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계간 청소년인문교양지 <인디고잉> 67호. 이번 호에서는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은 코로나19가 드러낸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 인간의 과도한 소비와 쓰레기의 문제, 의료와 보건 시스템의 중요성과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교육의 필요성 등 지금 당장 생각하고, 고민하고,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 <정의를 찾는 소녀>,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쓰레기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코로나 시대의 정의를 찾아서”,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가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하여”, “상처를 치유하는 힘, 문학” 등의 기사를 실었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가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하여
진실을 마주한 자의 책임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의 게릴라군이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부디 경쟁교육에 짓이겨지지 않도록, 세상을 향한 환희와 경탄을 잃지 않도록,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이 어려운 시간을 함께 딛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주십시오. 코로나19에서 아이들을 지금까지 잘 지켜냈듯이, 더 이상 경쟁에 시달려서
스스로 아이들이 목숨을 끊지 않도록, 자아실현의 기회를 박탈당해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함께 지켜내 주십시오.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이들 생명의 씨앗이 뿌리를 잘 내려 아름드리 나무로, 향기로운 꽃으로, 작고 귀한 풀로 자라날 수 있도록 부디 교육 혁명의 게릴라군이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코로나19가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여전히 우리의 일상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공포에서 우리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보다, 코로나19로 직면하게 된 우리 시대의 수많은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다 함께 고민해야만 이 어려운 시절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디고잉》67호(2020년 여름)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은 코로나19가 드러낸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 인간의 과도한 소비와 쓰레기의 문제, 의료와 보건 시스템의 중요성과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교육의 필요성 등 지금 당장 생각하고, 고민하고,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 『정의를 찾는 소녀』,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쓰레기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코로나 시대의 정의를 찾아서”,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가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하여”, “상처를 치유하는 힘, 문학” 등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표지 작품은 독일 화가 캐테 콜비츠의《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1941)입니다. 캐테 콜비츠가 생애 마지막으로 그린 판화인 이 작품은 1,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캐테 콜비츠가 전쟁으로 아이를 잃은 모든 어머니를 대변하며, 더 이상 아이들이 죽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은 것입니다. 1941년 12월 일기에 그녀가 남긴 말은 지금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바깥 세상을 호기심 어리게 내다보는 소년들을 한 늙은 여인이 강하게 감싸 안습니다.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나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이 요구는 막연히 그리는 바람이 아니라 명령이고, 율법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모두가 동의했듯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입니다. 8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학교의 등교를 멈춘 것은, 아이들의 생명이 짓이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오직 ‘생명에 유용한’ 공부만이 학교가 가르쳐야 할 것들입니다. 이미 온몸으로 경험한 이 사실을 다 무시하고 굳이 다시 ‘수능’을 위한 체제로 기어이 퇴보하는 선택을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합니다.
용기와 신념을 지닌 자는 결코 절망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이 거대한 팬데믹의 시대를 이겨내는 일은 인간의 존엄함을 잃지 않고,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인디고잉》67호를 함께 읽고 토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INDIGO+ing (인디고잉)
《인디고잉》은 2006년 8월 28일에 창간한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인문교양지입니다.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더 넓은 사회와 세계 속에서 주체적인 목소리와 실천을 통해 변화를 도모하고자 만들어진 잡지입니다. 《인디고잉》에는 청소년들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품성과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기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론과 실천, 어른과 아이, 우리나라와 세계 모두를 뛰어 넘어 함께 고민해야 할 세상의 이야기를 문학, 역사·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환경 분야 속에서 매호 가장 진실하게 나누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여 이야기합니다. 《인디고잉》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책읽기를 통해 시대를 고민하고 소통하며 현실에 참여하는 장(場)이 될 것입니다.
* 《INDIGO+ing》표제 모음
1호 I'm Dreaming
2호 나를 고발한다
3호 내 삶의 존재방식
4호 헤이리에서 물만골까지 간송에서 메디치까지
5호 토토, 모리를 만나다
6호 에코토피아를 꿈꾸다
7호 경계를 뛰어 넘다
8호 창조적 열정을 지닌 청소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9호 소통과 자유
10호 삶은 예술이다
11호 희망의 증거
12호 새로운 정신적 지도
13호 자유의 영토, 문학
14호 오직 사랑의 문화
15호 가치와 해석
16호 I have a dream
17호 더 어려운 시절에 저항하기
18호 말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19호 혁명의 패러독스
20호 공존 공감 공생
21호 생명의 아름다움
22호 시야의 결손 없이 공동선을 향해 온몸을 던져라
23호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
24호 작고 위대한 목소리
25호 공동선을 향하여
26호 세상을 바꾸는 인문혁명
27호 이 세상 그늘진 곳의 명백한 불의를 직시하는 법
28호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29호 스스로 하는 교육
30호 삶과 삶의 간극을 좁히는 방법
31호 새로운 세대의 탄생
32호 해방구를 향한 문화투쟁
33호 생생지덕
34호 방관자, 도덕적 다수로 진화하라
35호 희망, 살아있는 자의 의무
36호 문학, 혁명의 근원
37호 정의로운 능력, 인성
38호 꽃을 꺾을 수는 있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39호 이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40호 고통의 기원을 찾아서
41호 불의에 맞서는 용기
42호 하얗게 웃어줘 대한민국 청소년
43호 기억의 의무
44호 숨 쉬는 한, 희망하라
45호 끝까지 정의의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46호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
47호 Never Ending Peace And Love
48호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49호 신념의 횃불을 밝혀라
50호 행복한 공간, 정의로운 세계
51호 인간이라는 가능성
52호 의로움으로 시대의 아픔에 응답하다
53호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삶의 기술
54호 My Dear 민주시민
55호 Doing Democracy 두잉 데모크라시
56호 정의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목소리
57호 정의와 희망의 동반자들
58호 사랑은 언제나 승리한다
59호 시대의 현실을 직시할 용기가 있습니까?
60호 아름다움의 눈을 통해 절망의 바다 그 너머로
61호 삶이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도록
62호 SKY 캐슬을 무너뜨리는 정의와 희망의 힘
63호 나의 좋음이 세계의 옳음에 가닿기를
64호 이 세상 가장 소외된 아이에게 절대 권력을
65호 새로운 시대를 여는 희망의 여정
66호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67호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
※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인디고 서원(대표 허아람)은 2004년 8월 28일에 설립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입니다. 내적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좋은 책들이 빼곡한 인디고 서원에는 함께 책을 읽으며 공생하는 세상을 꿈꾸는 인디고 아이들이 있습니다. 인디고 아이들은 이곳에서 도덕적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책읽기를 통해, 세상의 소외되고 그늘진 곳을 직시하고, 새로운 시대의 윤리적 가치를 찾고자 오늘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디고 서원은 책과 청소년을 잇는 고리로 다양한 행사와 출판 활동을 통해 이 땅의 청소년들의 건강한 책읽기 문화와 인문학적 소양을 고취시키는 장(ground)이 되고 있습니다. 2004년 8월부터 진행되어 온 “주제와 변주”(2020년 3월 현재 제103회 진행)는 진지한 책읽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만나고 싶은 책 속의 저자를 직접 선정하고 초청하여 저자와 함께 진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입니다.
또한 인디고 서원은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 교양지《인디고잉》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인디고잉》은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건강한 사유를 키우는 청소년들이 보다 더 넓은 사회와 세계 속에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자발적인 실천을 통해 시대적 변화를 창조하고자 ‘정의와 용기와 순수, 그리고 열정’으로 만들어진 청소년 인문학 잡지입니다. 2010년 4월 28일에는 국제 인문학 잡지를 표방하며 영문으로 된 국제판 계간지《INDIGO》를 창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비롯하여 2008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새로운 인문학 소통의 장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개최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토론회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상과 소통하다(정세청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열두 달 작은 강의’, ‘수요시민인문학’, ‘청년들의 저녁식사’ 등 많은 문화적 활동을 기획해왔으며, 2012년에는 보다 공익성 있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인문·문화·교육을 위한 공익법인 정세청세를 설립하였습니다. 인디고 서원은 앞으로 펼쳐질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며 늘 새로운 인문학적 장(ground)을 창조하는 열린 공간입니다.
* 관련 출판물
-『My beautiful girl, Indigo-인디고 서원, 내 청춘의 오아시스』개정판(아람샘과 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출판, 2018)
-『주제와 변주 1, 2』(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2006)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읽기』(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2007)
-『토토, 모리를 만나다』(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2007)
-『창조적 열정을 지닌 청소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2007)
-『꿈을 살다 - 젊은 이상가들, 세계의 창조적 실천가들을 만나다』(박용준과 인디고 유스 북페어 팀, 궁리, 2008)
-『정세청세 -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 2009)
-『내가 믿는 이것』(인디고 서원 엮음, 인디고 서원, 2009)
-『가치를 다시 묻다』(이윤영, 윤한결과 인디고 유스 북페어팀 지음, 궁리, 2010)
-《INDIGO+ing》 International Edition Vol.1 (인디고 서원, 2007)
-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INDIGO+ing》1호 ~ 현재 (통권 66호, 2006년 8월 창간, 계간)
- 국제 인문학 잡지《INDIGO》1~ 현재 (영문, 통권 9호, 2010년 4월 창간, 계간)
-『내가 믿는 이것』개정판(인디고 서원 엮음, 인디고 서원, 2010)
-『Re-evaluation of Values』(영문, 박용준 지음, 궁리, 2010)
-『사랑하다, 책을 펼쳐놓고 읽다』(허아람 지음, 궁리, 2011)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슬라보예 지젝 인터뷰』(인디고 연구소 지음, 궁리, 2012)
-『닿을 수 없는 혁명』(박대현 지음, 인크, 2013)
-『인디고 서원에서 정의로운 책읽기』(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3)
-『시적 정의』(마사 누스바움, 박용준 옮김, 궁리, 2013)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인디고 서원 엮음, 인디고 서원, 2013)
-『희망, 살아있는 자의 의무-지그문트 바우만 인터뷰』(인디고 연구소 지음, 궁리, 2014)
-『새로운 세대의 탄생』(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4)
-『가능성의 중심-가라타니 고진 인터뷰』(인디고 연구소 지음, 궁리, 2015)
-『Doing Democracy 두잉 데모크라시』(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7)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7)
-『영원한 소년』(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7)
-『My beautiful girl, Indigo-인디고 서원, 내 청춘의 오아시스』개정3판(아람샘과 인디고 아이들 지음, 궁리출판, 2018)
-『크리스 조던-아름다움의 눈을 통해 절망의 바다 그 너머로』(인디고 서원 엮음, 인디고 서원, 2019)
-『인디고 서원에서 공생의 책읽기』(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19)
-『정치적 감정』(마사 누스바움, 박용준 옮김, 글항아리, 2019)
-『우리의 소원은 평화』(인디고 서원, 열린책들, 2019)
청소년 칼럼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
전태화(16세)
친구들에게 잘 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되묻습니다. “근데 그건 왜?”우리에게 이런 질문은 쓸모없어진 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해진 답에 따라, 기준에 따라 잘 맞춰 살면 되니 ‘잘 사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은 분위기를 흐리는 ‘진지충’, 즉 벌레로 취급받습니다. 하지만 제게 이 질문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저는 한 번뿐인 저의 삶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조금 잠잠해지고 이제 곧 학교에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일은 기쁘지만, 개학하자마자 시험 기간이 오는 것이 두렵습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우리는 생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시험 기간의 아이들을 한 번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본 사람들은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쳐있다는 것을요. 아침에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친구들의 한숨 소리부터 들려옵니다. 시험을 치고 나면 다 잊어버릴 내용을 열심히 외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한심할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이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불만이 많은 반항아로 찍힙니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할 기회를 주기보다 정해진 답을 찾고 외우게 합니다. 즉, 하나의 가치관으로 획일화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의 길이라 말합니다. 이때 성공이란 내 성적이 올라가면 반드시 다른 친구의 성적이 떨어지는 원리에 기반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잘 살기 위해 친구들을 모두 다 경쟁 상대로 봅니다. 저 역시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도 제가 열심히 필기한 노트를 보여주기 싫을 때가 있고, 친구가 시험성적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때로는 안도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타인에게 이토록 폭력적인 굴레에 우리는 점점 익숙해지는데, 어딘가 답답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해진 답이 있다고 배우는 지금의 교육 속에서 학생들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자신의 심장박동조차 억눌러야만 하고, 이 젊은이들의 멈춰버린 심장은 세계를 정지시킵니다. 급변하는 세계의 불완전하고 미완성적인 부분을 새롭고 창조적으로 메워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공부여야 합니다.”
- 인디고 서원,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이다』 중이다
저는 소리치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제 친구 중에서 누구도 자신과 제일 친한 친구에게 등을 돌리고 싶어 한 적이 없다고 말이지요. 교육의 목표가 시험을 더 잘 치는 것이 되어서는,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경쟁으로 주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교육은 한 인간이 스스로 어떤 가치관이 옳은지 판단하고 사회에서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저만 아는 것은 아닙니다. 제 친구들, 이 땅의 모든 청소년, 학생이었던 부모님들, 선생님들, 정책가들, 그러니까 대부분이 이미 교육의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위험을 모두 알기에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서 문제를 해결했듯이, 이번 사태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밤늦은 시각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는 아이가 없도록 해주세요. 잠 좀 충분히 자게,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밥 좀 먹게 도와주세요. 부디 친구들과 눈치가 아닌 우정을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이제 자기 삶의 주인이고 영혼의 선장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을 바꿉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경쟁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 함께 소리칩시다.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이라고요.
“『정의라는 단어는 너무 추상적이고, 멀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누구나 정의를 꿈꾸지만, 막상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어려워하고,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정의를 찾는 것을 포기하는 순간, 정의는 영영 우리 곁에 다가오지 못합니다. 혹은 무엇이 정의인지 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 순간, 정의는 저 멀리 도망쳐버리기도 합니다. 옳은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 모르는 것을 공부하고자 하는 끝없는 의지만이 정의를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의를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코로나19가 드리운 사회는 우리가 얼마나 정의롭지 못한 곳에서 살고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빈부의 격차에 따라 전염병의 취약성도 드러났고, 전 세계적으로는 인종차별의 문제도 생겼으며, 경제적인 위기에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학교에 가지 않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할 경쟁상대를 이기기 위해 선행학습을 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컴퓨터와 핸드폰만 의미 없이 하기도 했죠. 정의가 없는 사회에선 그 누구도 인간답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 김보민(16세), 「코로나 시대의 정의를 찾아서」 기사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상이 잠시 멈추거나 풍경이 변했습니다. 바깥으로는 우리 사회가 매우 달라져 보이지만, 그 안은 아직도 낡은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이 순간에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더 중요하고, 그 중요한 것이 어떻게 회복되어야 하며, 동시에 불가능해야 하는 것들을 과감히 멈추고, 가능해야 하는 것들을 정말 절박하게 시도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명을 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과학기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전염병과의 사투에서 우리를 살려내고 있는 것은 열 일 제쳐두고 환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 사람들입니다. 간단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검진할 수 있는 키트와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진단 방법을 개발해낸 사람들입니다. 마스크를 만들고, 마스크 앱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스크를 모아 더 힘든 사람을 위해 써달라고 경찰서나 병원에 기부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국영수사과’, ‘수능과 시험’을 강조하는 낡은 생각에서 이제 벗어나는 것은 어떨가요?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행하는 행위가 능력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가 향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김숲(16세),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가요?」 기사 중에서
목차
★꿈꾸지 않는 자는 청년이 아니다
청소년 칼럼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 · 전태화
I’m dreaming 햄릿과 돈키호테여, 자유를 향해 돌진하라! · 이윤영
청소년에게 띄우는 그림편지 아끼는 마음 · 이호신
한 줄 사전 우리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 이유진
★나를 만나다
나를 찾아가다 코로나 시대의 정의를 찾아서 · 김예린, 김보민, 전태화
나다운 게 아름다운 거야 고통을 외면하지 않기 위한 글쓰기 · 임찬우
내가 만난 영원한 소년 아이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 유진재
★세계와 소통하다
R통신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가요? · 김숲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하여 · 김보민
S통신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 · 이윤영
코로나 이후, 인간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배윤서, 정다은
사서함 B612 코로나19, 지하철 화재, 그리고 세월호: 재난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 전치형
★행복한 책읽기
인디고, 책을 말하다 상처를 치유하는 힘, 문학 · 임찬우
같이 동화책 읽을래? 코로나의 위기에서 세상을 구하는 지혜 · 김예린
키워드, 시대와 소통하다 분노와 혐오에서 희망과 믿음으로 · 김보민, 전태화, 김상원
시와 노래의 이야기 무지개 · 설흔
시詩, 말言의 사원寺에서 즐겁게 소통하기, 그 쉰세 번째 이야기
함께 먹고 함께 걷는 일 · 정은귀
PAPERS 우리 역사 속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배우다 · 유진재
경계를 넘어 새로운 희망의 지도를 그리자 · 유진재
INDIGO+ing 67호 함께 읽은 책들
★더불어 실천하다
정세청세 코로나 시대, 온라인 인문 토론의 장을 열다 · 황철준
고통의 기원을 찾아서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 정다은
에코토피아 뉴스 새로운 인류의 탄생, 공생하는 인간 · 권지현
맑은 영혼이 자라는 지혜의 정원 배려는 결국 자기 사랑이다 · 김창수
내 삶 안의 헌법 코로나 시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서 · 김수희, 송현진
★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디고 시네마 파라디소 진실을 마주한 자의 책임 · 송현진
네 잘못이 아니야 나를 소중히 여기는 연습 · 최숙정
아름다운 아이들에게 우리 함께 · 안경자, 이찬재
영혼을 바라보는 창 광주는 오월만 있는 것이 아니다 · 임종진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어떤 밤 새로운 세상으로, 대탈출! · 김예린
인디고 러브레터 모두에게 이로운 혁명의 게릴라군이 되어 주십시오 · 이윤영
《인디고잉》기자 편집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