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원전 폭발 사고로 부서진 평화로운 삶
원전 폭발 사고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하는가를 보여 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초월해 책임감, 보살핌, 사랑 같은 보편적인 문제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원전 사고의 심각한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파괴와 절망을 딛고 희망과 사랑으로 죽음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고통과 그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우정을 투명하고 세련되게 묘사해, 서정적이고 절제된 언어로 이야기를 결말까지 놀랍고 훌륭하게 이끌어 나간다. 원자력에 많은 것을 의지하며 살고 있는 지금, 이 책은 핵의 위험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한 소녀의 헌신적 인간애와 꿋꿋한 의지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해 주고 있다.
출판사 리뷰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라는 참혹함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한 소녀의 꿋꿋한 의지와 사랑
캐런 헤스는 미국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에 이어,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도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사람들에게 핵 발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싶어서 《불새처럼 일어나 Phoenix Rising》를 쓰게 되었다. 이 작품은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당시보다는 오히려 방사능 유출을 막고 난 뒤의 후유증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향한 의지와 인간애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출간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의미를 잃지 않고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
2011년 봄, 우리나라 바로 옆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으로 인한 많은 피해가 있었다. 당시에 전 세계가 방사능 오염 문제로 두려움에 떨었다. 후쿠시마를 비롯해 그 일대 지역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생겨난 세슘의 양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68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지금도 방사성 물질은 계속 땅속으로 스며들어 살아 있는 생명체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지만, 당시에 느꼈던 두려움이 너무 쉽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이 책은 원전 폭발 사고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하는가를 보여 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초월해 책임감, 보살핌, 사랑 같은 보편적인 문제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원전 사고의 심각한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파괴와 절망을 딛고 희망과 사랑으로 죽음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고통과 그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우정을 투명하고 세련되게 묘사해, 서정적이고 절제된 언어로 이야기를 결말까지 놀랍고 훌륭하게 이끌어 나간다. 원자력에 많은 것을 의지하며 살고 있는 지금, 이 책은 핵의 위험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한 소녀의 헌신적 인간애와 꿋꿋한 의지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해 주고 있다.
원전 폭발 사고로 부서진 평화로운 삶
할머니와 함께 양떼 목장에서 살던 나일의 평화로운 삶은 이웃 지역 쿡셔에서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나게 되면서 완전히 부서지고 만다. 아름답고 풍족하고 고요한 세상이 마스크, 대피, 오염된 음식, 혼란, 불신으로 가득 차게 된다.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집 안에서도 늘 천으로 된 마스크를 쓰고 지내야 한다. ‘이렇게 얇은 천 마스크가 나를 죽음에서 지켜 줄 수 있을까? 방사능은 볼 수도, 냄새 맡을 수도, 만질 수도 없다. 이 얇은 천 마스크가 정말 방사능을 막아 줄 수 있을까?’(본문 33쪽)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굶어 죽거나 아니면 병들어 죽을 것이다. 오염된 풀을 먹고, 오염된 물을 마시고. 방사능에 오염된 세상을 생각하니 무서워졌다.’(본문 34쪽) 다행히 바람이 나일이 살고 있는 해버샴에서 쿡셔 지역으로 불어 방사능 오염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어느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게 될지 몰라 불안에 떨며 지내고 있다. 쿡셔 인근에서 수백 마리의 젖소를 키우던 메이 고모네 목장에는 더 이상 젖소가 없고, 사촌들은 방사능에 노출돼 침대에 누워서 지낸다. 음식 또한 ‘원전 사고 이후 식료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신선한 달걀과 우유는 특히 그랬다.
식료품은 모두 다 깡통 음식이고, 가격도 전보다 두 배나 비쌌다.’(본문 137쪽) 사람들은 방사능에 오염돼 삶의 터전에서 쫓겨 나온 피난민들을 외면하고 이들이 ‘방사능을 옮길까 봐 무서워’(본문 29쪽)한다. 나일의 가장 가까운 친구 먼시조차 피난민들을 ‘돌연변이 괴물들이야.’(본문 84쪽)라고 여긴다. 또한 방사능의 직접 영향을 받은 지역에는 ‘건물들은 아직 서 있고, 집들도, 신호등들도, 가게들도, 공원들도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사람이 없었다. 한 명도.’(본문 62쪽)
피난민이 머물고 있는 죽음의 방
그러던 어느 날, 쿡셔에서 방사능에 심하게 피폭된 피난민 가족이 나일의 집에 들어와 머물게 된다. 피난민이 묵고 있는 뒷방은 나일에겐 죽음의 방이었다. 그 방에서 엄마와 할아버지가 나일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엄마가 암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며 아빠마저 나일을 남겨두고 집을 나간 뒤 소식조차 없는 상태다. 나일은 피난민 가족이 그 죽음의 뒷방에서 곧 죽게 될 거라며 이들에게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힘든 시기에는 좋든 싫든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단다. 서로를 보살피는 일, 서로를 돌봐 주는 일을 해야 해.”(본문 75쪽)라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나일은 피난민 소년 에즈라의 곁에 가서 책을 읽어 주며 간호하기 시작한다. 에즈라는 특히나 방사능에 심하게 노출되어 곧 죽을 것만 같았다. ‘거의 한 주 동안 에즈라의 영혼은 삶으로부터 멀리, 아주 멀리 헤메고 다녔다.’(본문 75쪽)
죽음의 두려움을 떨쳐낸 인간애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0일 후, 많은 비가 내려 공기 속에 떠다니던 방사능 물질을 씻어냈다. 방사능 물질은 이제 땅속으로 스며들어 물과 먹거리를 통해 사람들을 위협할 것이다.
나일의 간호 덕분에 에즈라는 다시 의식을 되찾고, 서서히 건강을 회복한다. 그런 에즈라의 모습을 보며 나일은 엄마와 할아버지가 자신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그리고 에즈라가 죽지 않고 계속 곁에 남아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일은 에즈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방사능 피폭으로 죽기 직전에서 다시 살아난 에즈라와, 사랑하는 사람과 더 이상 이별을 겪고 싶지 않은 나일에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나일과 에즈라는 과연 죽음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그들이 바라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의 삶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을 끝까지 읽어 나가다 보면 진한 인간애와 절망 속에서 꿋꿋하게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한 소녀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줄 것이다. 또한 핵의 위험성에 대해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곱씹어 보게 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캐런 헤스 (Karen Hesse)
1952년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연극과 영문학, 심리학, 인류학을 공부했다. 시로 쓴 소설 《모래 폭풍이 지날 때 Out of the Dust》로 뉴베리 상과 스콧 오델 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돌고래의 노래 The Music of Dolphins》로 골든 카이트 상을 받고 미국도서관협회 청소년 부문 최우수 도서에 선정되었으며, 《리프카의 편지 Letters from Rifka》로 크리스토퍼 상을 받았다. 《불새처럼 일어나 Phoenix Rising》는 핵 문제의 심각성을 수준 높게 풀어내어 미국 현지 언론과 독서단체 등에서 찬사를 받은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 밖에 지금까지 여러 아동 청소년 소설과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에서 고양이들이 독일 비밀경찰을 골탕 먹인 사건을 다룬 그림책 《크라신스키 광장의 고양이들 The Cats in Krasinski Square》도 발표했다.
역자 : 유영종
인하대학교 영문과에서 어린이 문학과 미국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주로 평화, 환경, 인권에 관한 책을 소개 및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 번역한 《불새처럼 일어나 Phoenix Rising》는 원전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헤스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에 이어, 체르노빌 원전에서도 사고가 일어나자, 사람들에게 핵 발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2011년 봄 우리나라 바로 옆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으로 인한 많은 피해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 느꼈던 두려움, 변화를 바라던 울림들이 너무 쉽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 《불새처럼 일어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원전 사고가 우리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래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