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림 청소년 문학 시리즈. 이선주 작가의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는 '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점과 점을 이으면', 이렇게 3부작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각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제각기 복잡한 사연과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을 마땅한 사람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이태리 작가의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딱히 답변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날부터 쏟아지는 이태리 작가의 메일들.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을 것 같은 이상한 성격의 이태리 작가지만 세 사람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녀에게 자꾸만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그런데 이태리 작가는 매번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화내고, 바쁘다면서 답장은 끊임없이 해 댄다. 이태리 작가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 일생일대의 실수였다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지만, 작품 속 주인공들은 어쩐지 이태리 작가님 때문에 ‘자신 안의 무언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태리 작가의 무엇이 세 사람을 달라지게 한 것일까?
출판사 리뷰
오늘, 아주 요상한 소설가에게 비밀 메일을 보냈다
이선주 작가의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는 〈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점과 점을 이으면〉, 이렇게 3부작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각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제각기 복잡한 사연과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을 마땅한 사람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이태리 작가의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딱히 답변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날부터 쏟아지는 이태리 작가의 메일들.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을 것 같은 이상한 성격의 이태리 작가지만 세 사람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녀에게 자꾸만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언니는 살을 빼는 걸 넘어
세상에서 사라지길 원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진실, 그러니까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사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우리 학교에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이태리 작가는 매번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화내고, 바쁘다면서 답장은 끊임없이 해 댄다. 이태리 작가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 일생일대의 실수였다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지만, 작품 속 주인공들은 어쩐지 이태리 작가님 때문에 ‘자신 안의 무언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태리 작가의 무엇이 세 사람을 달라지게 한 것일까?
단절된 점으로 흩어져 있던 내가,
연결된 선으로 모여 우리가 되는 순간
이 책에서 작가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에 따른 식이 장애 문제(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지나친 경쟁과 비교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상실감이나 열등감 문제(지킬 박사와 하이드), 모두가 쉬쉬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점과 점을 이으면) 등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가장 뼈아프게 공감할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어딘가 이상한 이태리 작가라는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통하여, 자칫 무겁고 우울하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밝고 생생하게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고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인생은 만만치 않은 것이고, 인생의 무게란 10대라고 해서 형편을 봐주고 그런 것이 없다. 때로는 견디기 힘들 만큼의 시련이 오기도 하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혼자 앓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작품의 작중 인물들이 저마다의 인생의 무게를 이태리 작가를 통해 성찰하고 이겨냈듯이,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가진 고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극복해 낼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 기회가 독자들에게, 나를 변화시키고, 내 가족을 변화시키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또한 내가 속한 사회를 변화시킬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그만해. 지금도 충분히 말랐어. 응?”
“45킬로그램 될 때까진 절대 안 돼!”
“지금처럼 안 먹고 토하겠다고?”
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45킬로그램이 되기 전에 병원부터 실려 갈 것 같다. 나는 언니의 손을 잡아끌고 현관으로 가 현관에 있는 전신 거울 앞에 똑바로 서게 했다. 거울에는 마른 언니와 더 마른 내가 서 있었다.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언니는 눈이 퀭하고 정수리가 휑하니 비어 있다는 것이다.
“언니, 봐 봐.”
언니가 자신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말랐지?”
내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봤다. 언니가 나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돼지 같아.”
〈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본문 중에서
우리 학교 전교 1등은 김태우인데, 얘는 정말 쉬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하는 독종이다. 현우는 일찌감치 자신은 김태우처럼 공부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포기한 상태였다. 즉, 자신이 모든 과목에 만점이 아닌 건 만점 받을 만큼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판기에 900원을 넣고 포카리스웨트를 누르면 포카리스웨트가 나오고, 800원을 넣고 칠성사이다를 누르면 칠성사이다가 나오는 것처럼 아주 명확한 세계! 그것이 성적의 세계였다.
그런데!
윤성훈은 아무 노력도 없이 올백을 거저 맞는다.
“너 공부 안 했다면서 이건 어떻게 알았어?” 하고 물으면 “이거 수업 시간에 역사 쌤이 말해 줬잖아.” 하고 만다. “그걸 기억한다고?” 윤성훈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오히려 반문한다. “넌 기억 못 해?” 못 해! 못 한다고! 이 재수 없는 새끼야!
〈지킬 박사와 하이드〉 본문 중에서
은영은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임용 고시에 합격해 올해 처음 부임한 스물일곱 살의 담임 선생님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같은 여자니까. 은영은 태어나서 가장 큰 용기를 냈다. 두려움과 수치심을 꾹 누르고 담임 선생님께 말했을 때, 담임은 큰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니니?”
은영이 입술을 깨물자 “나 학교 다닐 때도 너 같은 애들 있었어. 공간이 좁아서 살짝 부딪쳤는데 그걸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거지. 그래서 무슨 일 있었어?”라고 되물었다. 무슨 일이라니? 의식적으로 가슴을 건드린 것 외에 더 큰일은 무엇일까? 설마 성폭행……을 말하는 걸까?
은영은 다시 생각했다.
아, 내가 너무 예민하구나. 역시 그랬구나.
은영은 부끄러웠다. 그런 일을 당한 것도, 그걸 담임에게 말한 것도. 다시는 누구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말아야지. 은영은 이 일이 생각날 때마다 그런 다짐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과학 선생님이 교무실로 은영을 불렀다.
〈점과 점을 이으면〉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선주
글을 쓰는 일이 너무 재밌어서 작가가 됐다. 대체로 이상하고 가끔 정상이다. 그러나 나만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멀쩡한 얼굴 뒤로 이상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한다.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좋다고 생각하며, 많이 말하고 많이 듣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장편소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소년 소설 《맹탐정 고민 상담소》와 동화 《그냥 베티》, 그림책 《외치고 뛰고 그리고 써라!》 등을 썼다.
목차
작가의 말
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언니는 44사이즈
미녀는 괴로워
이상한 언니, 더 이상한 작가
진짜 나를 보려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세상은 불공평해
출발선이 다른 경기, 인생
열등감이라고요?
내 안에 사는 놈
점과 점을 이으면
어쩌면 너도?
우린 21세기를 살자!
용기를 내 한걸음
우린 연결돼 있어!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