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특서 청소년문학 12권. 어지혜, 어지원 자매에게 갑자기 큰 위기가 닥쳐온다. 아빠는 사업에 실패하자 어느 날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빚쟁이들이 집에 쳐들어오자 자매와 엄마는 빚쟁이들을 피해 할아버지가 살던 동네로 이사를 간다. 빚을 갚기 위해 할아버지는 힘든 몸을 이끌고 폐지를 주우러 다니고, 결혼 전 직장 생활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던 엄마는 새벽까지 식당에서 일을 한다.
이사를 가고 얼마 후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두물머리로 사진을 찍으러 산책을 나갔던 ‘지원’은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잘생긴 ‘찬혁’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아무 것에도 맘 붙일 데가 없던 ‘지원’은 ‘찬혁’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혼자 마음을 키워 간다. 그러면서도 자신보다 예쁜 언니 ‘지혜’가 ‘찬혁’을 만나게 되면 언니에게 그를 뺏길 것 같아 늘 노심초사하며 그의 존재를 꽁꽁 숨기는데….
출판사 리뷰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는 사랑이라는 나의 감정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에 내 감정을 강하게 덧입힌 싸랑을…….
어쩌면,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
겉으로는 잘 지내는 척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어쩔 줄 몰라 울고 있을,
나와 내 친구들의 현실적이고도 아픈 이야기!
세상의 달콤함을 맛보기도 전에,
세상의 쓴맛을 제대로 알아버린 아이들…“학교에서 공부, 학원에서 또 공부, 집에 가서도 귀가 따갑도록 공부, 공부, 공부…… 그렇게 어렵게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면 또 취업 공부, 계속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에요? 어디 재밌고 신나는 일은 없냐고요? 드라마처럼 달달한 사랑 얘기를 써주세요. 책 읽는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고 딴 세계에서 행복할 수 있게요.”
정미 작가의 귀에 요즘 아이들의 한숨 섞인 넋두리가 울렸단다. 그래서 이 책이 천신만고 끝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글을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며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켜봐왔던 터라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처한 지금의 현실을 더 이상 ‘어른’으로서 모른 척을 하거나 외면하고 싶지 않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아 매일같이 빚쟁이들이 집에 들이닥치자 학교고 공부고 뭐고 다 포기하고 살길은 오로지 ‘로또 1등 당첨’밖에 없다며 로또 복권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노래주점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언제,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에 자기 방어 수단으로 주머니에 호신용 칼을 움켜쥐고 다니는 것.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잠시 기대어 위안을 얻는 이 이야기들은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닌 바로 나와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어쩌면 소설보다 더 ‘독한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렵게 끄집어냈다.
“집이 망했어요. 사업 실패로 아빠가 행방불명인데 어떡해요? 지금 공부가 문제가 아니고, 무얼 먹고 어디서 살게 될까요? 두려워서 죽을 것 같아요. 사는 게 이렇게 힘든데 사람들은 왜? 어떻게 계속 살아왔고 살아가는 걸까요?”
이 질문에 “순식간에 지나가는 태풍처럼 이 또한 지나가버린단다!” 얼버무리며 명쾌한 대답을 해주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걸려 ‘삶을 계속 살아가는 이유’와 ‘사랑의 힘’을 생각했으며 작가는 이 소설로 그 답을 대신한다는 말을 남겼다.
어느 구석진 자리에 앉아 웅크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세상의 달콤함을 맛보기도 전에, 세상의 쓴맛을 먼저 알아버린 당신은 어쩌면 남들보다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패막이를 하나 더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므로.
우리는 두리번거리며 로또판매점을 찾아보았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사흘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리 살게 되리라곤 정말 몰랐다. 그래서 우리에겐 돈이 필요하다.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이 일어나야 예전의 삶이 가능할 것이다. 아까 로또판매점을 보고 그런 행운을 바라면서 난생처음 로또를 사기로 했다.
카메라를 든 남자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올려다보는 내 눈과 내려다보는 그의 눈이 마주친 순간, 시간과 풍경이 일시정지 상태에 머물렀다.
큰 키에 하얀 피부, 오뚝한 콧날, 균형 잡힌 몸이 지적으로 보였다.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는 약간 긴 듯하고, 움직일 때마다 목걸이가 흔들렸다. 멋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미
경기도 안양에서 자랐고,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200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시인이 되었고, 2009년 아테나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으로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되는 게 아닌 되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과 신나게 놀고 있다. 2013년 경기도문학상 아동소설 부문, 2015년 양평예술대상, 2018년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과 쓴 작품마다 각종 기관의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작품으로 시집 『개미는 시동을 끄지 않는다』장편동화『이대로도 괜찮아』『공룡 때문이야!』『까불이 걸스』청소년 테마소설집『마음먹다』(공저)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사랑을 싸랑한 거야
-에필로그
-『사랑을 싸랑한 거야』창작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