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계절 1318 문고' 68권.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로 제3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박선희의 신작으로, 30년 된 구라파식 이층집에 모여 사는 어느 '문제적 가족'에게 일어난 마술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져 가는 낡은 집과 그 집에 사는 가족에게 소리 없이 찾아든 균열과 갈등을 절묘하게 연결시킨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고생 몽주는 할머니의 생신 선물로 멋진 마술을 보여 주기 위해 학교 마술 동아리에 가입한다. 점점 마술의 매력에 빠져드는 몽주, 하지만 달콤하고 짜릿한 마술의 세계와 달리 현실은 쓰고 팍팍하기만 하다. 야동 마니아 아빠와 에스프레소 중독자 엄마, 일흔 넘어 독립을 선언한 할머니, 흑인 이슬람교도와 사랑에 빠진 언니까지…. 몽주는 당최 답 안 나오는 가족을 위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마술쇼를 계획한다.
출판사 리뷰
여고생 몽주는 할머니의 생신 선물로 멋진 마술을 보여 주기 위해 학교 마술 동아리에 가입한다. 점점 마술의 매력에 빠져드는 몽주, 하지만 달콤하고 짜릿한 마술의 세계와 달리 현실은 쓰고 팍팍하기만 하다. 야동 마니아 아빠와 에스프레소 중독자 엄마, 일흔 넘어 독립을 선언한 할머니, 흑인 이슬람교도와 사랑에 빠진 언니까지……. 몽주는 당최 답 안 나오는 가족을 위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마술쇼를 계획한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로 제3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박선희의 신작으로, 30년 된 구라파식 이층집에 모여 사는 어느 ‘문제적 가족’에게 일어난 마술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져 가는 낡은 집과 그 집에 사는 가족에게 소리 없이 찾아든 균열과 갈등을 절묘하게 연결시킨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며칠 전 마루가 꺼졌다.
어제는 보일러가 멈추더니, 오늘은 급기야 담장이 무너져 내렸다.
30년 된 구라파식 이층집에 모여 사는 어느‘문제적 가족’의 위기 탈출 프로젝트!
아빠는 ‘야동’에 푹 빠져 있었다. 기가 차서. 모니터에 거의 얼굴을 갖다 대고 앉아서는 누가 가는지 오는지도 몰랐다. 어린 손님이 카운터 탁자를 두드릴 때서야 몽롱해진 눈을 위로 향했다. 출입문 옆에서 잠깐 야동을 훔쳐보던 나는 얼른 피시방을 나갔다가 잠시 후 “아빠!” 소리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기겁해 허둥지둥 화면을 내리는 모습이라니. 피시방에서 인생을 망치는 건 어린 손님들뿐만이 아닌가 보다.
인간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신은 망치로 자기 머리통을 치며 반성해야 한다. 나 같은 애는 어떡하라고. ‘이 집이 주는 의미’ 때문에 가장 골치가 아픈 사람은 복잡 미묘한 내면을 지닌 엄마도 아니고, 그런 엄마를 꿰뚫어보는 언니도 아니다. 바로 단순 무식한 머리통을 가진 나란 말이다. 아무튼 꽤나 발칙한 척하는 언니와 달리 난 엄마가 경계를 넘어서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구라파식 이층집에 사는 사람들이 산산조각 난 타일처럼 어지럽게 흩어지는 건 원치 않으니까.
마술은 기다림이다. 조심스런 기대와 달콤한 약속 같은 꿈,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 내는 순전한 믿음이다. 조각조각 깨진 테라스 타일이 오색찬란한 모자이크로 펼쳐지길 기다릴 때, 삐걱삐걱 앓던 계단으로 아름다운 나비들이 날아오르길 기다릴 때, 심술궂게 멈춰 있던 보일러가 순한 소리를 내며 다시 움직이길 기다릴 때……. 진정한 마술은 기적을 기다리는 바로 그 시간이 아닐까. 마음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르는 그 시간.
작가 소개
저자 : 박선희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2002년 『문학사상』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 2007년 대산문화재단 대산창작기금을 받았고 2009년 제3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출간된 작품으로 소설집 『미미美美』, 장편소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줄리엣 클럽』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그놈』, 『이브가 말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이 있다.
목차
타일 / 마루 / 수도 파이프 / 보일러 / 담장 / 변기 / 30년 된 구라파식 이층집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