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영문학을 전공하면 취업에 유리할까?
영문학은 어떤 학문이고, 영문학과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울까? 수험 생활에 치이는 청소년들은 눈앞의 시험 점수에만 신경 쓰느라 장차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지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고, 단지 그 과목에 관심이 있거나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영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정말로 영문학에 흥미를 느껴 전공으로 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새롭게 무언가를 배울 필요 없이 익숙한‘영어’를 배운다는 생각에 깊이 고민하지 않고 영문학 전공을 선택하기도 한다.
영문학을 전공하면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과거에는 영문학을 전공하면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청소년들의 영어 수준도 훌쩍 높아져, 단순히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영문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영문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경우에 영문학을 전공으로 삼으면 좋을까?
대학교에서 교양 영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경 교수는 전공 선택을 앞둔 청소년을 위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 어떤 것들을 배울지 설명해 준다. 또한 장차 영문학을 전공할 의향이 없더라도 청소년 시기에 꼭 알아야 할 영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시대적 맥락 및 인문학적 배경 지식과 연계하여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 영문학을 전공하다 보면 영어 능력을 계속 향상시켜야 하고, 분석과 논문 집필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읽느라 독서의 흐름에 방해를 받기도 해요. 책을 편안하게 즐기며 읽기보다는 긴장하여 뜯어보는 자세를 취하게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도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문학을 배우면 배울수록 작품에서 새로운 통찰과 재미를 얻게 되거든요. 남들은 그냥 지나쳐 버릴 보석을 캐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할 것 같아요. _p25
-- 영문학이라고 하면 아직도 영어가 먼저 떠오르는데, 영문학을 읽기 위 해서는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할까요? (중략) 외국인으로서 영문학 공부를 할 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 특히 읽기 능력이 중요해요. 알파벳을 겨우 깨치고 아주 쉬운 단어조차 사전을 뒤져야 하는 사람이라면 영문학 공부가 어렵겠지요. 탄탄한 어휘력과 기본적인 문법 지식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 언어 감각도 뛰어나다면 작품을 이해하고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테고요. 예외적인 경우로, 어휘력과 문법 이해 수준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작품을 꾸준히 읽으면서 독해력을 향상시키는 사례도 있어요. 그러니 반드시 영어 능력이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영문학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_p39
청소년이 영어로 쓰인 문학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인문학이 외면받는 시대에 다시 생각하는 문학의 가치청소년기에 왜 문학, 그것도 영문학을 읽어야 할까? 문학의 필요성과 쓸모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부터 많은 논쟁이 있었다. 플라톤처럼 문학을 허구라며 비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있을 법한 일을 표현함으로써 인류 보편의 가치를 전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16세기의 문학가 필립 시드니 경은 『시의 옹호』에서 “문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넓고 심오한 지식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출간된 지 400년이 지났음에도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이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작품이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매체나 연극 등 공연을 통해 재생산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10대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우정, 사랑과 결혼, 죽음, 자존감에 대한 고민을 『위대한 개츠비』, 『햄릿』, 『제인 에어』, 『가장 푸른 눈』 등 영문학 작품을 통해 보여 줌으로써 청소년들이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품을 읽어 보지 못한 청소년들이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작품의 줄거리와 배경 지식도 함께 설명하여 영문학과 영미 문화에 대한 교양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성격비극으로 불려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영웅이 운명적으로 몰락한다면, 셰익스피어의 극에서는 성격이 인간의 삶을 좌우해요. 셰익스피어의 성격비극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작품은 『리어 왕』이에요. 이 작품은 『햄릿』, 『오셀로』, 『맥베스』와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꼽혀요. 레어 왕(King Leir)의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19세기에 이르러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았어요. 인간 고통의 근원과 가족관계에 대한 탐색이 빼어나기 때문이지요.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은 계속 이어졌어요. 192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는 이보다 더 뛰어난 비극은 없다고 말했어요. _p93
-- 소설의 줄거리는 사랑과 결혼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지고 결혼을 하는 과정까지 주인공이 겪는 난관과 갈등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문제가 드러나게 되지요. 『제인 에어』(1847)의 경우를 한 번 살펴볼게요. 제인 에어에게는 두 명의 구혼자가 있었어요. 하나는 유부남 로체스터이고, 다른 하나는 목사이자 먼 친척인 생 존이에요.
로체스터는 버사랑 이미 결혼했기 때문에, 제인이 그와 결혼을 한다 해도 법적인 아내로 인정되지 않아요. 중혼은 금지되어 있으니 제인은 아내가 아닌 정부가 되는 거예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무척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상대에게 배우자가 있다면요? 제인은 과감하게 결혼을 포기하고 로체스터를 떠난답니다. 도덕이나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죠. _p203
『해리 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셜록 홈스 시리즈 등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와 흥미진진한 장르 문학을 만나다영문학 작품은 현대에도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영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문학이 영화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어렵고 딱딱한 고전 영화보다는 청소년기의 성장을 다룬 <죽은 시인의 사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그린 <원더> 등 청소년들이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
또한 고전적인 영문학 작품 외에 대중문화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장르 문학도 함께 다룬다. 18세기에 출간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같은 SF뿐만 아니라,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 같은 추리소설까지 다양하게 다루어 영문학 작품이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이 인용한 유명한 말이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에요. 영어로는 ‘Seize the Day’ 혹은 ‘Enjoy the present’라는 말이에요. 원래 이 말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인 호라티우스(BC 65~8)가 한 말이에요. 인생은 짧고 세월은 흘러가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내용이에요. 학생들 각자가 자기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가르쳐 준 것이지요. 삶은 짧고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나 부모님 혹은 선생님이 정해 준 성공 기준을 따를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원하는 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이에요. _p225
-- 영문학의 흐름을 크게 낭만주의와 고전주의로 나눈다면 판타지는 낭만주의에 가까워요. 낭만주의는 기존의 형식을 타파하고 혁신적인 내용을 담으려 하고, 고전주의는 규범을 준수하고 격식을 중시하거든요. 이런 구분 외에 사실주의와 이상주의로 나눈다면, 판타지는 이상주의에 가깝겠지요. 현실, 과학, 실증을 강조하는 것이 사실주의이고, 공상, 꿈, 환상을 중시하는 것이 이상주의이니까요. 물론 이런 도식화는 이해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반드시 이런 기준이 지켜지고 예외가 없다는 말은 아니에요. 판타지 안에도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을 수 있거든요. _p233
--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사이인 1920년대와 1930년대는 탐정소설의 황금기로 평가됩니다. 많은 인기 있는 작가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에서도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1890~1976)가 독보적(獨步的, 홀로 걷는다는 뜻으로, 남이 따를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뜻)이었어요. 애거사 크리스티는 셜록 홈스 시리즈를 좋아했고, 그 영향으로 작가가 되었다고 해요.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은 푸아로입니다. 2017년에 새로 영화화되어 인기를 누린 『오리엔트 특급 살인』(1934)을 비롯하여, 『나일 강의 죽음』(1937),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1939) 등 많은 작품이 있어요. _p249~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