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Dream Still Lives”
마틴 루터 킹 목사 서거 50주기 기념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_ 마틴 루터 킹 자서전
그의 꿈은 여전히 살아 있다!1968년 4월 4일, 자유와 평등 · 사랑과 평화를 외치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 목회자이자 흑인 민권운동가로 39년의 짧은 시간을 불꽃처럼 태운 그의 생애는 여전히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 울림은 서거 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4월 4일에는 5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워싱턴 D. C. 광장에 모여 대규모 행진을 벌였고, 킹 목사의 애틀랜타 자택과 몽고메리에 있는 기념관에서도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
서거 50주기에 맞춰 대대적인 추모 캠페인도 열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정의와 평화, 기회균등이 실현되기를 염원”한다고 했고, 팝스타 스티비 원더는 “킹 목사는 50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꿈은 살아 있다”고 선언했다. 이 외에도 나오미 캠벨, 본 조비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이 추모 캠페인에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도 함께해 큰 화제가 되었다. 방탄소년단은 영상을 통해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 세계인에게 전했다. (Dream Still Lives 캠페인 방탄소년단 영상 QR 코드 뒷표지 수록.)
온 삶을 바쳐 흑인들의 인권 신장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분투한 킹 목사의 꿈은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완未完이다.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은 여전하며, 킹 목사가 흑인 민권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한 미국에서는 지금도 경찰이 비무장 흑인에게 총을 쏴 죽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킹 목사는 50년도 전에 자유와 평등, 사랑과 평화가 넘실거리는 세상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그 꿈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우리 모두가 함께 이뤄가야 할 꿈이기도 하다.
한 권으로 읽는 킹 목사의 사상과 생애킹 목사의 생애는 ‘사랑과 정의를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망’ 그리고 ‘폭력과 위선으로 가득한 세계에 맨손으로 맞선 용기’로 요약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목격하면서 불의한 사회를 개혁하려는 열망을 지녔던 소년 킹은 대대로 목사였던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가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 데는 이러한 가정 환경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형제자매를 사랑하고 사회를 정의롭게 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본능적으로 충실했기 때문이다. “나를 성직으로 인도한 것은 초자연적인 기적이 아니라 인류에 몸을 바쳐 봉사하겠다는 내적인 충동이었다.”
킹 목사는 사회개혁을 열망했지만 폭력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달성하는 것은 반대했다.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낳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발견한 빛이 바로 인도의 성자 간디의 비폭력 저항주의였다. “간디의 사랑과 비폭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론 속에서 나는 지금껏 찾아 헤맸던 사회개혁의 방법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에서 지적인 만족과 도덕적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킹 목사는 비폭력주의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저항의 당위를 드러내고, 희생당함으로써 탄압하는 자들에게 도덕적 타격을 안기고, 결과적으로 여론의 양심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힘없는 흑인사회가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 여겼다.
킹 목사는 불의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번번이 경찰에 연행되어 감옥에 갇혔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아무런 근거 없는 편견에 사로잡힌 백인우월주의자들로부터 온갖 협박과 테러, 죽음의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킹 목사는 비폭력주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을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심지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날마다 억압당하고, 날마다 착취당하고, 날마다 유린당하고 있다고 해도, 증오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책략에 넘어가지 맙시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무기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를 증오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동정해야 합니다.”
킹 목사는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흑인 민권운동의 지도자가 되었고, 서른다섯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한시도 교만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언제나 불의에 대항하며 소수의 약자를 위해 기꺼이 나섰다. 그는 선한 다수의 침묵과 무관심이 인종차별과 전쟁, 가난과 같은 인류의 폐해를 유지시켜 왔음을 직시하였다. 모든 이들이 만류할 때에도 그는 홀로 베트남전에 반대했으며, 모든 이들이 운동의 성과에 자족할 때, 운동은 지금부터라며 빈민운동을 새로이 계획했다.
“약한 사람들, 의사 표현의 기회가 허용되지 않는 사람들, 우리나라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 우리나라가 ‘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인간이 기록한 문서상에는 형제로 언급된 일이 없는 사람들을 …… 위해서 저는 이곳에 왔습니다.”
킹 목사는 어느 정도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으며, 사실 늘 죽음의 위협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마지막 설교에서 생이 다한 후 자신의 삶이 다음과 같이 평가받기를 기대했다.
“나는 그날이 오면 마틴 루터 킹 2세는 자신의 인생을 남을 돕는 데 바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마틴 루터 킹 2세는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내가 전쟁 문제에 대해서 올바른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내가 굶주린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내가 일생 동안 헐벗은 사람들에게 입을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내가 일생 동안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내가 인류를 사랑하고 인류를 위해 봉사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킹 목사는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연사였다. 반복법과 점층법으로 어우러진 그만의 독특한 사자후는 우리의 마음속을 뒤흔들어 잠자던 양심과 도덕심을 일깨운다. 1963년 워싱턴 행진에서 행한 그의 기념비적인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한 이상주의자의 절규이자 투쟁의 길에서 함께 부른 노래였고, 이제는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안겨진 숙제가 되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게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 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킹 목사가 남긴 단 한 권의 자서전 킹 목사는 생전에 몇 권의 책을 저술했지만, 직접 자신의 삶 전반을 다룬 자서전은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어떤 근거로 킹 목사의 자서전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1985년 킹 목사의 부인 코레타 킹 여사가 스탠포드 대학교의 저명한 역사학자 클레이본 카슨을 찾아갔다. 클레이본 카슨은 바로 이때부터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회고한다. 킹 여사는 카슨 교수에게 킹 목사의 전집 편찬 작업을 부탁했고, 카슨 교수는 그때부터 제자들과 이 작업에 전적으로 매진했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에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였고, 이후 《마틴 루터 킹 전집》 편집 작업에 매진했다.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 팀은 2005년 ‘마틴 루터 킹 교육연구소’The Martin Luther King, Jr. Research and Education Institute(홈페이지 https://kinginstitute.stanford.edu)로 확대되어 연구와 교육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은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가 수집한 수많은 자료들(생전에 출간된 책과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들, 연설과 설교, 인터뷰와 편지, 오디오와 비디오 기록, 발표되지 않은 글들) 가운데 킹 목사의 자전적 부분만을 골라내 편집한 것이다. 카슨이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의 어느 한 문장도 킹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은 없다. 시간의 순서에 따른 글의 배열과 장의 구분, 글들의 취사선택은 편집자의 역할이었지만, 편집자의 의견에 따른 가필이나 윤문으로 덧칠되지 않은 채 킹 목사 자신의 내밀한 음성이 그대로 표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사후 편집 자서전’의 모범적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20세기는 갈등의 시대이자 혁명의 시대였다. 무엇보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을 향한 욕구가 활화산처럼 분출되어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승리를 거둔 운동의 시기였다. 그 운동의 정점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있었다. 한 시대의 모순에 스스로를 던져 우리의 양심을 흔들어놓았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우리는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그의 짧지만 파란만장했던 삶과 끝나지 않은 꿈을 다시금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폭력은 반동적인 백인들의 저항을 강화시키고 자유주의적 백인들의 죄책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폭력은 백인들을 행동에 나서게 함으로써 조건을 변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격화시킨다. 폭력에 대한 반발은 폭력이 발생한 지역사회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산된다. 셀마를 비롯한 앨라배마 전역의 백인들은 폭동이 남부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무장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술에 취해서 난폭하게 구는 흑인이 단 한 명이라도 나타나게 되면 아무런 죄도 없는 수많은 흑인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결과가 빚어지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가 이런 식으로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간은 신이 창조한 존재이므로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고 확신한다. 국가를 위해서 인간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국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에게서 자유를 빼앗는 행위는 인간을 일개 사물의 지위로 떨어뜨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국가라는 목적에 종속되는 수단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되며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