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덕현스님의 <종교, 그거 먹는 거예요?>. 인생길에서 우왕좌왕 허둥대며 끝도 없이 헤매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리고 밥이 법 되는 길, 법이 밥 되는 길로 안내한다.
출판사 리뷰
무엇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존재는 누구나 품위 있게 생명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간다운 행위를 하며 의미 있는 삶의 지도를 그리는 꿈을 꾼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허기, 실수와 실망만이 반복되는 미로 같은 인생의 여정을 헤매다 보면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여 존재여부조차 확인할 길 없는 구원자를 갈급하게 찾을 때가 있다. 오직 그만이 나를 영원한 평안과 행복의 길로 안내해줄 것이라 믿고 의지하지만, 헛된 구원의 약속 앞에 또 한 번 좌절할 뿐이다.
더는 울고 싶지 않다면 이제는 물어야 한다. 행복을 향하는 길목,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처절하게 울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구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묻고 물은 끝에, 그 열쇠는 반드시 스스로 찾아내게 될 것이다.
밥과 법(Dharma)은 존재를 구하고 살리는 길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밥이 육신에 에너지를 부여하고 육신을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되게 한다면, 법은 갈애와 탐욕에 목마르고 굶주린 자들을 존재의 근원으로 돌이켜 허기를 잠재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성 없이 담아두는 밥과 법은 도리어 심신을 혼탁하게 한다. 감각만 충족시키는 밥은 육신을 쉽게 병들게 하고 이성만 채우는 법은 끝끝내 존재를 고통에서 구해낼 수 없다.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는 단지 숨 쉬고 산다는 데만 그 의미를 두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낱낱이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에 먹음직스런 음식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고, 나를 둘러싼 생명들에게 두루 이로운 섭생인지, 나와 이웃의 조화를 돕는 밥상인지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법도 마찬가지. 진정한 법은 허황된 약속이거나 이데올로기적 이상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고통 속에 허우적대는 생명들이 몸소 실행하여 그 실효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길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꽃다운 타인들이 진실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자기와 조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오늘도 덕현스님은 인생길에서 우왕좌왕 허둥대며 끝도 없이 헤매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신다. 그리고 밥이 법 되는 길, 법이 밥 되는 길로 안내하신다.
흩날리던 눈발 하나가 볼에 닿았을 뿐인데 온 우주가 스며드는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육신은 결국 이렇게 자연 속에서 먹고 싸고 놀다가 가는 것이다. 사람 안의 지고의 참 본성이 그 꿈속의 우주를 이렇게 지었다 해도……
음식을 먹는 일은 일상의 깨어있는 의식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 먹을거리를 공양하여 육신을 살게 하는 이들의 공덕을 기리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잘 살기를 다짐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먹는 즐거움에 취하여 빠져들거나, 습관적으로 아무런 각성 없이 먹지 말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먹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음식을 제공하고 베풀거나 먹이는 사람이 누구인가, 혹은 그 동기나 의도 등의 마음상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에 불교에서는 음식 자체와 음식을 공양 올리는 사람, 그것을 받아 수용하고 공양하는 사람, 이 세 가지의 청정함을 말하고 있다. 이를 삼륜三輪의 청정함이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덕현 스님
덕현스님은 1989년 법정스님을 은사로 송광사로 출가, 현재는 봉화와 음성에서 불교 수행공동체 ≪법화림≫을 꾸려가고 있다. 『법구경』과 『금강경』을 한글로 옮겼으며, 『진리의 화원』 , 『행복해라, 나 이 생에도 그대를 만났네』 , 『잔년殘年』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