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창비아동문고 시리즈 261권. <일기 도서관>의 작가 박효미의 새 장편동화. 한 아이가 부자가 되려고 점점 욕심에 갇히고 요행을 바라는 과정을 그린 유머러스한 소동극이면서, 1980년대 초반 바닷가 시골 동네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놀며 겨울방학을 보내는 작은 시대극이다. 가벼운 치기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나아가는 상황 전개가 돋보인다.
자기네 논에서 겨울 내내 장치기를 하며 노는 남자애들한테서 입장료로 구슬을 받기 시작한 가희. 이내 그것이 '티끌'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고구마를 구워 팔고, 장치기용 막대기도 구해다 판다. 하지만 여전히, 손에 쥔 건 티끌일 뿐. 결국 가희는 '일확천금'을 위해 짤짤이에 뛰어드는데….
가희가 점점 돈 욕심에 사로잡혀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생생하게, 단계적으로 전개되는데, 늘었다 줄었다 하는 구슬 양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가희 모습은 물질주의에 물든 현대인의 모습 그대로다. 물욕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단면을 반성적으로 짚는 이 작품은, '근본적인 경제동화·가치동화'라 하겠다.
출판사 리뷰
백만장자를 꿈꾸며 요행을 좇는 아이의 폭소 만발 대소동
―2010년 서울문화재단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활성화지원금 수혜작
이 책은 『일기 도서관』으로 큰 사랑을 받는 동화작가 박효미의 새 장편동화다. 한 아이가 부자가 되려고 점점 욕심에 갇히고 요행을 바라는 과정을 그린 유머러스한 소동극이면서, 1980년대 초반 바닷가 시골 동네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놀며 겨울방학을 보내는 작은 시대극이다. 가벼운 치기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나아가는 상황 전개가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며, 온 동네를 누비면서 놀기 바쁜 아이들 모습이 진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아이들이 알콩달콩하며 나누는 걸쭉한 사투리가 작품 전반을 시종일관 익살로 넘치게 한다.
백만장자를 꿈꾼 아이의 한바탕 소동과 함께, 이면에서 비밀스레 전개된 동네 유지의 농산물 빼돌리기 사건을 통해 물욕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단면을 반성적으로 짚는 이 작품은, 물질주의 세태에 영합한 어린이용 실용서가 읽히는 요즘 만나기 어려운 '근본적인 경제동화·가치동화'라 하겠다.
'티끌 모아 태산'이 '일확천금'으로 바뀌어가는 과정 지켜보기
백만장자를 꿈꾼 주인공 가희의 출발은 소박했다. 자기네 논에서 겨울 내내 장치기(일종의 아이스하키)를 하며 노는 남자애들한테서 입장료로 구슬을 받는 것. 어렵사리 첫 수입이 생기는데, 이내 그것이 '티끌'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그러자 고구마를 구워 팔고, 장치기용 막대기도 구해다 판다. 하나뿐인 막대기를 여럿이 사려 할 땐 값을 높이면서. 하지만 수입은 여전히 티끌일 뿐이다. 그래서 가희는 직접 놀이판에 뛰어들어, 구슬치기 등을 하면서 어린애들을 속여 구슬을 싹쓸이한다. 구슬을 다 잃은 애들한테는 구슬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여전히 손에 쥔 건 티끌일 뿐. 결국 가희는 '일확천금'을 위해 짤짤이에 뛰어든다.
종국엔 엄마 돈에까지 손을 대고 그걸 '대출'로 여기는 가희. 이 아이가 점점 돈 욕심에 사로잡혀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생생하게, 단계적으로 전개되는데, 늘었다 줄었다 하는 구슬 양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가희 모습은 물질주의에 물든 현대인의 모습 그대로다.
이런 가희의 모습이, 가난한 농민들의 농산물을 빼돌린 동네 유지의 행태와 겹쳐진다. 그러면서 작품은 가희의 물욕도 초등학생의 단순한 치기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친다. 가희가 겪는 한바탕 소동과 함께 까발려지는 마을 단위의 사건으로 등장인물과 독자 모두 재물과 욕심에 관한 통찰을 요구받게 된다.
'동네'와 '지역', 그리고 '놀이'의 가치 확인하기
바다와 논밭이 삶의 터전인 지방의 작은 시골 동네. 그 안팎을 샅샅이 누비며 놀기에 혈안이 된 아이들. 그들이 제대로 써대는 걸쭉한 전라도 말. 지금은 쉽사리 찾기 어려운 배경과 인물, 그리고 삶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동네를 배경으로 그 지역의 말을 써대며 온종일 놀기에 바쁜 아이들 모습은 일률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무색무취의 언어 속에서 온종일 공부에 치인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아이들 모습과 대비되면서 작품에 구체성과 생생함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어린 시절 한 토막을 고향인 전남 무안을 배경으로 되살린 이야기이면서도 현실적이고 시의성 있는 주제의식이 그러한 구체성과 생생함을 만나 작품을 단순 회고담에 그치지 않게 한다.
작품의 주목할 특징 중 하나도 바로 전라도 사투리로 된 대화문이다. 인물의 성격과 갈등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작품을 시종일관 유쾌하고 재미있게 이끄는 사투리의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리고 하나 더, 가희를 돈 욕심에서 벗어나게 하는 '놀이'의 가치 확인도 주목할 내용이다. 가희가 돈 욕심에 빠질수록 놀이 욕심에도 빠져드는 모습, 함께 노는 아이들과 정을 느껴가고 나아가 승부욕에 유연해지는 모습은 또 다른 멋진 주제의식으로 나아간다.
작품 속 유머를 한껏 배가하는 삽화 즐기기
월간 『고래가 그랬어』에 「을식이는 재수 없어」라는, 익살과 엽기로 버무려진 만화를 연재하는 만화가 이경석 씨. 천방지축 개구쟁이들을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과장되고 단순화된 이미지로 담아낸 이경석 씨의 삽화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 짓게 하는데, 작품 속 유머와 만나 책의 재미를 한껏 배가한다.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글과 그림 양면에서 킥킥대며 보는 '재미있는' 동화책으로 즐기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효미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고 ‘MBC 창작동화대상’에 <나락 도둑>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일기 도서관> <노란 상자> <말풍선 거울> <길고양이 방석>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오메 돈 벌자고?> <왕자 융과 사라진 성>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블랙아웃> <고맙습니다 별> 들이 있습니다.
목차
1. 백만장자를 꿈꾸다
2. 입장료 받기
3. 첫 수입
4. 놀이를 맛보다
5. 가외 수입
6. 뜻밖의 지출
7. 티끌 모아 태산?
8.수요공급의 법칙
9. 일확천금?
10. 대출
11. 불구덩이
12. 재산 증식의 정체
13. 잘 가라 백만장자
지은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