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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레시피
푸른숲주니어 | 청소년 |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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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3권. 저마다 어두운 가족사 때문에 독특한 미각을 지니게 된 두 아이가 만나 요리를 하며 삶의 원동력을 찾는 이야기이다. 특히 소설의 화자이자 완벽에 가까운 미각을 지닌 중3 진아율은 부모의 재혼 뒤에도 이미 소식이 끊긴 친엄마의 애정을 갈구하지만, 요리를 통해 그동안 외면했던 주변 사람들과 좌충우돌 부딪치며 세상의 따뜻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로써 엄마의 인생과 선택을 이해하는 한편, 스스로 요리를 하는 삶, 독립적인 자아로 나아가는 삶을 꿈꾸게 된다.

우리 삶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식욕을 혈육에 대한 그리움, 창작에 대한 욕구, 삶에 대한 열정 같은 다양한 열망과 연결 짓는 이 작품은, 주어진 일상과 ‘받아먹는’ 밥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진정 맛있는 삶을 만드는 비결은 그 어떤 산해진미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존재에 있음을 말이다.

  출판사 리뷰

심심한 삼시 세끼는 이제 그만!
내 삶을 비춰 줄 인생 레시피를 찾아 나서다


“날 버린 친엄마의 밥? 더 이상 미련 갖지 않겠어!”
- 난생처음 요리에 뛰어든, 입맛도 성격도 까칠한 불평꾼! 절대 미각, 진아율

“요리?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할 뿐이라고.”
-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왔지만 만드는 것마다 괴식? 수상한 전학생, 구다진

“남심을 저격할 초특급 도시락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야.”
- 잘생긴 얼굴은 200미터 밖에서도 알아보는 말로만 베지테리언! 짝사랑 전문, 최새이

[이 책의 특징]

‘열여섯 내 인생은 지금 어떤 맛일까?’
까칠한 미식 소녀의 자력갱생 프로젝트!

“창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곤충학자 파브르)는 말은 본래 자연의 먹이사슬을 꿰뚫어 본 살벌한 말이지만, 인생 최고의 화두가 ‘급식 메뉴’인 우리나라 중학생들에게 딱 맞기도 하다.
유튜브에서도 텔레비전에서도 먹방 쿡방이 대세인 데다, 맛집 탐방을 위해 꼭두새벽부터 달려가기도 하고, 죽기 전에 꼭 한 번 먹고야 말겠다는 음식 메뉴가 인생 버킷리스트 한 자리를 꼭 꿰어 차는 걸 보면, 식탐은 정말 삶의 원동력인 모양이다.
그런데 만약, 미각이 너무 예민해져서 이 세상 그 무엇도 더 이상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떨까? 또는 미각이 아예 마비되어 먹는 즐거움이 반에 반쯤 줄어든다면? 가장 원초적인 욕구조차 사라진 밍밍한 삶이라니, 저주라도 받은 느낌이 아닐까? 《엄마의 레시피》 속 두 주인공 진아율과 구다진은 바로 그런 저주에 걸려 있다.
《엄마의 레시피》는 저마다 어두운 가족사 때문에 독특한 미각을 지니게 된 두 아이가 만나 요리를 하며 삶의 원동력을 찾는 이야기이다. 특히 소설의 화자이자 완벽에 가까운 미각을 지닌 중3 진아율은 부모의 재혼 뒤에도 이미 소식이 끊긴 친엄마의 애정을 갈구하지만, 요리를 통해 그동안 외면했던 주변 사람들과 좌충우돌 부딪치며 세상의 따뜻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로써 엄마의 인생과 선택을 이해하는 한편, 스스로 요리를 하는 삶, 독립적인 자아로 나아가는 삶을 꿈꾸게 된다.
우리 삶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식욕을 혈육에 대한 그리움, 창작에 대한 욕구, 삶에 대한 열정 같은 다양한 열망과 연결 짓는 이 작품은, 주어진 일상과 ‘받아먹는’ 밥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진정 맛있는 삶을 만드는 비결은 그 어떤 산해진미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존재에 있음을 말이다.

‘7년 전 사라진 엄마의 맛을 추적하다’
관계의 회복, 상처의 치유를 그린 성장 소설

친구들 사이에서 절대 미각이라고 불리지만, 아율의 혀가 예민한 건 사실 아홉 살 때 사라진 친엄마 때문이다. 천재적인 요리 실력을 지닌 엄마는 셰프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식을 버리고 프랑스로 떠났다. “엄마의 요리는 한때는 축복이었지만, 이제는 저주였다. 오래전 내 혀에 휘감긴 그 맛은 아무리 씻어 내도 잊을 수 없었다.”(13쪽)
아율은 가성비 좋은 백반집에서 맛있게 밥을 먹는 아빠, 새엄마, 이부동생을 삐딱하게 보곤 한다. “보통만 되어도 맛이 괜찮다고 중얼거리는 그들을 따라 아무것에나 닿아야 하는 내 혀만 불쌍”(9쪽)하다며. 이렇듯 가족에게도 이질감을 느끼는 아율 앞에 프랑스에서 전학 온 구다진이 나타난다.
다진은 처음 전학 온 날 급식실에서 애들이 맛있다는 급식 돈가스를 두고 무슨 벌레 본 듯 뜨악해한다. 그 표정을 훔쳐본 아율은 낯선 전학생이 어딘가 자신과 닮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게다가 녀석의 아버지 직업은 셰프인데 그래서인가, 아율이란 이름에서 냉큼 ‘군밤’을 연상할 정도로 독특한 감수성을 지녔다. 물론 다진이라는 이름에서 ‘마늘’을 떠올린 아율 자신도 그 방면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늘 녀석의 행동에는 통 일관성이 없다. 기름 전 급식 돈가스에 진저리를 칠 때는 언제고, 모둠별 요리 실습에서 경건하고 점잖게 ‘맛없는’ 햄버그를 만들어 친구들 점수를 왕창 깎아 먹는다. 친구들이 도저히 못 먹겠다며 포크를 내려놓을 때 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묵묵히 혼자 그 맛없는 요리를 먹는 건 무슨 심보란 말인가? 아율은 그런 뻔뻔함이 얄미워 툭하면 다진에게 딴지를 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율은 친엄마가 만들어 주던 추억의 요리 ‘아무렇게나 대충 떡볶이’에 도전했다 자신의 형편없는 실력에 큰 충격을 받는다. 한편 그런 사정을 모르는 다진은 아율이 절대 미각이라는 소문을 듣고 와서 뜬금없이 함께 요리를 하자고 제안하는데…….
아율은 꼬마 시절부터 그림책 대신 엄마의 요리책을 보며 자랐기에 또래들보다 아는 것은 많지만 열여섯 평생, 요리를 남일로만 생각해 왔다. 한편 다진은 미식의 나라에서 왔지만 만드는 요리마다 괴식으로 둔갑시키는 수상한 녀석이다.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이 같이 요리를 하다니,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스치기만 해도 서로 잡아먹을 듯이 투덕대던 두 아이가 급기야 함께 유서 깊은 요리 대회에 뛰어드는 놀라운 전개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알력과 인내, 썸과 공감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이지만 ‘군밤과 마늘’ 콤비의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은 계속된다. 자신들의 삶과 고민 속에서 직접 길어 올린 레시피로 최적의 재료를 선택해 창작 요리를 완성해 내는 순간은 희열로 가득 차 있다.
이를 통해 아율이 온몸으로 체득하는 것은 ‘어떤 음식이든 반드시 요리한 사람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소박한 진실이다. 이는 아율의 기억 속에 왜곡되어 있던 7년 전 가족의 시간을 재구성하는 단서가 된다. 요리를 하며 차례로 되살아나는 추억들이 퍼즐 조각처럼 모여 커다란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걸로 엇갈린 채 해묵은 감정들이 비로소 아물기 시작한다.

프랑스 우동, 크리스마스 닭구이, 당근 김치, 스타 스테이크……
식탐 유발, 맛있는 창작 요리의 향연!

책장을 펼치면 활자의 부엌에라도 들어선 듯 수많은 음식이 오감을 물들인다. 기억의 한쪽에서 아율의 요리 본능을 부추기는 오므라이스, 아율과 새이가 인생 친구가 되던 날 함께 먹던 떡볶이, 짝사랑의 패기로 가득한 아이돌 서포트 도시락, 친엄마의 요리를 먹고 싶어 하는 의붓딸을 위해 만든 새엄마의 샌드위치……. 때로는 아련한 미각 묘사와 함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내고, 때로는 꽁꽁 감추어 둔 진심을 드러내 준다. 무엇보다 다진네 아버지가 하는 식당의 간판 메뉴로 이름부터 위트 있는 ‘프랑스 우동’은 절대 빠질 수 없다! “약속 시간에 늦은 나를 유일하게 기다려 준 친구”(135쪽) 같은 이 한 그릇 요리는 정성이 깊게 배인 든든한 한 끼가 전하는 지극한 위로를 잘 보여 준다.
여기에 아무리 먹고 싶어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창작 요리들도 가세한다. 초록 오트밀 갑옷을 둘러쓴 치킨의 안드로메다급 변신 ‘크리스마스 닭구이’, 주연과 조연이 뒤바뀐 ‘당근 김치’, 유명 스타의 거짓 이미지에 대한 실망을 연민으로 승화시킨 ‘스타 스테이크’ 등…….
처음엔 오직 친엄마를 향한 미련을 떨치기 위해 시작한 요리였지만, 그 작은 도전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전학생(다진)과 사랑스런 절친(새이)까지 동참해 잊을 수 없는 인생 레시피들이 탄생한다.
불맛 나는 우정, 소금기 가득한 가족사, 감칠맛 도는 반항기, 달달한 위로와 응원까지……. 갖가지 맛의 재료를 넣고 뭉근히 끓여 낸 뒤, 알싸한 반전까지 가미한 톡 쏘는 맛의 성장 소설이다.
그런데 잠깐! 요리로 시작해서 요리로 끝나는 치유계 청춘물을 기대했다가는 가슴이 얼얼해질지도 모르니 마음을 단단히 할 것!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누군가의 부모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엄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사뭇 첨예한 질문이 놓여 있다. 아율은 7년의 공백 속에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중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우리들의 엄마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군밤과 마늘]
아율이 전학생 구다진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율의 절친 새이가 말하듯 준수한 외모 때문이 아니다. 핵심은 그 아이 아빠가 프랑스에서 셰프였다는 데 있다. 7년 전 요리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 자신의 엄마와 구다진네 아빠 사이에 단 하나의 접점이라도 있을까 싶어 아율은 구다진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그 낯선 아이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동안, 아율은 자꾸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다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다진 마늘을 떠올리는 중3은 나밖에 없을지 모른다. 물론 ‘아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하필 군밤을 떠올리는 중3도 흔치 않다.
내가 이렇게 된 데에는 약간의 역사가 있다.
(중략) 가난한 우리 집에는 그림책 살 돈이 없었다. (중략) 다행히 나는 그림책보다는 집에 있는 책을 더 좋아했다. 바로 엄마가 산 요리책 말이다.
요리책에 실린 사진은 여러모로 훌륭했다. 그걸 보고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나는 사진을 펼쳐 놓고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 냠냠 쩝쩝. 정말 맛있다. 매콤해. 달콤해. 새콤해. 입 안에서는 엄마가 전에 만들어 주었던 그 요리의 맛이 떠올랐다. 맛의 기억은 늘 나를 쓸쓸하지 않게 만들었다.
옆에 실린 조리법은 내게 한글을 가르쳐 주었다.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물엿, 소금, 다진 마늘…….
그 요리 전집은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모든 요리를 총망라해서 집대성한 걸작이었다. 비싼 편이고 권수가 많아서 대중에게 널리 읽히지는 못하고 절판되었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책으로 남았다. 나는 그 요리책으로 다른 나라 식문화를 배웠고, 숫자나 계산법도 배웠다. 미술과 디자인을 컬러풀한 사진으로 배웠으며, 요리 이름을 통해 외국어도 배웠다. 인생을 살면서 배워야 할 것을 초등학교 때 다 배운다고 하던가? 나는 좋은 요리책이 그 역할을 어느 정도 해 준다고 믿는다.
문득 다진 마늘이 과연 나처럼 요리책을 보고 자랐는지 궁금해졌다. 녀석이 자라 온 환경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시각의 변화]
모둠별 요리 실습을 망친 날, 아율이 다진에게 책임을 묻자, 다진은 그러면 네가 한번 해 보라며 불같이 화를 낸다. 그래서 진짜 도전해 봤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아율의 단짝 새이를 초대해 만들어 주었던 ‘아무렇게나 대충 떡볶이’! 그야말로 아무거나 마음대로 넣고 만드는 간단한 레시피라 자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완성한 떡볶이 맛은 충격적일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러자 이제껏 깔보았던 세상의 요리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초밥을 먹으면서 나는 평소와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전에는 보통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맛이 아니야. 밥이 왜 이리 질어? 밥알이 더 씹혀야 하는데? 선이 더 싱싱해야 한다고! 이건 고추냉이가 너무 적어.’
그러나 이번에는 늘 가던 일식집인데도 다르게 느껴졌다. 초밥의 회 부분이 밥을 감싸고 있다가 입 안에서 하나가 되어 씹혔다. 밥에서 새콤하면서도 약간 달콤한 맛이 감돌았다. 씹을수록 고소함이 감도는 생선회가 새콤달콤함과 만나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나쁘지 않았다. 최상은 아니라도 그럭저럭 괜찮다는 너그러운 평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떠오른 생각은…….
‘어떻게 이런 맛을 냈을까? 식초는 얼마나 넣었을까? 생선회는 어떻게 뜬 거지? 밥을 뭉칠 때 어느 정도 강도로 쥐어야 할까?’
내 신경은 온통 만드는 방법에 쏠려 있었다. 전에는 ‘맛’을 먹었다면, 이제는 누군가가 만든 ‘요리’를 먹었다. 요리에 대한 상상이 보태지면서 내 머릿속은 빠른 속도로 꽉 차 갔다.

그리운 삼색 샌드위치
7년째 아무 소식이 없는 친엄마……. 아율은 아빠가 혹시 엄마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한다. 하지만 아빠에게는 차마 묻지 못하고, 새엄마에게 묻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새엄마는 아빠가 아율의 친엄마와 헤어진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며, 알게 되면 아율에게 하는 자신의 태도가 달라질까 두려워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친엄마가 해 줬던 음식 중에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만들어 보겠다고 조심스레 말을 걸고, 아율은 얼떨결에 삼색 샌드위치라고 답하는데…….

새엄마는 끝끝내 샌드위치를 만들어 냈다. 모양은 울퉁불퉁하고 썰어 낸 단면에서 내용물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지만, 그래도 정말 삼색 샌드위치였다. 오이의 초록, 달걀의 노랑, 햄의 분홍이 한 칸씩 잘 차지한.
“잘 먹겠습니다.”
크게 한입 깨물었다. 나보다 먼저 형진이가 소감을 내뱉었다.
“맛없어.”
형진이가 미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해서 기쁘기는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먼저였다.
“맛있어요. 정말이에요.”
나는 거짓말을 하며 일부러 더 크게 한입 깨물었다. 오이는 너무 두꺼워서 씹기가 힘들고, 마요네즈는 넘치게 들어가서 빵이 흐느적거릴 정도였다. 달걀은 퍽퍽했다. 세 가지 맛이 도무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삼색 샌드위치.
그러나 다음 한입이 이어졌다. 새엄마는 아무 말도 안 했다. 하지만 나는 샌드위치를 형진이 것까지 다 먹어 치웠다. 먹는 걸 멈추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새엄마의 샌드위치는 결코 맛있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원조 샌드위치보다 손을 들어 주고 싶었다. 사실 친엄마의 샌드위치는 맛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는 엄마에게 자주 해 달라고 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틀에 한 번씩 먹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 기억도 안 났다. 일상이던 맛이 잊힐 수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상이었기 때문에 잊은 것인가?
새엄마가 나를 안아 주었다. 나는 가만히 안겨 있었다. 형진이가 집게손가락을 쭉 뻗어 내 눈을 가리켰다.
“어? 엄마, 누나 운다. 맛없어서 우나 봐!”

  작가 소개

지은이 : 선자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와 단국대 대학원에서 글 공부를 했습니다. 그림책부터 청소년 소설까지 재미있는 상상이 떠오르면 글로 써서 책을 내지요. 지은 그림책으로는 『단골손님』 『달이네 추석맞이』 『꼬마 해녀와 물할망』 『상여 나가는 날』 등이 있고, 동화책으로는 『예쁜 얼굴 팝니다』 『위험한 친구 마니또』 등이, 청소년 소설로는 『빨간 지붕의 나나』 『펜더가 우는 밤』 등이 있습니다.

  목차

백반과 프랑스 요리 7 / 프랑스에서 온 전학생 14 / 군밤과 마늘 24 / 아무렇게나 대충 떡볶이 33 / 시각의 변화 40 / 미노를 위한 도시락 50개 48 / 알록달록 쌍둥이 도시락 59 / 눈물 젖은 우리의 도시락 65 / 프랑스 우동 가게 72 / 그리운 삼색 샌드위치 83 / 분식 3종 세트 91 / 떡볶이의 비밀 97 / 답 없는 문제 105 / 블루 셰프 그랑프리 110 / 크리스마스 닭구이 123 / 나만의 김치 131 / 당근 김치 139 / 그날의 아이스크림 151 / 선물 162 / 한 사람을 위한 요리 175 / 우동 한 그릇 193 / 셰프 스페셜 튀김 우동 202 / 나와 엄마의 오므라이스 211 / 작가의 말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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