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도서관 시리즈 43권.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과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최유정 작가의 청소년 소설로, 위탁가정에 맡겨진 열여섯 살 연수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정립하게 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나는 누구일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청소년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고아원에서 4년, 위탁가정에서 3년을 지낸 연수는 온전한 입양아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족 여행에 함께하지 못할 상황에 놓인다. 이번 기회에 연수는 친아버지를 찾아 친권포기각서를 받아내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예전에 살던 동네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아버지와 가깝게 지냈던 김씨 아저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동안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으며 자신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고아원에 보냈음을 알게 된다.
김씨 아저씨는 연수에게 아버지가 살고 있을 거라는 밥집 아주머니네를 알려준다. 연수는 곧 밥집 아주머니를 만나 아버지를 찾지만 아버지는 알코올 치매 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입원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침내 연수는 요양원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허물어져 있는 아버지와 마주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나는 누구일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최유정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과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아동청소년문학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최유정 작가의 신작 『아버지, 나의 아버지』가 푸른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엄격한 심사기준과 높은 문턱으로 정평이 난 ‘푸른문학상’을 각각 중편과 장편으로 두 차례나 수상하며 신인작가답지 않은 탄탄한 역량과 개성 넘치는 필치를 선보이며 작가적 입지를 굳힌 최유정 작가의 이번 작품은 위탁가정에 맡겨진 열여섯 살 연수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정립하게 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청소년소설이다. 이미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나는 진짜 나일까』에서 인간의 심리를 보편적이면서도 내밀하게 그려 낸 통찰력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작가는 이번에도 전작에 이어 ‘나는 누구일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청소년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실제로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최유정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아버지, 나의 아버지』를 쓰기 1년 전, 미혼모 쉼터에 있는 어린 엄마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죄책감과 마주했고, 그 이후 자신의 딸아이에게 제 생모 이야기를 해 주었던 사실을 담담히 고백하고 있다. 친아버지를 찾아가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과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는 연수의 긴 여정을 단숨에 풀어내고 있는 힘은 이처럼 아픈 곳을 들춰내어 아물기를 바라는 작가의 솔직하고 당당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소재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낸 이번 작품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 나의 아버지!’ 그 진하고 그리운 이름을 찾아 떠나는 길
위탁가정에서 3년을 보낸 연수는 아직 서류상 온전한 가족이 아니다. 그래서 연수에게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새학기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불려가 꺼내고 싶지 않은 가족사를 이야기해야 하며, 외국 여행은 물론 국내 캠프도 고아원까지 서류를 보내고 받아야 하는 절차 때문에 늘 포기해야만 한다. 연수는 자신의 이런 처지를 더는 참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친아버지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자신을 돌봐 주고 있는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친아버지에 대한 흔적을 찾기 위해 고아원과 예전에 살던 동네의 슈퍼를 찾아간 연수. 연수는 슈퍼에서 아버지의 친구였던 김씨 아저씨를 만나 아버지가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게 된다. 하지만 연수는 어두운 밤 처절한 외로움 속에서 혼자 떨어야 했던 지난 기억들을 떠올리며 자신을 버리고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에 몸을 떤다. 그리고 김씨 아저씨에게서 아버지가 살고 있을 거라는 밥집 아주머니네의 주소를 알게 되는데, 아버지를 찾는 연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어렵게 만난 밥집 아주머니는 연수에게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자신을 그리워했는지, 얼마나 사랑했는지 들려준다. 마음속에 가득 했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은 서서히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변한다. 그리고 밥집 아주머니가 알려준 요양원에서 남루한 환자복에 파묻힌, 왜소한 노인이 되어 버린 아버지와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연수는 그런 아버지에게 그토록 원했던 ‘친권포기각서’를 받아내지도, 아버지를 향해 소리치지도 않는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버린 아버지 앞에서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다. 작가는 끝을 향해 치닫는 연수의 거침없는 감정을 보여 주면서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찬찬히 따라가며 독자들의 몰입을 돕는다.
최유정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전한다. “부디 불편한 진실과 만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리고 “자기 문제의 주체가 되길 희망한다.”고. 이 작품을 읽는 청소년들은 연수가 뿌리 찾기를 통해 자유로워진 것처럼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들춰내고, 꿰매며 자기 문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물끄러미 문 앞에 서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도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늘 기억하고 있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돌을 들고 다니던 아버지는 힘이 세고 늘 당당해 보였다. 그런데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은 남루한 환자복에 파묻혀 있었다. 왜소한 노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진짜로 저 사람이 내 아버지일까? 나는 순간, 간호사를 불러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을 불러온 게 틀림없으니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가 소개
저자 : 최유정
광주에서 1967년에 태어났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를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2007년 중편동화 《친구》로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로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잇따라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숨은 친구 찾기》,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자의 꿈》, 《박관현 평전》등이 있습니다.
목차
1. 아무것도 아닌 나
2. 나를 버리러 가는 길
3. 넌 나를 알지 못해
4. 빛과 어둠
5. 아버지를 찾아서
6. 아버지의 흔적
7. 왜 나를 버렸어요?
8. 길 잃은 나무 새
9. 미안해요
10. 아, 나의 아버지
11. 아빠의 기억
12. 다시 찾은 나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