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우은숙 시인의 시집. 균형과 절제미를 갖춘 형식 속에서 무한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우은숙 시인에게 이 세계는 모든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것을 톺아보는 '사랑'이라는 관점과 '애련'이라는 능력으로 세계를 재구성한다. 시조의 품격을 견고히 지키면서도, 활달한 언어로 풀어헤치는 감각적인 사유는 장르의 경계와 상관없이 한 편 한 편 시적(詩的)인 촉수를 뻗어 올린다.
해설을 쓴 황치복 평론가는 우은숙 시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랑의 시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가 사물들에게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서의 인력(引力), 혹은 친연성에 끌리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사막과 화석 등이 간직하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극한에 대한 사유는 시인의 관심을 자연과 우주,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생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러한 시적 관심이 시인의 시적 경지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우은숙 시인의 신작 시집 『그래요, 아무도 모를 거예요』가 출간되었다.
균형과 절제미를 갖춘 형식 속에서 무한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우은숙 시인에게 이 세계는 모든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것을 톺아보는 ‘사랑’이라는 관점과 ‘애련’이라는 능력으로 세계를 재구성한다. 시조의 품격을 견고히 지키면서도, 활달한 언어로 풀어헤치는 감각적인 사유는 장르의 경계와 상관없이 한 편 한 편 시적(詩的)인 촉수를 뻗어 올린다.
해설을 쓴 황치복 평론가는 우은숙 시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랑의 시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가 사물들에게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서의 인력(引力), 혹은 친연성에 끌리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사막과 화석 등이 간직하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극한에 대한 사유는 시인의 관심을 자연과 우주,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생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러한 시적 관심이 시인의 시적 경지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이번 시집으로 하여금 독자 또한 시인이 발견한 ‘만유인력’을 통해 세계를 구성하는 것들과 끌어당기고 밀쳐내는 연습을 하게 된다.
결국 이 세계는 사랑으로 점철되었던 하나의 흔적 아닐까.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의 문장처럼 “신명난 사랑의 굿판/얼쑤얼쑤 어허라!” 사랑의 굿판에 올라서서 용서와 관용,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이라는 면모를 여실히 만날 수 있다. 촘촘하고 단단히 수축된 시인의 형식으로부터, 광활하게 팽창하는 시인의 언어로부터 우리는 ‘아무도 모를’ 이야기를, 그러나 알게 될 이야기가 도착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
비밀이다
완벽한 위장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무기다
얼음 틈 살짝 웅크린
따라비오름의 복수초
그렇다
설렘이다
완전한 떨림이다
숨겼던 샛노란 치마
살짝살짝 엿보일 쯤
세계가 들썩일 준비
지금부터 시작이다
-「복수초」 전문
뒤엉킨 발자국이 별자리를 흩뜨린다
으깨진 매화 사이 바람이 불 때마다
허기로 핼쑥한 달빛 제 울음을 복제한다
밤새 내린 함박눈이 기억을 지웠는지
언 발을 핥아주던 전설 속 늑대 찾아
빛바랜 봉함엽서 풀고 자서전을 쓰고 있다
맨 처음 다녀간 이 누군지 알 수 없지만
백 년 전 온기가 희미한 외등으로 남아
내 뺨을 어루만지며 빈 의자를 내민다
-「기억의 의자」 전문
꼿꼿한 경계가 풀려난 그 자리
모난 것도 둥근 것을 품고 살았구나
몸 안에 잔물결 이는 그곳
딱딱하다가
말랑한
-「모서리」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우은숙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마른꽃』 『물소리를 읽다』 『소리가 멈춰서다』 『붉은 시간』, 평론집 『생태적 상상력의 귀환』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경희대학교 강사,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한국시조시인협회, 〈역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마음아 천천히 걸어라 13
염낭거미 14
월미도 마술사 15
모래 배꼽 16
천리향 17
애인을 찾습니다 18
몸살 19
섬에 들다 20
복수초 22
어떤 이별 23
김제 지평선 24
틈 25
바이칼 호 26
제2부
돌의 맥박 29
입술의 서사시 30
그날 이후 내게 남은 것은 31
모래가 되다 32
물의 길 33
벌레의 평설 34
중생대 백악기 35
한계령 36
기억의 의자 37
메리 설산(雪山) 38
두 눈을 감으세요 39
해미읍성 회화나무 40
바람의 깃발 41
겹겹 42
제3부
모서리 45
동백꽃 보러 갔다가 46
푸른 별을 보내오다 47
민들레꽃 48
신호등 49
갯메꽃 50
오토바이 탄 해녀 51
시래기의 힘 52
오늘 54
말을 많이 한 날 55
그리움이 복제되다 56
숲속의 티티새 57
똥이 밥이다 58
제4부
혈서의 밤 61
중독된 접속 62
어쩌자고 봄은 63
모래꽃 핀다 64
오동도 65
사랑의 굿판 66
꽃무릇 67
저문 강 68
상처 난 꽃 69
분명한 연대 70
그냥 71
신명난 사월 72
물그림자 73
지독한 고요 74
제5부
염화(鹽花) 77
벌거벗은 도둑 78
벽 80
별이 된 손금 81
어화(漁火) 82
환승역 83
몸부림의 꽃 84
낙타 눈썹 85
천식 86
황사 87
편의점의 새벽 88
소란한 공감 89
혹한 90
해설 절제된 형식적 균제미가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91
황치복(문학평론가·서울과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