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은 천재 작가 이상 그가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뛰어난 작품을 쓴것은 널리 알려졌으나, 단 한편의 동화를 썼다는 것은 잘알려져 있지 않다.
동화 "황소와 도깨비"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40여 일 전인 1937년 3월 5일자부터 9일자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한일합방이 되던 해(1910년) 태어나, 가난과 질병 그리고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의 번민 속에서도 불꽃처럼 살다 28세에 세상을 떠난 이상의 짧은 생이 이 작품을 보면서 더욱 안타깝기만하다. 그가
좀더 살았더라면 우리 어린시절이 풍요롭지 않았을까?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나마 이상의 유일한 동화가 제대로 옷을 입고 우리 어린이들 앞에 나오게 된 것은 다행이다.
도서출판 다림은 작가 이상의 이름에 누가되지 않도록 정성을 들여 이 그림책을펴낸다.
이 동화에는 이상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나타나 있다. 돌쇠라는 나무장수가 부상당한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를 구해 주어서 그의 황소가 힘이 백 배나 세졌다는짧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발단, 전개, 위기, 결말의
완벽한 구성과 글읽는 재미 그리고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 주어야한다"는교훈까지 담고있다.
이 동화의 줄거 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산골에서 부모도 없이 혼자 사는 돌쇠라는 나무장수가 어느날 황소와 함께 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사냥개에 물려 부상당한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를 만난다.
산오뚝이는 황소 뱃속에 두 달 동안만 들어가 있으면 상처가 나을 거라고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돌쇠는 전재산이며 너무 아끼는 황소지만 불쌍한 산오뚝이의 소원을 들어준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자 황소의 배가 너무 불러 터질 것 같이 된다 황소의 뱃속에 있던 산오뚝이가 너무 살이 쪄 나오질 못하기 때문에 돌쇠의 애간장을녹인다.
그러다가 황소가 하품하는 사이에, 황소 뱃속에서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상처가 다 나은 산오뚝이가 튀어 나온다. 산오뚝이는 황소의 힘을 백 배나 세게 해줘 돌쇠에게 은혜를 갚는다. 돌쇠는 힘이 세진 황소로
나무를 많이 팔아 부자가 된다.
이 그림책은 도깨비 화가로 널리 알려진 한병호 씨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두꺼운 화선지에 혼합재료를 써써 동양화풍으로 그린 이 그림은 과감한 생략과 다소 과장되고 익살스런 캐릭터로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