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 상반된 두 사람을 이어주던 유일한 친구 오토야마가 후두암으로 죽은 이후, 키리코는 대형 병원을 나와 자신만의 진료소를 차린다. 한편 후쿠하라는 여전히 병원의 부원장 자리는 유지하고 있으나 원장인 아버지에게 미운털이 박혀 업무에서 밀려난다. 그런 그들에게 알 수 없는 인연을 따라 에이즈에 걸린 한 연인이 찾아온다. 여자는 후쿠하라에게, 남자는 키리코에게.
불치병이라는 절망 앞에서 누군가는 포기하고 모두 놓아 버리는 반면, 누군가는 도리어 살아갈 의지를 다시금 다지기도 한다.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이 과거와 미래를 따라 교차하며 흐르는 메디컬 드라마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후속작.
출판사 리뷰
죽음을 받아들이는 의사, 삶을 놓지 않는 의사.
휴먼 메디컬 드라마, 두 번째 이야기!
환자들에게 죽음을 종용하는 의사, 키리코 슈지. 꺾이지 않는 열정과 의지로 병과 싸우는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 양극단의 대척점에 선 두 사람의 과거가 밝혀진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어린 시절의 키리코. 어느 말기 암 환자를 만나며 바뀌게 되는데……! 그녀의 마지막 목숨을 건 바람은 무엇이었을까? 일에만 몰두하던 아버지를 증오하는 후쿠하라. 그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키리코에게 떠넘긴다. 아버지가 줄곧 숨기고 있던 마음, 그 진실은……?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이 교차하며 인연은 이어진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으며 나아가는 사람들의 눈부신 이야기!
사람은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죽음 앞에서 깨닫는 가족과 사랑의 의미!
백혈병, 암, 에이즈 등 다양한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작가는 이번엔 ‘치매’를 주제로 다룬다. 지금까지 등장한 사람들은 모두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 선택해왔다. 그러나 점점 자아를 잃어가는 치매에 걸렸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군다나 이 치매에 걸린 사람은 다름 아닌 시치주지의 병원장이자 후쿠하라가 증오하는 아버지, 후쿠하라 킨이치로다. 마치 과제를 떠넘기듯이 후쿠하라는 키리코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맡긴다. 후쿠하라의 아버지는 현실이 아닌 과거의 인생을 헤매는 상태다. 마치 인생을 복기(復棋)하듯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후쿠하라의 아버지. 그의 삶을 따라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마음을 나누고, 역경을 헤치고 마침내 가족을 만드는 여정이 펼쳐진다. 닥쳐온 비극에 비록 스러져버릴 행복이라고 하더라도, 그 끝이 보인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고, 새 생명을 만들어서 서로의 구원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면서.
화해와 희망, 생명과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감동과 눈물의 휴먼 메디컬 드라마, 그 두 번째 이야기!
카즈는 이를 악물었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아빠에게 엄마는 ‘처리’할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일까. 지금은 엄마를 위해서 가족이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가 아닌가.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지. 쓰레기통에 들어 있던 그림. 좍좍 찢겨진 그림.
아빠한테 가족은 아무래도 좋은 걸까. 자기 일로 바쁘고 피곤하니까.
“자신의 마음속을 샅샅이 찾아도 절망밖에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는 것 말고는 출구가 없을 때도 있어. 괜찮아. 포기해도 돼. 포기할 정도로 너는 싸웠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빨라. 키리코, 주변으로 눈을 돌려 봐. 다른 누군가의 논리를 찾아 봐. 무심한 듯, 딱히 어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어째서인지 엄청나게 강한 게 옆에 있기도 하거든…….”
밥솥 뚜껑을 열고 밥을 밥그릇에 푸며 키리코가 물었다.
“키리코 선생에게 의사로서 일을 의뢰하고 싶어. 당연히 비용도 지불할 거고. 일이 없는 상태라면 나쁜 이야기는 아닐 거야.”
목소리에 비꼬는 기색이 묻어났다.
“네가 나한테?”
“환자를 한 사람 봐 줬으면 해.”
아무리 키리코라도 수화기를 고쳐 쥐게 만드는 말이었다. 진구지가 가만히 키리코의 손에서 고봉밥을 푼 밥그릇을 받아서 책상에 놓았다.
“잠깐, 후쿠하라. 너나 너희 병원 의사가 볼 수 없는 환자야?”
“그래. 우리 병원에서는 아무도 볼 수 없어. 아마도 너 말고는 없을 거야.”
“그런 환자가 있다고?”
“있지. ―― 후쿠하라 킨이치로.”
그 이름을 듣고 키리코는 숨을 한 번 삼킨 것 같았다.
“내 아버지, 시치주지 병원장이야. 자세한 이야기는 이쪽에서 할 테니까 사정이 되는 대로 와줘.
작가 소개
지은이 : 니노미야 아츠토
198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히토츠바시 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누계 20만 부를 돌파한 『!(느낌표)』 등 잇따라 신작을 발표하며 주목 받는 신세대 작가. 저서로는 『18금 일기』, 『우편배달원 시리즈』, 『마지막 비경 도쿄 예대: 천재들의 카오스 같은 일상』, 『유실물을 찾으시는 분은 3번 선으로』, 『폐교 박물관 Dr, 카타쿠라의 생물학 입문』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등이 있다.
목차
서장
제1장 어떤 양아치의 죽음
제2장 어떤 어머니의 죽음
제3장 어떤 의사의 죽음
종장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