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러니까 너는, 이 학교의
고리대금업자가 되겠다는 거네.”평화롭던 세인트 패트릭 학교에 은행이 세워졌다!
설립자 핀 피츠패트릭의 이니셜을 딴 ‘FFP 은행’.
무계획이 계획인 핀과 그의 일당은 투자금을 지키면서
은행을 위협하는 악의 무리와의 한 판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대책 없고, 긴박하고, 유쾌하고, 짜릿하다!
‘일단 고!’를 외치는 여섯 친구의 파란만장한 은행 운영기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세인트 패트릭 학교에 작은 파문이 인다. 소문난 말썽꾼 핀 피츠패트릭이 자신의 저금을 털어 학교에 은행을 세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의 친구인 루크와 코비가 공동 투자자로, 게이브와 파블로와 에밀리가 협력자로 참여하며 ‘FFP 은행’은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다.
출발은 소소했다. 이들은 매점 외상을 갚아야 하는 친구,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벌금을 거하게 물어야 하는 친구 등에게 돈을 빌려주며 10%의 이자를 붙였다. 돈을 빌려간 친구들은 더 이상의 말썽을 부리지 않고 제때 갚았고, 이자는 이익으로 착실히 쌓였다. 그러던 와중에 설리번 자매가 ‘태그드’라는 데이트 매칭 앱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달라며 루크에게 손을 뻗는다. 루크는 이 앱이 성공할 것이라 직감하고 대출이 아닌 투자를 제안한다. 앱은 대박이 났고, 핀과 루크는 기세를 몰아 동영상 크리에이터 패디, 스포츠용품 암거래상 머커 등에게 투자하는 한편으로 태닝 오일 사업가 안나리사, 교내 도박 게임을 기획하는 로치 등에게 큰돈을 대출해 준다. 핀과 그의 일당은 용돈으로는 넘볼 수 없는 사치품을 지르며 성공에 취하지만 태그드 앱의 보안 문제를 비롯한 각종 사고들이 연달아 터지며 FFP 은행은 존폐 위기에 처한다.
『머니게임』은 ‘일단 고!’를 외치는 여섯 친구의 파란만장한 은행 운영을 보여 준다. ‘저래서 되겠어?’라며 혀를 끌끌 찰 정도로 규칙과 협상은 즉흥적이고, 자금 보관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구체적으로 진행되는(심지어 잘되는) 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들의 사업을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힘 ‘행동’ 누구나 한 번쯤은 학교 가는 길이나 수업 시간에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크고 작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전에는 왜 이런 걸 생각하지 못했지?’ 가볍게 자책하는 한편으로 약간의 흥분 상태에 빠져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는 대부분 학교에 도착하거나 수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만다. 실현 가능성이 모호하며, 무엇보다 귀찮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수없이 놓친 채 우리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간다.
반면 핀과 그의 친구들은 다르다. 그들은 ‘일단’ 움직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크게 고민하지도 않는다. “다른 규칙들은 뭔데?” 갑자기 재미있어진 내가 물었다. 핀은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모르지.”(p.16) 고민하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듯 휘몰아치며 움직이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헬렌 켈러의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
결과를 예측하고 움직이는 태도는 우리를 지름길로 인도해 주지만, 동시에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경험을 빼앗아간다. ‘실패할 거면 뭐 하러 해? 시간 낭비야.’ 혹시 이런 태도로 안전과 결과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일상에 지루함을 느낀다면, 도전하고 싶은데 선뜻 결심이 서지 않아 용기 내기 어렵다면 핀과 그의 다섯 친구들의 행보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생동감 넘치는 인물, 툭툭 치고 들어오는 농담,
끝을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 『머니게임』은 아일랜드 작가 에마 퀴글리의 데뷔작이다.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작가는 학교라는 한정적인 배경을 충분히 활용하며 방대한 인물과 사건을 촘촘하게 엮어 나간다. 공개 수업, 지역 방송국의 취재, 체육 대회, 교내 뮤지컬 공연 등의 학교 행사는 사건의 무대가 되어 흥미를 배가시킨다. 이 모든 사단의 주동자인 핀, 그런 핀에게 끊임없이 휘둘리고야 마는 루크, 가진 거라곤 거대한 몸뚱이뿐인 게이브, 수줍음 많지만 결단력 있는 모범생 코비, 똑 소리 나는데다가 승부욕도 있는 에밀리, 학교 제일의 미남 파블로, 이 여섯 명의 주인공을 비롯한 다수의 등장인물들은 현실에서 튀어나온 듯 생동감이 넘친다.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핀과 그의 다섯 친구의 대화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첫 발을 뗄 시간이다.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당신을 도와줄 적임자가 여기에 있다. “FFP 은행의 고객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p.39)
주요 등장인물 ☞핀 피츠패트릭
FFP 은행 설립자. 모히칸 스타일의 금발 머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다. 실천력은 누구보다 강하나 사고력과 판단력이 그에 못 미치는 게 함정.
☞루크 모리세이
축구를 좋아한다. 패거리에서 ‘제정신’을 담당하지만 궁지에 몰렸을 땐 돌발행동을 하곤 한다. 핀의 어시스트로 여러 사고를 치고 다니지만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정도로 속이 깊다.
☞가브리엘 오루크
인간 앵그리 버드. 검은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다니며, 언제나 머리를 쓰지 않는 일에 참여한다.
☞에밀리 클라크
유도 빨간 띠 보유자. 학교에서 손꼽히는 수재다. 핀의 사촌으로, 패거리에서 핀의 브레이크를 맡고 있다.
☞파블로 실바
매력으로 시작해 매력으로 끝나는, 세인트 패트릭 학교의 간판 미남.
☞코비 코왈스키
인간 계산기. 선생님들에게는 전형적인 모범생으로 통하나 분실물 센터에서 물건을 슬쩍 ‘빌려오는’ 게 취미인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다.
나는 핀 피츠패트릭이 50유로 지폐 뭉치를 라커룸 바닥에 차곡차곡 쌓는 것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