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문래동 철공장 동네에 꽃피는 봄이 돌아왔다. 고가도로 아래에는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낸 비둘기들이 '구구구' 소리를 내며 하늘을 힘차게 날아 다닌다. 봄이 온 문래동 철공장의 어느 골목에서 고물을 주우러 다니면서 비둘기에게 밥을 주는 할아버지와 두리가 만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문래동 비둘기 무리 중에 다리를 저는 비둘기와 얼굴이 일그러진 비둘기 한 쌍이 있다. 한 쌍의 비둘기는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공장으로 날아가 쇠붙이를 부리로 콕콕 쪼아댄다. 할아버지는 한 쌍의 비둘기에서 잃어버린 아들의 모습을 찾는다.
지방으로 일을 하러 간 아버지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두리는 삭막한 문래동 철공장을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할아버지는 공장에서 불구의 몸이 된 아들을 찾는다.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이 된 것처럼 한때 행복했던 할아버지의 일상은 비둘기의 그것과 같다.
힘없이 수레를 끌고 사라지는 할아버지의 모습 뒤로 두리가 부모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 할아버지를 병들게 하고, 아들을 불구의 몸으로 만든 그 그늘이 두리의 가정에는 드리우지 않길 바라는 지은이의 마음처럼 두리가 걸어가는 길은 환한 빛이 비치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손준영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일과 시' 동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구로 노동자 문학회'에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문래동 비둘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