복했다는 왕자의 신화를 만드는 이 작품은 곳곳에 표현된 모건스턴의 재기발랄한 유머로 책 읽는 즐거움을 준다. 1996년에 출간되어 청소년 문학계에 모건스턴이란 이름을 오롯이 남긴 이 작품은 프랑스 토템 상, 벨기에 베르나르 베르셀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1999년에 미국 밀드레드 L. 배첼더 아너 상을 받았다.
작가 소개
저자 : 수지 모건스턴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났으며, 프랑스 수학자와 결혼하고 니스에 정착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대학에서 비교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지금까지 40여권의 어린이.청소년 소설을 발표했고 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우리 선생님 폐하>, <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 <0에서 10까지 사랑의 글자들> 등이 있다.
역자 : 이정임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4대학에서 박사과정(현대 프랑스 소설)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철학이란 무엇인가> <아이들이 본 성경> <시루스 박사 3-6>, <소중한 주주브>, <세밀화 동물백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