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베스트셀러 그림책 『잠이 오는 이야기』의 유희진 작가가 아이들에게 잔소리 덜 하는 방법을 찾아보다 한 블로그에서 ‘잔소리 안 하는 법: 모르면 된다’란 글을 읽으며 육아 생활의 터닝포인트를 찾은 것이 이 책의 발단이다. 이 책은 블로그 운영자 박혜윤 작가의 특별한 육아법과 이를 현실육아에 녹여낸 유희진 작가의 그림일기를 엮은 것이다. 작가들은 아이와 부모의 본성 모두를 존중하는 육아를 지향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뭔가를 가급적 ‘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아이가 채우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것. 그런데 사실 이 육아법의 핵심 비밀은 부모가 지속적이고 성실하게 아이를 지켜봐주는 ‘관찰’에 있었다.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경험하게 하고, 이를 통해 깨닫게 된 ‘안 되는 것’ 이외의 모든 것에서 자유를 얻은 아이는, 책임감 있고 주도적인 삶을 살게 된다. 아이의 미래가 부모의 아바타가 아닌, 아이만의 특별한 것이 되길 원하는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가장 즐겁고 행복해야 할 육아,
나는 왜 이토록 힘들고 불안한 걸까?”
『잠이 오는 이야기』 유희진 작가 강력 추천,
불완전해서 더 완벽한 괴짜 육아법코로나19가 기승인 가운데, 가정 내 크고 작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급격히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정보육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대면시간이 길어진 것을 그 직접적 원인으로 파악하지만, 이보다는 평소 우리 사회의 가정 내 정신적 유대나 교감에는 문제가 없는지 먼저 분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즉, 극단적으로 학대 문제까지 거론되기 이전에 평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이 키우는 일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부모들의 육아관은 독특하다. 국제사회에는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오랫동안 체벌허용국가로 분류되어왔고, 부모의 체벌이 ‘사랑의 매’ 혹은 ‘가정사’라며 관대하게 다뤄졌다. 그러는 한편, 아동?청소년의 학습 시간 및 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이를 만큼 교육열이 높다.
한마디로, 그동안 한국 부모들은 자녀의 삶에 기여하고 관여하는 성향이 짙었다. 물론 ‘다 잘되라는 마음에서’라는 이유로, 자녀의 삶에 부모가 적극 개입하는 열성과 희생이 허용되어왔을 뿐 아니라, 때론 숭고하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부모 자신의 ‘나다움’을 상실하는 것이 고생과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다. ‘가족을 먹이고 돌보느라 자기 삶을 포기한 엄마’, ‘가장 노릇을 위해 묵묵히 기계처럼 일하는 아빠’ 등으로 말이다. 부모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해서 만들어진 자녀의 교육적?사회적 성공은 곧, 부모로서의 성공 기준이 되었다. 개입한 만큼 기대도 크고, 부모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 오는 서로의 심리적 타격도 크다. 그리고 이는 결국 아이 키우는 일의 불안함과 긴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최근에 이런 우리의 육아 문화에 경종을 울리며 색다른 시선을 제시하는 책 『부모는 관객이다』가 출간됐다. 이 책의 각 글에는 감동적이고 위트 있는 그림일기가 함께 소개된다. 국민 수면동화 『잠이 오는 이야기』를 쓴 유희진 작가는, 우연히 박혜윤 작가가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을 발견하고 자신의 현실육아에 적용해본 후 그림일기를 그려왔다. 서로의 글과 그림에 감동받은 두 작가는, 또 다른 부모들에게도 이 독특한 육아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며 이를 엮어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상위권 성적, 뛰어난 사회성과 리더십, 재능을 잘 키운 성공 등을 육아 목표로 삼지 않는다. 대신, 부모가 아이를 낳고 키움으로써 자기다움을 더 발견하고, 동시에 아이도 스스로의 삶과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 그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아이를 잘 관찰하기’ 딱 하나뿐이다. 아이의 성장과 생각, 스스로의 발전을 부모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지켜봐주는 것 말이다.
내 아이의 미래,
만들어줄까 아니면 지켜봐줄까?잠들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잠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어 호평 받은 베스트셀러 그림책 『잠이 오는 이야기』의 유희진 작가. 그는 어느 날 아이들에게 잔소리 덜 하는 방법을 찾아보다 한 블로그에서 ‘잔소리 안 하는 법: 모르면 된다’란 글을 읽으며 육아 생활의 터닝포인트를 찾았다. 이를 쓴 박혜윤 작가의 모든 글을 읽고서 현실육아에 적용하며 개종에 버금가는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박혜윤 작가는 아이와 부모의 본성 모두를 존중하는 육아를 지향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뭔가를 가급적 ‘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완벽하지 않은 부분은 아이가 채우면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것. 그동안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던 부모들에게 ‘안 할수록 아이가 더 잘 큰다.’라니, 이보다 쉽고 편한 육아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유희진 작가는 이 육아법을 실천하면서 그 핵심이 바로 ‘관찰’에 있음을 깨닫는다. 부모로서의 고생과 희생을 최소화하되 대신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 또한 지속적으로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관찰’이었다.
대부분 부모들의 시선은 지금이 아닌, 미래의 아이에 가 있다. 육아란, 부모의 기준에 행복하고 성공적인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이 육아라는 실험을 설계하고 오류를 조정하느라 바빴다. 여기에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눈앞의 아이를 놓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관찰이란, 부모 자신의 시선이나 기준으로 아이를 보거나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답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지금 아이 그대로의 모습을 읽고 부모의 의견을 배제한 진짜 질문을 해주는 것이다. 가령,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잘했다.”, “이건 색이 이상하지 않아?” 등 어른의 의식을 표현하는 대신에 “이건 뭐야?”, “왜 이렇게 그렸어?” 등을 묻는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나아가 부모가 그랬듯, 자기도 타인과 세상을 관찰하며 질문을 해나간다. 이렇게 아이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유일무이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의 목표는 이처럼 ‘나다운 삶을 사는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다.
이 책은 총 세 파트에서 세 가지 메시지를 제공한다. 1파트 ‘나답게 자라는 아이: 시작도 끝도, 바라봐주기’에서는 아이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발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말하며, 이때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2파트 ‘세상과 연결되는 길: 불완전해서 나다울 수 있는 자유’에서는 아이가 타인이나 세상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고유한 자신다움을 키워나가는 법을 소개한다. 3파트 ‘가족: 우리라는 경쟁력’에서는 아이가 개인적 성공과 성취가 아닌, 언제나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 자아와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쌓아가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나다움’과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완벽하고 행복한 육아의 비밀이 책의 메시지는 참 특이하다.
‘아이에게 화내거나 훈계하는 대신 사물을 경험함으로써 배우게 한다.’
장 자크 루소의 『에밀』에 소개된 내용이기도 한 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아이를 혼내는 대신, 사물이나 상황 자체를 아이가 경험하게 하여 그 제한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령, 앞에 놓인 벽은 주어진 사물이다. 우리는 벽을 뚫고 가겠다는 생각 대신에, 벽이 아닌 문을 통해 벽 너머로 간다. 그렇다고 해서 벽이 우리를 가로막았다거나 자유가 억압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이 책에서의 육아란, 자유가 무한에 가깝게 주어지지만(화내거나 잔소리하지 않음) 벽으로서의 제한(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을 아이가 깨닫게 해주는 일이다.
아이가 음식을 쏟았을 때 부모는 화내지도, 대신 치워주지도 않는다. 뭔가 쏟는 것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일 뿐이다. “그러게 엄마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왜 쓸데없이 음식을 들고 다니며 먹어?”라고 혼내는 대신에, 아이에게 음식물 건더기를 먼저 걷어내는 법, 타월을 아껴서 효율적으로 닦는 법, 다른 이들에게 알려 2차 피해를 막는 법 등을 ‘말로만’ 일러줄 뿐이다. 아이에게 화낼 필요가 없다. 음식을 쏟은 것은 객관적인 사실(사물)일 뿐이니 아이는 이에 대해 겁먹을 필요 없이 적절한 행동을 배우는 기회를 얻는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앞으로 실수했을 때 이를 만회하고 해결하는 법을 스스로 생각할 줄 알게 된다.
이 책이 소개하는 독특한 육아관은 이뿐만 아니다. 작가들은 여느 부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차별 없이 공평하게 키운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내가 잘 우는 너보다 참을성 많은 언니 쪽이 더 편한 이유는, 내가 이성적인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이야. 어떤 사람은 감정 표현이 풍부한 너를 더 사랑스럽다고 생각할 거야.”라는 안심을 얻고 자란 아이는 공부를 더 잘하거나, 더 참을성 있거나, 더 예쁜 형제에게서 열패감을 느끼는 대신, 각자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힘을 키운다. 이처럼 부모는 각각의 성향에 맞도록 다르게, 즉 공평하지 않게 사랑을 준다.
이러한 육아의 바탕에는 가족애가 있다. 개인의 성취와 성공을 강조하기보다, 현재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봐주고,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성실히 대화해주며, 정서와 행복의 뿌리가 되는 단단한 가족애 말이다. 이때 아이는 부모의 설계대로 사는 아바타가 아닌, 자기 이야기를 만들며 더불어 타인에게도 너그러워지는 사람으로 자란다. 언제든 우리를 관찰해주는 부모가 옆에 있기에 이들은 모든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택이 실패하더라도 늘 사랑하고 지지해줄 가족이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자기다운 삶을 가꾸는 아이들은 사춘기나 위기 상황에서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삶에서 스스로의 방식을 찾아나갈 뿐이다.
『부모는 관객이다』에서 말하는 성공적인 육아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고, 부모와 아이가 한 개인으로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 말이다. 내 아이에게 사회적 성공과 부유함이 아닌, 행복과 사랑이라는 유산을 주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할 만한 특별한 책이다.
두 아이를 공평하게 똑같이 사랑한다는 건 내게는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다른 아이에게 다른 재미를 느끼고,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다르게 놀고, 다른 걸 배우고 가르치고, 그러니 다르게반응한다. 아이 둘에게 무엇이든 똑같이 해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도 없다. 아이들도 언니와 동생을 비교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언니의 엄마와, 동생의 엄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그냥 안다.
그렇게 깨닫게 된 것이 있다. 함께 화목하게 웃고, 공부 잘하고, 시키는 말을 잘 듣는 것이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라는 관점은 딱 한 가지 기준만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하나의 기준으로는 아무리 참고 견뎌도 절대 공평할 수 없다. 사랑은 공평이 아니라, 한 가지 기준이 아닌 아이마다의 다른 기준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절대적으로 옳은 하나의 기준을 찾아낼 능력도 사실은 없다.
내가 관찰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다. 관찰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칭찬이나 비난, 모두 하지 않는 것이다. 칭찬이나 비난모두 관찰이라기보다는 엄마인 나의 ‘의견’이다. 혹은 사회적인의견을 대변하는 것이지, 아이 자체는 아니다. 가령, 아이가 그림을 그려서 엄마에게 보여준다. “잘했다.”라는 칭찬 대신 일단 아이의 그림을 본다. 정말로‘본다.’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그러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진다. 뭔가가 궁금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가장 간단한 질문은 “이건 뭐야?” 정도이다. 중요한 건 순수한 궁금증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추궁이 된다. 하지만 진짜 궁금해서 하는 질문은 아이도 안다(모든 아이는 천재다).