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냥 땅에 떨어진 도토리는 대부분 썩어 버리지만 다람쥐가 잃어버린 식량 창고 속 도토리는 봄이 되면 발아를 해 나무가 된다. 그래서 다람쥐를 숲의 정원사라 부른다. 다람쥐가 자기 것만 챙기는 악착같은 수전노였다면 낙엽 활엽수의 근사한 숲은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길고양이’가 있어 도시에 정서가 살아 있고 야생 동물들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길고양이’는 기계가 지배하는 지구를 구하는 ‘은하 철도 999’처럼, 인공 지능이나 로봇을 추구하는 메마른 우리 시대에 마지막으로 자연이 던져 준 선물이자 기회일지도 모른다.
정작 다른 경주 시민들은 후투티나 사진사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과 놀거나 산책을 했다. 호기심이 없는 건지,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해 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의 방식이 가장 후투티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공존은 이렇게 슬며시 담장을 없애고 대문을 열어 두는 데에 있다. 이는 텃새인 참새나 직박구리 들이 우리 곁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종욱
광주광역시 우치공원 동물원 수의사. 전남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대관령 목장, 여수시청, 전남대 의대 비브리오 연구소 등을 거쳐 2002년 5월부터 우치공원 동물원에서 일하고 있다. 동물원에서 700여 마리의 동물을 돌보며 코끼리 출산, 호랑이 포육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국내에 드문 20년 경력의 야생 동물 수의사로 자리 잡았다. 지은 책으로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 『달려라 코끼리』(공저) 『아파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등이 있다. 어린이책 작가로도 활약하여 『동물들에게 물어봤어』 『우리가 사랑하는 멸종 위기 동물들』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