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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찰리 피스풀
개암나무 | 청소년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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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개암 청소년 문학 시리즈 11권. 2005년 영국 BBC 방송국에서 수여하는 블루 피터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그리고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아군의 손에 총살된 3백여 명의 영국군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순수한 사랑과 뜨거운 형제애를 보여준다.

약 백여 년 전 영국 데본 주의 어느 시골 마을, 이곳은 토모와 찰리 피스풀 형제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고향이다. 피스풀 가족은 아버지가 떠난 후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똘똘 뭉쳐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토모와 찰리는 늘 함께하면서 모든 것을 나누어 온 각별한 형제지간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여인 몰리를 향한 마음마저 같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불어 닥친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의 한가운데 휘말리게 되는 순간까지 형제는 함께한다. 자진 입대를 강요하는 대령의 압력에 못 이겨 형 찰리가 입대를 결정하자, 형을 혼자 사지로 보낼 수 없어 토모 역시 채 열여섯도 되지 못한 어린 나이에 전쟁터로 나서는데….

  출판사 리뷰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순수한 사랑과 뜨거운 형제애

그 어느 나라보다 전쟁의 비극을 가까이 느끼며 살아 온 우리에게 6월의 의미는 특별하다. 해마다 전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이 달, 진한 감동을 전하는 이 책 《굿바이, 찰리 피스풀》은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2005년 영국 BBC 방송국에서 수여하는 블루 피터 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형의 비극적인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몇 시간 동안, 토머스 피스풀 일병이 형 찰리 피스풀과 고향의 가족들과 함께했었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쟁이라는 것과는 무관하게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던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토모는 사랑하는 형 찰리를 영영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한다.
약 백여 년 전 영국 데본 주의 어느 시골 마을, 이곳은 토모와 찰리 피스풀 형제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고향이다. 마을의 대부분은 고집 센 늙은 대령의 땅이고 피스풀 가족은 대령의 숲을 관리하면서 살아간다. 숲에서 일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을 이끌어 가는 엄마와 정신지체 장애가 있지만 선량한 성품의 큰형 빅 조, 영리하고 용감한 작은형 찰리,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안은 채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막내 토모. 피스풀 가족은 아버지가 떠난 후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똘똘 뭉쳐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토모와 찰리는 늘 함께하면서 모든 것을 나누어 온 각별한 형제지간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여인 몰리를 향한 마음마저 같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불어 닥친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의 한가운데 휘말리게 되는 순간까지 형제는 함께한다. 자진 입대를 강요하는 대령의 압력에 못 이겨 형 찰리가 입대를 결정하자, 형을 혼자 사지로 보낼 수 없어 토모 역시 채 열여섯도 되지 못한 어린 나이에 전쟁터로 나선다.
본격적으로 전투에 투입되기 전까지 현실감이 없던 전쟁은 옆자리를 지키던 전우가 눈앞에서 죽어 가면서 아직 어린 토모를 극한의 공포로 몰아간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군복을 벗으면 모두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알지만 전쟁의 비극은 멈출 수가 없다. 동생을 보호하려는 찰리의 용기와 고향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토모는 하루하루 겨우 버텨 내지만, 기가 막히게도 사랑하는 형 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은 적군이 아닌 아군의 손에 의해 벌어진다. 다친 동생을 위해 자살과 다름없는 비상식적인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하다 군사재판에 넘겨진 찰리는 이제 불합리한 죽음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고, 토모는 그런 형의 곁을 지키고 있다.
삶과 죽음, 전쟁과 평화 사이에 선 인간 군상을 그린 이 소설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읽힌다. 어린 토모의 성장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성장 소설일 수도 있고, 몰리와 두 형제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면 연애 소설로 읽을 수도 있다. 또한 끈끈한 형제애와 가족 간의 사랑을 그린 가족 소설이기도 하며,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전하는 역사 소설일 수도 있다. 작가의 철저한 자료 조사가 뒷받침된 이 이야기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아군6의 손에 총살된 3백여 명의 영국군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아직도 영국 정부가 희생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당시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전쟁이 영원히 바꿔 놓아 버리는 삶의 비극을 가슴 저릿하게 그리고 있어 독자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큰 울림을 남길 것이다.

* 블루 피터 북 어워드(Blue Peter Book Awards)는?
영국 BBC의 방송 프로그램인 [블루 피터]에서 2000년에 발족하여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영국 아동 문학에 대한 문학상 시상식이다.

몰리가 소리쳤다.
“이리 와, 토모. 안 볼게. 약속해.”
또 따돌림 당하기 싫어서 난 옷을 벗고 강으로 뛰어들었다. 몰리가 손가락 사이로 볼까 봐 손으로 앞을 가리고 달렸다. 한번 그렇게 한 후로는 옷을 벗는 게 아무렇지도 않아졌다.
이따금 이런 장난이 싫증나면 우리는 수심이 얕은 곳에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럴 때면 강물이 몸 위에서 찰랑댔다. 얼마나 이야기를 많이 했는지……. 한번은 몰리가 바로 그때 거기서 죽고 싶다고 말했다. 내일은 오늘처럼 좋을 수가 없으니까 내일이 오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난 알아.”
몰리는 일어나 앉아서 작은 조약돌을 한 움큼 모았다. 그리고 덧붙여 말했다.
“내가 우리의 미래를 말해 줄게. 집시들이 점치는 걸 본 적이 있어.”
몰리는 양 손바닥을 둥글게 맞대고 손바닥 안에 든 조약돌을 흔든 다음, 눈을 감고 진흙 바닥에 뿌렸다. 그리고 조약돌 앞에 무릎을 꿇고서 점괘라도 읽는 것처럼 아주 진지하게 천천히 말했다.
“우리가 항상 같이 있을 거래. 우리 셋이 영원히. 우리가 붙어 있는 한 운이 좋고 행복할 거래.”
몰리는 우리에게 미소를 짓고 덧붙였다.
“그리고 돌은 거짓말을 안 해. 그러니까 너희는 나랑 꼭 붙어 있는 거야.”

다음 날 아침, 찰리 형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지자,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들은 모두 그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피트와 니퍼와 전우들이 찰리 형은 살아 있을 거라고 나를 위로하려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난 알았다. 난 슬퍼하지 않았다. 총을 쥔 손이 아무 느낌이 없는 것처럼 마음이 멍했다. 찰리 형이 죽었을 황무지를 내다보았다. 철책 부근에 바람이 쌓아 놓기라도 한 것처럼 시신이 쌓여 있었다. 몰리와 엄마에게 뭐라고 편지를 쓸지 걱정스러웠다. 엄마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찰리가 돌아오지 못한다고, 천국에 간 찰리가 아버지와 버사와 함께 있다고 엄마가 빅 조에게 말해 주는 소리가 들릴 듯했다. 빅 조는 슬퍼하겠지. 몸을 흔들겠지. 나무 위에서 <오렌지와 레몬>을 구슬프게 흥얼대리라. 하지만 며칠 후 신앙심으로 위안을 삼을 것이다. 빅 조는 찰리가 파란 천국에, 교회 탑 위 어딘가 있다고 굳게 믿으리라. 빅 조의 그런 믿음이 부러웠다. 이제 난 신의 자비를 믿는 체조차 할 수 없었다. 인간끼리 어떤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안 뒤로는 천국도 믿지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땅 위의 지옥. 그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것이었다.
그날 밤 나는 몽유병 환자처럼 일어나서 보초 근무에 나섰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 있었다. 몰리는 별자리를 잘 알았다. 북두칠성, 은하수, 북극성. 밀렵을 나갔을 때 몰리는 내게 별자리를 다 가르쳐 주려 애썼고 나는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별 중에서 그 별자리들을 찾으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감탄하며 엄청나게 많은 아름다운 별들 올려다보니, 나도 모르게 다시 천국을 믿게 되었다. 서쪽 하늘에서 찰리를 위해 밝은 별을 고르고 그 옆의 별도 골랐다. 아버지의 별이었다. 둘이 나란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찰리 형에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이제 둘은 비밀이 없을 테니까. 찰리 형에게 감춘 게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소리 없이 형의 별에게 말했고, 형이 반짝이면서 내게 눈을 찡긋하는 것을 보았다. 형이 다 이해하며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찰리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이 말했다.
‘보초를 설 때는 공상에 빠지지 마, 토모. 그러다 잠들면 총을 맞을 수도 있다고.’

  작가 소개

저자 : 마이클 모퍼고
1943년 영국에서 태어난 위대한 작가이다. 2003~2005년 영국 계관 아동 문학가로 선정되었으며, 130권이 넘는 책을 통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전직 교사였던 모퍼고는 아내와 함께 자선 단체인 도시 농장을 운영하며 청소년 교육 사업에 헌신하고 있다. 1999년에는 청소년 지도에 힘쓴 공이 인정되어 부부가 함께 여왕 탄생 기념 훈장을 받았다. 국내에 출간된 책으로는 《켄즈케 왕국》, 《피노키오가 들려주는 피노키오 이야기》, 《조이》, 《마음이 머무는 곳》, 《빨간 눈의 유령》 등이 있으며 현재 덴버에서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다.홈페이지: www.michaelmorpur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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