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룽이라는 한 농부의 삶을 투시해 그려낸 이 작품은,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을 실제로 경험한 작가의 독특한 이력 덕택에 청말기에서 중화민국 탄생까지의 중국 대륙과 중국인들의 삶을 진실하고 예리하게 묘사한다. 펄 벅은 흙과 인간의 삶이라는 주제를 보다 강렬하게 표출하기 위해서, 역사적인 사건들 너머 북방의 어느 시골에서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난 왕룽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왕룽과 그의 아내 오란, 그리고 그들로부터 비롯되는 한 가족의 역사는 어느 왕조의 이야기 못잖게 파란만장한 삶과 죽음, 사랑, 질병, 전쟁, 혁명, 질투의 서사시를 엮어낸다.
출판사 리뷰
<줄거리>
주인공 왕룽은 성 안의 황씨 댁 계집종인 오란을 아내로 맞이한다. 오란은 외모는 보잘것없지만 알뜰하고 강직한, 전형적인 농부의 아내 감이었다. 선천적으로 부지런한 농부인 왕룽과 오란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생활에 점점 여유가 생겼고, 황씨 댁 전답을 사들이기도 한다. 그들 사이에 네 번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 큰 가뭄이 들어 무서운 굶주림이 시작되자 오란의 의견에 따라 왕룽 일가는 남방으로 떠나게 된다.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남방 생활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혁명이 일어나고, 왕룽과 오란은 군중들 틈에 끼어 부잣집에 들어갔다가 뜻밖에도 많은 금화와 보석을 손에 넣게 된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와서 황씨 댁의 땅을 모두 사들여 큰 부자가 된다. 왕룽은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연화라는 기생을 첩으로 맞아들이는 등 농사일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극도로 쇠약해진 오란이 끝내 고생스러웠던 한평생을 마치자, 그제야 왕룽과 그 자식들은 오란이 이 집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던가를 느끼게 된다. 아들들의 제안에 따라 황씨 댁 저택으로 집을 옮기고, 넓은 저택에서 왕룽은 지나온 나날을 회상하며 고독 속에서 지내다가 결국은 젊고 어여쁜 계집종 이화를 첩으로 삼고 외로움을 달랜다. 그의 큰 아들은 그의 뒤를 이어 대지주가 되고, 둘째 아들은 거대한 상인이 되며, 막내아들은 집을 뛰쳐나가 군인이 된다. 어느 날, 훌륭한 관을 준비해놓고 죽을 날을 기다리던 왕룽은 그의 두 아들이 토지를 팔 것을 의논하고 있는 것을 듣고 크게 노한다. 그러나 아들들은 아버지의 바람에 비웃음만 흘릴 뿐이다.
작가 소개
저자 : 펄 벅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 만에 선교사인 양친을 따라 중국으로 가 15세까지 성장했다. 이런 성장 배경 속에서 중국 민중의 생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쓰기 시작한 펄 벅은 1930년에 [동풍ㆍ서풍]을 발표하면서 최초로 문학적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이듬해 농민의 신분에서 몸을 일으켜 대지주가 된 왕룽 일가의 역사를 그린 3부작 [대지]를 발표하여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것은 근세 중국을 서사적으로 묘사하여 서양에 소개한 최초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서 퓰리쳐상을 받았다. 그 외에 [싸우는 천사], [어머니의 초상], [모란꽃], [북경에서 온 편지] 등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일련의 명작들을 발표하여 1938년에는 영예의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달라서 1963년 한국의 수난사를 그린 소설 [살아 있는 갈대]를 펴내기도 했다. 또한 1960년대 펄벅인터네셔널 한국지부와 부천 소사희망원을 설립하여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을 위한 복지사업에 힘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에서 내란이 일어나 공산 정권이 들어서자 본의 아닌 귀국을 할 수밖에 없었던 펄 벅은 전후의 황폐한 사회에 내던져진 전쟁고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전쟁고아와 혼혈 사생아들을 위하여 펄 벅 재단을 설립하고 직접 봉사 활동에 나선 것도 이 무렵부터의 일이다. 1973년 암으로 숨지기 직전에 쓴 소설 [영원한 경외]를 탈고했는데 이 원고가 2012년 12월 발견돼 이 작품이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진다.
역자 : 안정효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번역활동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150여 권을 출간했다. 1982년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과 1992년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태풍의 소리\', \'미늘\', \'낭만파 남편의 편지\', \'착각\', \'학포 장터의 두 거지\', \'동생의 연구\', \'한 마리의 소시민\', \'하늘에서의 명상\', \'안정효의 영어 길들이기\', \'가짜 영어사전\', \'번역의 공격과 수비\' 그리고 창작론 \'글쓰기 만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